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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욘사마코인 '퀸비' 왜 쓰레기가 됐나·(2)] '무법지대' 가상자산 거래소

法이 손놓은 사이 '코인 사기액' 보이스피싱 넘었다

 

정부가 가상자산을 화폐로 인정하지 않고 규제 만들기를 게을리하는 사이 허술한 법망을 틈타 가상자산 범죄가 판을 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자산투자 열풍이 불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막대한 자금이 유입되며 서민을 노린 금융범죄까지 횡행하고 있다.


'욘사마 코인' 퀸비컴퍼니 상장폐지 사건은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상장사가 금융위원회에 가상자산사업자 등록 신고를 마친 정상적인 거래소에 상장했다가 해킹 등 코인 물량의 비정상 유출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이들과 같이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의 고소가 잇따르고 있다. 빗썸글로벌과 빗썸코리아에 상장했다 거래지원이 종료된 '욘사마 코인' 퀸비컴퍼니와 퀸비와 계약을 맺고 투자한 블록체인업체 렛츠컴바인은 지난 2020년 각각 서울중앙지검과 서울용산경찰서에 특경법상 컴퓨터 등 사용 사기 혐의로 고소장을 냈다.

두 고소인은 현재 특정할 수 없는 인물들이 각자 소유한 암호화폐 지갑의 퀸비 코인 QBZ를 원격 조종으로 해킹해 탈취해 갔다고 주장했다. 퀸비의 추산 피해액은 당시 QBZ 거래액 기준 우리 돈으로 26억1천여만원이고, 렛츠컴바인의 피해액은 5억5천500여만원이다.

이강혁 퀸비컴퍼니 대표는 "당시 해킹으로 의심되는 비정상 코인 유출로 거래소 빗썸글로벌과 빗썸코리아에서 일정 시간 퀸비 코인 거래를 전량 정지시켜야 했다"며 "해킹 이슈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뿐만 아니라 코인 거래 자체가 불가피하게 중단되면서 유통에도 차질을 빚었다"고 말했다.

현재 이 사건 수사는 서울중앙지검에서 서울강남경찰서로 넘겨져 2년째 진행 중이다.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서민을 대상으로 한 가상자산 사기 피해가 전자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피해액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실제 경찰청 경제범죄수사과 자체 집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가상자산 관련 범죄 피해금액은 3조87억원으로, 지난해를 통틀어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액 7천744억원의 3.9배로 나타났다.

 

작년 피해액 3조 이상 '피싱의 4배'
'퀸비사건' 비정상 물량유출 피해
상장사, 해킹 고소 '2년째 수사중'
"대표가 재벌 손자, 안 망해" 현혹
거래소 설립후 투자금 빼돌리기도

가상자산 투자로 고수익을 올렸다는 성공 사례가 알려지자 너나 할 것 없이 코인을 거래할 수 있다고 꼬드기고 유명무실한 거래소를 설립해 투자금만 빼돌리는 등의 범죄 피해액이 쌓여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액을 크게 넘어섰다.

대표적인 사건은 경기남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가 수사한 실체 없는 가상자산 거래소 브이글로벌 사기 사건이다. 브이글로벌 일당은 "대표이사(33세 남성)가 재벌 손자이니 절대 망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거짓말로 투자자 5만여명을 현혹했다.

이 사건을 맡은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김미경)의 판결문에 따르면 법률상 속여 뺏은 금액만 약 2조원으로 추산했다.

재판부는 브이글로벌 가상자산 사기 사건을 '대규모 범죄를 일으킨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금융거래의 안정을 침해했으며, 다수 피해자에게 예기치 못한 피해를 입혔다고 명시했다.

이어 "국민들의 사행심을 조장해 건전한 근로 의식을 약화시키고 정상적인 소득활동을 저해해 여러 사회적 피해를 발생시켰으며,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켜 궁극적으로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금융질서를 교란했다"고 판시했다.

주범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브이글로벌 대표이사 이모(33)씨다. 법원은 지난 11일 그에게 징역 22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1천64억2천800여만원을 명령했다. 또 수사 초기 이씨로부터 몰수보전한 법인 명의 예금계좌에선 100억4천400여만원도 국고 환수했다.

이런 극단적인 상황에도 정부는 과세 외 가상자산 거래를 제도권 안으로 들일 계획이 여전히 불투명하다. 그 사이 애꿎은 투자자 피해만 커지고 있다. → 관련기사 3면([욘사마코인 '퀸비' 왜 쓰레기가 됐나·(2)] 가상자산 호재 노린 범죄의 원인은)

/기획취재팀

※기획취재팀

지역자치부=김환기 부국장,
정치부=손성배,
경제산업부=김동필,
사회교육부=이시은 기자,
사진부=김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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