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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윤석열 ‘전두환 옹호’ 사과는 했지만…성난 호남민심 수습 역부족

윤석열 광주 방문 평가
5·18단체 등 시민단체 면담 생략
입장문에 정치적 수사만 가득
대학생 시절에는 모의재판서
전두환에 무기징역 선고하기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0일 광주를 찾아 자신의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 사과’ 논란에 대해 사과했지만, 성난 호남 민심을 수습하기에는 부족했다는 평가다.

이날 광주를 찾은 윤 후보는 자신의 발언에 대한 사과와 함께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5·18 정신을 아우르면서 호남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이를 반영하듯, 윤 후보의 광주 일정도 인권변호사이자 70·80년대 민주세력의 대부였던 고(故) 홍남순 변호사 생가 방문과 5·18 자유공원, 국립 5·18 민주묘지 참배 등으로 짜였다.
 

하지만 윤 후보의 이날 행보는 현장 방문에 그쳤고, ‘전두환 옹호 발언’ 논란의 사과 대상인 오월단체나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과의 면담 등은 없었다. 여기에 국립 5·18 묘지 앞에서 내놓은 윤 후보의 입장문은 정치적인 수사와 간단한 사과 등만 담기면서 오월단체와 시민사회 단체들의 반발을 더욱 키웠다.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앞서 윤 후보의 진정한 사과의 전제로 ▲5·18민주화운동 헌법 전문 수록 ▲당내 5·18 왜곡·폄훼 인사 청산 ▲전두환 등 국립묘지 안장 배제를 위한 국가장법 개정 ▲5·18 진상규명과 책임자 사법적 단죄 등을 요구했었다. 그러나 이날 윤 후보의 메시지와 발언에는 이 같은 전제 조건이 하나도 담기지 않으면서 ‘진정성’이 아닌 ‘거짓 참배’ ‘가짜 사과’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앞서 윤 후보가 이날 첫 방문지로 전남 화순에 있는 고(故) 홍남순 변호사의 생가를 방문해 유족, 종친회와 차담을 나눴지만 이마저도 사단법인 대인 홍남순 변호사 기념사업회가 윤 후보의 생가 방문을 강하게 비판했다.

기념사업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홍 변호사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무고하게 구금을 당해 고초를 겪었다”면서 “윤 후보는 최근 전두환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고 어떠한 석고대죄도 없이 광주를 방문하는 행위는 경거망동을 넘어 후안무치한 처사”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고인의 시대정신과 숭고한 유훈을 정략적 정치 행보로 더럽히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가 이날 광주 방문을 통해 강한 사과의 메시지를 내놓지 못한 배경에는 당내 역학적 관계와 현재 자신의 지지세인 보수 진영 표심을 건드리지 않겠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이에 대해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윤 후보가 서울대 재학당시 12·12모의재판에서 판사역할을 하면서 전두환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던 민주항쟁 정신이 정치인이 되면서 변한 것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날 윤 후보의 광주 방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반발도 거셌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윤 후보가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사과한데 대해 “광주 출장 정치쇼”, “표 계산용 이벤트”라며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고용진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전두환이 공수부대로 광주를 강제 진압했다면, 윤석열은 억지 사과로 광주시민을 강제 위무하려 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정의당도 이날 윤 후보의 광주 방문에 대해 “억지 사과, 일방통행 사과에 불과했다”라고 비판했다. 오현주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사과의 마음을 담아 대통령 후보로서 무엇을 할 것인가는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가 없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사과가 진정성을 가지려면 구체적 실천과 약속이 병행돼야 한다”라며 “5·18정신 훼손에 한 재발 방지 대책 등 국민의힘 차원의 책임 있는 약속은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최권일 기자 cki@kwangju.co.kr,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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