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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대형 캔버스 가득 채운 경쾌한 붓 터치, 강렬한 색채

리안갤러리 대구, 베스 르테인 개인전…7월 9일까지

 

단순한 형태와 기호, 색채의 반복을 통해 표현한 리드미컬한 패턴이 눈에 띈다. 초대형 캔버스를 가득 채운 거칠고 빠른 브러시 스트로크, 최소한의 강렬한 색상, 단조로운 형태가 시선을 매료시킨다. 유화 작품이지만 무겁지 않고, 패턴 속에서 경쾌한 생동감이 느껴진다.

 

캐나다 출신 재독 작가 베스 르테인은 전직 생물학자라는 독특한 이력이 있다. 10여 년 전 화단에 등단한 그는 복제, 분열, 순환, 전이 등의 생물학적 주제를 간결한 기하학적 형태로 재해석해 화폭에 담아왔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작가로서 첫 발을 내딛은 르테인은 가난한 젊은 예술가였다. 주거비 등 비싼 물가의 뉴욕 대신, 적극적인 예술가 우대 정책을 펼친 독일 베를린으로 건너가 지금까지 작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2018년 페이스갤러리 런던에서 개인전을 열며 자신의 이름을 세계 미술시장에 각인시켰고 최근 룩셈부르크에서 독일 추상회화의 거장 권터 포그와 3인전을 열었다.

 

리안갤러리는 지난 4월 서울 전시장에서 르테인의 아시아 첫 개인전을 선보인 데 이어, 대구 전시장에서 전시의 열기를 그대로 이어나간다.

전시 부제인 'Trees for the Forest'는 'You can't see the forest for the trees'(작은 것에 집중하다보면 큰 그림을 놓친다)는 영어 관용구에서 인용했다. 리안갤러리 대구 관계자는 "르테인은 코로나19가 자신의 소소한 일상과 주변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또한 이번 전시를 위해 자신의 예전 작품과 신작을 비교하면서 작가 활동의 큰 숲을 짚어보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고 말했다.

 

 

전시장을 채운 10여 점의 작품은 모두 100호 이상의 대형 캔버스다. 르테인은 작은 드로잉을 그린 뒤 이를 캔버스에 옮긴다. 감정이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드로잉 과정은 큰 화면을 구성하는 밑바탕이 된다.

 

그의 그림은 벨벳 같은 질감과 선명한 생동감이 특징이다. 아그네스 마틴, 엘스워스 켈리, 바우하우스 색상이론 등이 영감을 받아 그만의 미니멀한 언어를 개발한 것. 반복적인 붓 놀림은 거칠고 빠르지만, 경박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특유의 단순함에 작업에 대한 진정성이 담겨있다.

 

리안갤러리 대구 관계자는 "왜 대형 작품을 제작하느냐는 질문에 작가는 '내 몸의 한계까지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 또한 매우 단순한 것을 크게 만드는 것이 강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확장된 색상과 모양이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단순한 구도로 화면을 가득 채운 색채의 즐거움을 느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전시는 7월 9일까지. 053-424-2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