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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보) '식용유 대란'에 사재기 조짐…대전지역 평균 가격 지난해보다 35.9% 상승

러·우 사태로 대전지역 5월 평균 식용유 가격 44% 급등… 소비자 '곡소리'
일부 창고형 할인점에선 구매 개수 제한 내걸기도… "해제 시점은 미지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국내 식용유 공급에 비상등이 켜졌다. 대전 지역 일부 창고형 할인점 등에서 1인당 구매 수량 제한 조치를 시행하면서 '식용유 대란' 우려를 낳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선 식용유 사재기 조짐도 감지된다.

12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이날 기준 대전 지역에서 판매되는 '오뚜기 콩기름(900mL)' 평균 판매가격은 4050원으로 지난해(2980원)에 비해 35.9%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해표 식용유(900mL)'는 3180원에서 4477원으로 44% 뛰었다.

식용유 가격은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연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해바라기유 공급의 75%를 차지하는 우크라이나가 해바라기 수확에 차질을 빚으면서 국제 식용유 가격을 밀어올렸다.

더욱이 식용유의 대체재인 팜유 등의 가격까지 치솟은 상태다. 세계 최대 팜유 수출국인 인도네시아까지 내수시장 가격 안정화를 위해 지난달 28일부터 팜유 수출중단 조치를 단행하면서다.

이처럼 글로벌 물류 대란이 빚어지며 대전지역 창고형 할인매장에서도 이달부터 식용유 구매 개수 제한을 내걸었다. 서구에 위치한 이마트 트레이더스 월평점은 1인당 식용유 구매 개수를 2개로 제한했다. 중구에 소재한 코스트코코리아 대전점도 일부 식용유 제품에 한해 구매 수량을 1일 1개로 제한했다.

이는 국내 유통업계가 식용유 공급에 어려움을 겪자, 가격 인상을 우려한 소비자들의 사재기 행위 등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창고형 매장은 일반 매장과 달리 대용량 제품을 대량으로 구매하기 위해 방문한 소비자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지적이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월평점 관계자는 "본사 지침에 따라 지난 2일부터 1인당 1일 식용유 구매 수량을 제한하게 됐다"며 "일단 소비자들이 원만하게 협조해주고 있어 다행이지만 국제 정세에 따라 구매 제한조치의 해제 시점은 아직까지 미지수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전지역 소비자들은 '식용유 대란'이 현실화되자 일제히 곡소리를 냈다. 이들은 날로 상승 곡선을 그리는 '밥상 물가'에 집밥도 외식도 겁이 난다고 입을 모았다. 일각에선 '식용유 사재기' 조짐까지 감지됐다.

유성구 어은동에 거주하는 주부 허 모(49) 씨는 이날 식용유 매대 앞에서 한참을 머뭇거렸다. 허 씨는 "한창 먹성이 좋은 중·고등학생 자녀만 셋이 있는데 이러다가 아침에 계란마저 부쳐주지 못할 것 같다"며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초기에 '마스크 대란'을 겪었던 게 생각나 식용유를 미리 쟁여놓아야 할지 솔직히 고민된다"고 털어놨다.

대덕구 비래동에 사는 직장인 곽 모(57) 씨는 "아내 부탁으로 월평동을 지나는 김에 짬을 내 식용유를 사러 왔다"며 "식용유는 일반 가정집뿐만 아니라 업소에서도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만큼 외식 비용까지 올라버릴까 걱정된다"고 하소연했다.

사단법인 소비자시민모임 한 관계자는 "식용유는 거의 모든 음식에서 사용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가 높을 수밖에 없다"며 "더욱이 이번 구매 제한 조치는 시장에 되레 사재기를 부추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동희 기자 donging17@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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