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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5·18 계엄군 “용서받고 싶다”…유족 “모두가 피해자”

제3공수여단 소속 등 3명 광주 찾아 유족에 ‘눈물의 사죄’
“피해자 가족 마음 계엄군에 전해 더 많은 참회 이끌겠다”

 

 

“그동안 5·18 유가족과 어머니들은 가해자를 용서해주고 싶어도 용서할 상대를 찾지 못했습니다. 비록 조금 늦긴 했지만, 이렇게 용서를 구하러 찾아와 줘서 고맙습니다.”(추혜성)

5·18민주화운동 진압작전에 참가한 공수부대원 3명이 5·18 피해자 가족에게 사죄하고 용서를 구했다.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5·18 진상조사위)는 1980년 5월 당시 제3공수여단 소속이었던 A 중사와 B 중대장, 제11공수여단 소속 C 일병 등 3명이 지난 19~20일 이틀 간 광주시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피해자 가족을 만났다고 24일 밝혔다.
 

조사위는 최근 계엄군들을 전수조사하던 중 일부 계엄군이 ‘피해자들을 만나 사죄하고 싶다’고 요청해 오자 이번 만남을 주선했다. 이에 5·18 최초 사망자인 김경철씨의 어머니 임근단씨 등 10명이 소식을 듣고 참석 의사를 밝혔다.

19일 A 중사와 B 중대장은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 머리 숙여 사죄했다.

이들은 “늦었지만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너무 죄송하다. 우리가 당시 너무 심했다”고 후회했다. 이들은 1980년 5월 현장에서 자신들이 목격한 장면, 대검으로 시위대를 찌르는 행위 등 진압과정을 증언하기도 했다.

C 일병은 20일 피해자 가족을 만났다. C 일병은 “오늘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 용서해주신 그 마음을 다른 계엄군들에게도 알려서 더 많은 제보와 증언이 나올 수 있도록 설득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피해자 가족들은 “양심선언과 증언을 하기까지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웠을지 안다”, “계엄군들이 가지고 있는 무거운 기억과 트라우마를 이해한다”고 위로를 전했다.

유가족 임씨는 계엄군들을 끌어안고 “이제라도 찾아와줘서 고맙다. 무참하게 죽어간 내 아들을 만나는 것 같다”고 답했다.

5·18부상자의 부인인 추혜성씨 또한 “당신들도 명령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내려와 고생했는데, 우리도 피해자지만 당신들도 또 다른 피해자임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만남을 주선한 허연식 5·18조사위 조사2과장은 “어머님들이 계엄군들의 사죄와 고백을 받아주시고 용서해주시면 더 많은 계엄군들이 마음을 열고 증언과 제보에 참여하게 될 것이다”며 “앞으로도 이런 자리를 더 많이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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