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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이런식이라면 4년 연임 아닌 12년 단임제" 국민의힘 '경선 남발'에 커지는 비판

8곳 중 6곳 현직 단체장이 공천 확정지어
정치신인 진입 막는 '기계적 공정' 비판

 

"어차피 기울어진 운동장, 계란으로 바위치기였습니다."

 

국민의힘의 6·1 전국동시지방선거 대구 기초단체장 후보 경선에서 낙선한 한 예비후보는 5일 매일신문과 통화에서 이 같이 토로했다. "정치 신인이 현직 단체장과 경선을 벌여 승리한다는 건 지금 같은 구조에선 불가능하다"고 단언하면서다.

 

그는 "현역과 경선을 하라는 건 공정하게 경쟁하라는 게 아니고 그냥 모양새나 갖추도록 들러리를 서라는 것"이라며 "선거운동 기간을 단 사흘 줬다. 짧게는 4년, 길게는 8년 동안 다져둔 기반을 신인이 사흘 만에 극복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하소연했다.

 

 

국민의힘 대구시당의 6·1 전국동시지방선거 대구 구청장·군수 후보 공천을 두고 정치권 일각의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공정'을 앞세워 8개 구·군 전 지역에서 경선으로 후보를 선출했지만, 결과적으로 현직 단체장들이 모두 손쉬운 승리를 가져가면서 사실상 정치 신인들의 설 자리를 빼앗았다는 게 비판의 핵심이다.

 

실제로 이번 공천 결과를 보면 '현역 우세'가 뚜렷하다. 후보로 확정된 8명 가운데 6명이 현직 구청장이다. 바꿔 말하면 현직이 참여한 경선에서 현직자가 패배한 경우는 아예 없었다는 얘기다.

표차도 상당했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차점자인 안대국 예비후보를 3천946표차로 따돌려 가장 큰 격차를 기록했고, 그나마 도전자가 선전한 서구에서도 류한국 구청장과 김진상 예비후보 간 표차는 439표에 달했다.

 

국민의힘이 막강한 '현직 프리미엄'을 무시하고 '기계적 공정'을 앞세워 경선을 남발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만약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공식이 성립할 정도로 당 지지세가 강한 대구경북에서 계속 이런 형태로 경선을 고집한다면 사실상 현직에게 '12년 임기'를 보장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감지된다.

 

 

 

실제로 대구에는 이번 선거에서 3선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소속 구청장이 세 명(배광식·류한국·이태훈)이나 있었지만, 모두 컷오프되지 않고 경선에 참여해 공천장을 거머쥐었다. 컷오프 대상으로 지목된 건 오히려 재선에 도전했던 배기철 동구청장이었다.

 

물론 정치 신인은 20%의 가산점을 받지만, 현직이 가진 막강한 프리미엄과는 비교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컷오프 등 인위적 물갈이가 없다면 현재의 경선 구조에서는 현직자의 우위가 지나치게 뚜렷하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현직을 넣고 하는 경선은 그냥 현직에게 주겠다는 뜻이다. 국회의원들이 차기 총선을 2년여 앞두고 '편하게 가자'는 생각에 몸을 사렸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런 경향이 심화될 경우 현직 단체장들이 임기동안 행정보다 다음 선거 준비에만 골몰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직 프리미엄'의 실체는 구청장·군수가 쥐고 있는 지역 내 관변단체장 임명권이기 때문이다.

 

이들 중 상당수가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 여론조사는 물론 책임당원 투표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연임을 바라보는 현직 단체장들이 지역 현안을 챙기기보다 이들 단체에 '자기 사람'을 심는 데만 혈안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천에 탈락한 또 다른 예비후보는 "일단 인지도부터 극복이 어려운 상황에서 구청이 관리하는 관변단체장과 회원들이 모두 당원이기 때문에 당원 투표에서도 현직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구조"라며 "무조건 경선을 붙이겠다는 건 문자 그대로 기계적 공정이다. 신인들이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하는 기득권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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