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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화물차 멈췄다…광주·전남 경제도 멈추나

화물연대 파업 3일째 물류차질 현실화
기아·금호타이어 등 출하 못해 공장 가동중단 우려
레미콘 재고 ‘3일치 남짓’…건설업 ‘셧다운’ 가능성
장기화 땐 수출·내수 타격…정부 해결노력 절실

 

화물연대의 파업이 사흘째 접어들면서 광주·전남지역 산업계의 물류 차질이 현실화되고 있다. 시멘트 등 원자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레미콘업계의 재고가 곧 바닥날 것으로 보이는 등 추후 건설업계의 셧다운 사태도 우려된다. 여기에 기아 광주 오토랜드에서 생산되는 차량들은 항만으로 옮길 방법이 없어 수출길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전남의 주력산업인 제철과 석유화학업계도 생산품을 반출하지 못해 공장에 쌓여가고 있다. 지역 경제계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지역경제 전반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9일 광주전남레미콘공업협동조합 등에 따르면 시멘트 출하 중단 여파로 시멘트를 받아 제품을 생산하는 레미콘의 수급 중단이 우려된다.

지역 레미콘업계가 보유한 시멘트 재고 물량이 3일치 남짓으로, 시멘트 수급에 차질이 계속될 경우 당장 다음 주부터 레미콘 공장의 가동이 멈출 수 있다는 것이다. 레미콘 공장이 멈추게 되면 성수기에 접어든 지역 건설현장의 피해도 본격화될 수 있다.

전남의 한 건설업체 대표는 “아직까지 큰 문제는 없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 시멘트와 레미콘 재고 부족으로 콘크리트 타설 작업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콘크리트 작업이 이뤄지지 않으면 후속 작업도 할 수 없어 공사 기간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기간이 길어질 수록 손실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지역 주요 산업계도 파업이 장기화로 이어지면 생산 감소와 출하 중단 등 피해가 커질 수 있다며 입을 모은다.

우선 기아 오토랜드 광주는 완성차를 출하장과 목포항 수출 컨테이너 부두로 운반하는 카 캐리어 운전원 대다수가 공공운수노조에 가입한 조합원이라는 점에서 파업 이후 곧장 출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아 오토랜드 광주에서는 스포티지와 셀토스, 쏘울, 봉고트럭 등 4개 차종을 하루 2000여대 생산 중이다. 생산된 차량을 공장 외부로 반출하지 못하면 공장에 더 이상 차량을 세워놓을 공간이 없어 생산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기아는 지난 8일 500여대, 이날 1000여대의 차량을 직원들이 직접 몰고 광주시 광산구 평동산업단지 내 출하장까지 개별 운송했다. 이마저도 공장 내 포화상태를 막기 위한 조치로, 파업이 끝나기 전까지는 항만으로 차량을 옮길 수 없어 사실상 수출은 중단됐다고 볼 수 있다.

금호타이어도 현재 일부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는 OE(신차용 타이어)를 제외하고는 출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호타이어는 광주와 곡성, 평택공장에서 생산된 타이어를 광양항과 광양물류센터로 옮기고 있는데 하루 평균 물동량은 8만3000본 정도다. 화물연대 파업이 길어지면 수출은 물론, 내수 판매에도 타격을 입게 된다는 게 금호타이어의 우려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과 위니아 광주사업장을 비롯한 지역 가전업계는 파업 이전 생산물량을 미리 확보해 사전에 운송해놓는 등 사전 조치를 취해 아직 피해는 없으나, 파업 사태가 계속되면 생산과 수출에 여파를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도 지난 8일과 이날 각각 1만5000t 상당의 물류를 반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산단 석유화학업체도 파업에 대비해 긴급 물류를 미리 반출하는 등 조치를 취했으나, 파업이 길어지면서 생산 제품이 공장에 쌓여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의 한 경제계 관계자는 “수출 물량 등 제품을 제때 공급하지 못하면 앞으로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고, 총파업 사태가 길어지면 지역경제 전반에 큰 타격도 예상된다”며 “고물가와 저성장으로 어려움을 겪는 산업 현장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태 해결을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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