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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세계문화유산인 소수서원 명품 둘레길 걸어 보세요!

취한대~광풍대~소수박물관~영귀봉~소혼대 잇는 1.3km 구간
길 시작과 끝 모두 인문과 자연의 미학 가득…몸과 마음 힐링 제격

 

길이 뜨고 있다. 제주올레길과 지리산 둘레길은 '대한민국 걷기 1번지'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선조들이 걸었던 옛길을 걷는 사람은 잘 없다. 우리나라의 옛길이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버린 탓이다. 옛길은 살아 숨쉬는 박물관이자, 역사와 문화의 길이다. 옛길을 걷는 것은 우리 국토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다. 더 늦기 전에 세계문화유산인 소수서원 명품 둘레길을 걸어보자.

 

 

◆세계유산 소수서원 명품 둘레길

 

소수서원 명품 둘레길은 서원 입구 매표소를 시작으로 취한대와 광풍대, 소수박물관, 영귀봉, 소혼대를 잇는 1.3km 구간이다. 길지는 않지만 이곳은 익숙한 흐름을 벗어나 색다른 시각으로 서원을 조망할 수 있는 특별함이 있다.

 

영주 소수서원은 1543년 이후 350여 년간 약 4천여 명의 유생을 배출한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이자 유구한 학문 중심지로 그 가치를 인정 받고 있는 역사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곳이다. 그래서 201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영주시는 유네스코 등재 시 서원 주변의 경관 가치를 극대화하고 소수서원 만이 가진 특별함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눈다는 방침을 세운 뒤 문화재청과의 협의를 통해 둘레길을 조성했다.

 

서원 입구에 들어서면 서원을 향해 공경을 표하듯 고개를 숙이고 있는 우람한 소나무들은 선비의 기개와 닮았다고 해서 학자수(學者樹)로 불린다.

 

숲 가운데 띄엄띄엄 보이는 작은 소나무 묘목들은 학자수의 후계목이다. 후손을 키워 그 뜻을 이어가기 위함이다.

 

 

잠시 솔 향기에 취해 걷다 보면 죽계천의 맑은 물에 비친 경자 바위와 취한대의 비경을 접할 수 있다. 돌다리를 두드리듯 물길을 건너 서면 취한대다. 취한대는 퇴계 이황이 풍기 군수로 부임한 다음 해인 명종 4년(1549)에 만든 누대다. 주변에 나무를 심고 취한대란 이름을 지었다. 주로 원생들이 휴식을 취하던 장소다.

 

죽계천은 퇴계 이황이 아름다움에 취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조선 중기 소수서원을 세운 주세붕 풍기군수가 경관을 즐기며 시를 읊은 곳이다.

 

 

죽계천 물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잠시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바로 광풍정(光風亭)이다. 본래 '광풍대'라고 불리던 곳으로 퇴계 이황이 '제월광풍(霽月光風)'에서 따서 붙인 이름이다. 비가 갠 뒤 바람과 달처럼 마음이 명쾌하고 집착이 없고 시원하고 깨끗하다는 뜻이다.

 

광풍정에서 한 걸음 더 나서면 연못인 탁청지를 만날 수 있다. 다음 코스는 소수박물관을 지나 죽계교다. 둘레길의 끝이 보인다. 작은 언덕이다. 그 형상이 마치 거북이가 알을 품은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영귀봉(靈龜峰)이라 부른다. 언덕을 돌아서면 어느새 서원 밖 마지막 코스인 소혼대이다. 소혼대는 조선시대 원생들을 만나러 온 사람들이 작별의 정을 나누던 장소다. 둘레길의 끝이 아쉽다.

 

김영수 영주시 문화예술과장은 "길의 시작과 끝 모두가 인문과 자연의 미학으로 가득하다"며 "소수서원 둘레길에서 가족과 함께 소중한 추억도 만들고 일상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힐링하시라"고 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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