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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디젤차 요소수 대란 ‘아우성’…물류대란 번질라 ‘발동동’

중국 수출 규제에 가격 뛰고 품귀…문의 빗발 속 주유소에도 물량 없어
광주·전남 화물차 등 수십만대 멈출 수도…국민청원 게시판 대책 호소

“오늘 오전에만 요소수 찾는 전화를 스무통 넘게 받았어요. 이제 전화를 아예 안받습니다.”

광주시 서구 쌍촌동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A씨는 시민들의 요소수 문의 전화에 답변하느라 일을 제대로 못할 지경이다. 요소수 품귀 현상이 빚어지자 다급해진 디젤차 운전자들이 주유소마다 전화를 걸어 물량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요소수가 (우리 주유소에서) 떨어진 지 일주일이 됐다”면서 “주유 손님 뿐만 요소수 구매를 위해 주유소를 찾는 손님들도 있다, 문의가 빗발치는데 물량이 없다며 (유통업체가) 주질 않아 난감하다”고 말했다.
 

광주·전남지역 디젤 차량 운전자들 사이에서 ‘요소수’(水) 구하기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중국이 요소수 원료인 요소 수출을 중단한데 따라 그동안 요소수 원료인 요소의 95% 이상을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었던 국내 시장이 마비되는 모양새다.

요소수는 디젤 차량이 배출하는 발암물질인 질소산화물을 물과 질소로 분해하는 역할을 하는데,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유로6 정책이 시행된 이후 출시한 차량들에게는 필수 품목이 됐다. 1t 트럭, 대형 화물차 등에 의무 장착하는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에 들어가는 필수 품목이 요소수로, 현재 전국적으로 운행되는 디젤 화물차 330만대 가운데 60%인 200만대 정도는 SCR이 장착된 상태다.
 

광주·전남에서도 등록된 디젤차량만 81만 4519대. 이들 차량의 약 40%가 화물차로 대부분 SCR을 장착하고 있다는 점에서 물류 대란으로 빚어질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통상 승용차의 경우 1만㎞ 주행할 때마다 요소수를 공급하면 되지만 노후화된 대형 화물차의 경우 500㎞ 마다 요소수를 채워줘야한다는 게 화물차업계 설명이다. 1t 소형 트럭의 경우 한 달에 한 두번은 채워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

민주노총 화물연대 광주지역본부 관계자는 “화물차 전용 주유소 등에 소량의 요소수가 남아있어 운전자들 간 배려하며 버티고 있는 수준”이라며 “요소수가 부족하면 엔진과 DPF(디젤 미립자 필터)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이럴 경우 수리비로만 수천만 원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요소수가 부족해지면 자칫 일감이 있어도 움직이지 못하게 될 지 모른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장, 광주·전남 주유소와 대형 마트, 카센터 등에는 요소수를 찾는 디젤차량 운전자들로 북적이지만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나 다름없는 형편이다.

이날도 광주지역 주유소 10여곳을 둘러봤지만 요소수를 구입할 수 있는 곳은 전무했다. 주유소 업주들은 “구하고 싶어도 구할 수 없다”고 했다.

한 주유소 점주는 “10일 전 마지막 주문을 넣었다”면서 “당시에도 평소 10ℓ기준 7000원대이던 가격이 9000원 수준으로 오른 상태였다”고 말했다. 유통업체에서 물건을 묶어놓고 풀지않아 인터넷 등에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주유소 뿐 아니라 마트 등에도 요소수를 구하려는 시민들 발길이 끊이질 않지만 확보하기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마트 광주점의 경우, 자동차용품 코너에 비치됐던 요소수가 최근 매진된 이후에는 더 이상 추가 상품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

이마트 광주점 관계자는 “마트 업계에서 요소수는 손님들이 잘 찾지 않는 품목으로 꼽힌다. 팔지 않는 곳도 많고, 굳이 그 무거운걸 집으로 가져가려는 손님이 없었는데 최근 문의가 있어 주문을 넣으려고 보니 구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온라인 상에서도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온라인 중고마켓에서는 7000원~9000원에 살 수 있던 10ℓ짜리 요소수가 무려 10만원에 팔리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요소수 품귀 사태를 해결해 달라는 청원글이 쏟아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2일 ‘요소수 파동 정부에서 해결 부탁드립니다.’, ‘요소수 문제 해결해 주세요’ 등 요소수 관련 청원글만 5건이 올라온 상태다.

“20년 째 유치원 아이들과 초·중·고 학생들을 태우고 다니는 통학버스 운전자”라고 밝힌 청원인은 “차량 한대로 살아가는 자영업자는 요소수를 쌓아놓을 곳도 없는데 지금 넣어놓은 요소수가 떨어지면 당장 운행을 못하는 상황”이라며 “10ℓ 한통에 9000원 하던 것이 3만원까지 올랐고, 그마저도 전부 품절인 상태”라고 대책을 호소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국무조정실 주재로 관계부처 간 회의를 열고 산업용 요소를 차량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매점매석 행위 등에 대한 대책도 마련키로 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 요소수란=디젤 차량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NOx)을 정화시키기 위해 SCR(배출가스 저감장치)에 사용되는 물질을 말한다. 물에 요소 성분을 혼합한 것으로 질소산화물(NOx)을 질소와 물로 분해시키는 역할을 한다. 요소수는 차량을 운행하면 감소하므로 주기적으로 채워 넣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