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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해운대보다 광안리… 부산 대표 해수욕장 바뀌나?

 

“맥주 한 잔 마시려고 10군데 넘게 퇴짜를 맞았다니까요.”

지난 2일 토요일 오후 8시, 친구와 함께 광안리해수욕장을 찾은 조 모(35) 씨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인파에 떠밀려서 한참을 걸던 조 씨 일행은 결국 바닷가에서 떨어진 한적한 가게에서 다리를 쉴 수 있었다. 조 씨는 “요즘 광안리에서 인기 있는 식당을 가려면 예약 앱은 필수라더니 그 말이 사실이었다”고 말했다.

 

해수욕장 빅데이터 검색량 역전

‘브로커’ 촬영지 다대포 깜짝 1위

해운대는 광안리에 밀려 3위로

광안리, 드론쇼·입지 조건 등

트렌드 민감한 젊은 층에 인기

스냅숏 등 관광벤처 속속 입주

 

 

‘여름 부산=해운대’라던 절대 공식이 깨지고 있다. 1일 본격 개장에 들어산 부산의 해수욕장으로 전국 피서객의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빅데이터와 SNS 해시태그 집계량에서 광안리해수욕장이 해운대해수욕장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빅데이터 전문기업 ‘TDI’는 지난달 19일부터 25일까지 일주일 간 ‘데이터드래곤’을 활용해 부산 주요 해수욕장의 전국 검색량을 조사한 결과를 공개했다.

 

결과를 들여다보면 부산의 해수욕장은 상위 그룹(다대포, 광안리, 해운대)과 하위그룹(송정, 송도, 일광, 임랑) 검색량이 배 이상 차이가 났다.

가장 검색량이 많았던 곳은 뜻밖에도 다대포해수욕장이었다. 피서 준비 기간이라 할 수 있는 6월 중순 전국에서 9449건이 검색됐다. TDI 측은 “칸영화제에서 송강호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영화 〈브로커〉의 촬영지가 다대포해수욕장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6월 동안 이례적으로 검색량이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2위는 광안리해수욕장으로 전국 검색량은 7369건이었다. TDI는 “기간마다 등락은 있지만 본격적인 피서철을 앞둔 상황에서 검색량은 광안리해수욕장이 해운대해수욕장을 넘어섰다. 전국적인 관심도 면에서는 앞섰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다대포와 광안리해수욕장이 검색량 1, 2위를 차지하는 사이 부산 해수욕장 중 ‘맏형’ 노릇을 해오던 해운대해수욕장은 6454건으로 3위로 처지며 체면을 구겼다.

 

송정해수욕장(2732건)과 송도해수욕장(2468건), 일광해수욕장(1387건), 임랑해수욕장(1084건) 등은 모두 3000건 이하 하위 그룹을 형성했다. 모두 핵심 키워드는 ‘맛집’과 ‘카페’, ‘개장’ 등으로 유사했다.

 

이 같은 추이 변화는 MZ세대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는 ‘인스타그램’ 해시태그에서도 잘 나타났다. 해운대 전체를 뜻하는 #해운대 게시물은 누적이 1559만 건으로 #광안리(955만 건)보다 앞선 상태다.

그러나 해수욕장으로 범위를 좁혀보면 #광안리해수욕장은 58만 건으로 #해운대해수욕장(44만 건)을 앞섰다.

광안리해수욕장의 질주는 젊은 세대의 트렌드에 민감한 관광업계에서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관광벤처 업계에서는 수영구의 파격적인 행정과 광안리해수욕장의 특이한 해안 구조가 일으킨 시너지라고 입을 모은다.관광벤처 업계는 수영구가 파격적인 조례를 연이어 선보이며 사업자의 행정 부담을 덜어줬다고 분석했다. 대규모 드론쇼나 패들보드 같은 것이 결과물이다.

여기에 해운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하고, 해변로가 협소한 탓에 해변과 상권이 가깝다는 장점도 한몫했다. 해안가 개발이 고도화되면서 해운대는 해수욕장 주변 임대료가 뛰었고, 그 여파로 소규모 주점이나 식당이 오히려 해변 풍광이 나은 광안리해수욕장으로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동서대학교 관광경영컨벤션학과 권장욱 교수는 “광안리는 최근 3년간 서울과 경기도 일원의 관광객이 사용한 카드 결제액 데이터만 살펴봐도 무섭게 성장 중이다. 이는 결국 광안리에서 돈을 쓸 만한 핫한 공간이 많이 생기고 있다는 의미”라며 “실제로 의상 대여, 스냅숏 등 현지 관광자원을 수익원으로 하는 소규모 관광벤처가 광안리에서 터를 잡고 시작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밝혔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