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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블록체인 기업 부산행, MOU만 있고 지원은 없다

 

 

본사 부산 이전을 약속했던 역외 블록체인 기업들의 ‘부산행’ 소식이 요원하다. 부산시는 지난해 11월 이후 3차례의 업무협약(MOU)을 통해 20여 업체를 유치했다고 자찬했지만, 정작 이들 중 지금까지 본사를 부산으로 옮긴 곳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부산시가 실속 없는 MOU로 생색내기만 했다는 지적과 함께 MOU 이후 추가 조치가 부족했다는 비난까지 일고 있다.

 

8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과 올 2, 5월 3차례의 MOU를 통해 부산으로 본사 이전을 약속한 기업은 모두 23곳이다. 지난해 11월 벡스코에서 열린 ‘NFT BUSAN 2021’ 행사에서 블록체인 기업 온더와 바오밥이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시작으로 2월 11개 업체, 5월 10개 업체가 이와 유사한 내용의 MOU를 맺었다.

 

작년 11월 이후 23곳 유치 협약

실제 본사 이전 한 곳도 없어

기업들 “MOU 이후 지원 전무”

입주 공간 부재에 큰 불만 표출

“부산시 생색내기만 급급” 비난

 

그러나 8일 현재 이들 기업 중에서 부산으로 본사를 옮긴 곳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대부분의 기업이 구체적인 본사 이전 계획조차 없었다. 이 중 단 1개사(미디움)만이 본사 이전이 아닌 부산 사무소를 개설했을 뿐이다. 2월 MOU 체결로 본사 부산 이전을 약속한 블록체인 기업 미디움은 3월 부산 문현동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 마련된 블록체인 특화 벤처컨벤션 ‘B-Space’(비스페이스)에 입주했다. 당초 본사를 이전하기로 했지만 공간 협소 등으로 사무실 개설로 갈음했다.

 

미디움 부산 사무소에는 현재 직원 2명이 상주하고 있다. 미디움 관계자는 “당초 본사 이전 후 여러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여러 사정으로 인해 본사 이전 계획을 미루고 사무소부터 개소하게 됐다”며 “향후 부산국제블록체인센터(BIBC)가 조성되면 그곳으로 본사를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BIBC 조성은 아직 아이디어 단계일 뿐 언제 추진될지 정해진 것이 없다.

 

본사 부산 이전을 약속했던 블록체인 기업들의 ‘부산행’이 이뤄지지 않은 가장 큰 원인으로 입주 공간의 부재를 꼽을 수 있다. 부산시는 MOU 체결 당시 역외 기업에 입주 공간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해당 기업들에 마땅한 입주 공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당초 올 상반기 본사를 부산으로 옮길 예정이었던 온더 역시 사무실을 확보하지 못해 본사 이전이 지연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A업체는 “부산시가 MOU 당시 사무공간 지원 등을 약속했지만 이후 아무런 진척이 없다”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부산시와 부산테크노파크 간 업무상 불협화음이 역외 기업들 부산 이전의 발목을 잡기도 했다. 업무 공간 확보를 못한 부산시가 그 대안으로 업체들에 부산테크노파크가 추진하는 B-Space 입주를 권했다. 그러나 정작 부산테크노파크와 아무런 논의를 거치지 않은 탓에 오히려 입주업체 선정 과정에서 탈락한 것. 부산시가 ‘삼고초려’해 부산 이전을 약속받은 업체를 부산테크노파크가 문전박대한 형국이 된 셈이다.

 

더 큰 문제는 해당 업체들의 본사 이전 계획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들 업체의 본사 이전 과정이 지지부진한 사이 업체들의 부산행 의지도 약해지고 있다. B업체 관계자는 “수개월이 지나는 동안 부산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라며 “회사 내부 상황도 변화하고 있는 만큼 부산시가 이제 다시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힌다고 해서 MOU 당시처럼 ‘100% 이전하겠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하반기 BIFC에 조성할 블록체인 기술혁신지원센터 일부를 역외 기업 입주 공간으로 마련할 계획”이라며 “MOU 기업들의 부산 본사 이전을 위해 해당 예산 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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