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강릉 1.3℃
  • 서울 3.2℃
  • 인천 2.1℃
  • 흐림원주 3.7℃
  • 흐림수원 3.7℃
  • 청주 3.0℃
  • 대전 3.3℃
  • 포항 7.8℃
  • 대구 6.8℃
  • 전주 6.9℃
  • 울산 6.6℃
  • 창원 7.8℃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순천 6.7℃
  • 홍성(예) 3.6℃
  • 흐림제주 10.7℃
  • 흐림김해시 7.1℃
  • 흐림구미 5.8℃
기상청 제공
메뉴

(부산일보) ‘희망고문’ 부산롯데타워… 이번 ‘실행계획서’는 지킬까

 

부산 롯데타워의 ‘희망고문’은 과연 끝날 수 있을까. 20년째 지지부진한 부산 롯데타워 건립을 놓고 롯데그룹이 이달 말까지 건립 로드맵을 담은 실행계획서를 부산시에 제출하기로 했다. 2019년 롯데그룹이 새로운 개발 계획을 발표한 이래 2년 만이다. 구체적인 착공과 완공 일정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말까지 제출 부산시 요구에

그룹 차원 착공·완공일 명기키로

롯데, 상업시설만 매년 임시승인

타워 건립은 20년째 차일피일

부산시 ‘모호한 입장 탓’ 지적도

미이행 땐 ‘강력 행정조치’ 목소리

 

 

 

■20년째 불투명한 롯데타워

 

부산시는 롯데그룹에 이번 달 중 롯데타워 추진 일정을 명시한 실행계획서를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11일 밝혔다. 부산시 김필한 건축정책과장은 “임의 제출에 그쳤던 개발계획에서 한발 더 나아가 대표이사 명의로 그룹 차원의 대대적인 약속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실행계획서에는 착공과 완공 일정 등 공사 추진 일정이 기재될 예정이다.

 

롯데타워에 대한 건립 계획은 2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롯데그룹은 1995년 중구 중앙동의 옛 부산시청사 부지와 수면매립지에 ‘롯데타운’ 건설 계획을 세웠다. 107층 높이의 마천루 롯데타워와 백화점, 마트 등이 들어서는 거대 프로젝트였다.

 

롯데그룹은 ‘관광유람 및 공공용지’ 조성을 조건으로 주변 공유수면 1만 400㎡ 매립도 승인받았다.

 

상권 피해를 우려하는 주변 상인들과 주민들의 반대에도 부산시는 사업을 허가했다. 초고층 빌딩이 부산시의 새 랜드마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컸다.

 

이후 롯데백화점 광복점(2009년), 아쿠아몰(2010년), 마트(2014년) 등의 상업시설이 순차적으로 들어섰다. 하지만 핵심 시설인 롯데타워는 1층도 못 올린 상태다. 2013년 터파기 공사를 마무리한 뒤 모든 공사가 중단된 것이다.

 

 

■롯데에 끌려다닌 부산시

 

롯데타워 건립이 무기한 연장된 데는 모호한 입장으로 일관한 부산시 탓이라는 비판도 있다. 2019년 롯데그룹은 기존 건설계획을 백지화했다. 당초 약속했던 107층(510m)에서 60층 규모(380m)로 층수를 낮추고 주거시설 대신 공중수목원이 들어선 전망대로 개발계획을 변경한 것이다. 완공 역시 2022년으로 미뤄졌다.

 

하지만 사업계획을 롯데그룹의 요구대로 변경하고도 지난 2년간 공사 진척이 없었다. 1년마다 연장된 임시사용승인서에 부산시는 ‘조속히 추진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명시한 독려 말고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다.

 

부산시는 “무기한 착공 연장이 되지 않도록 1년 단위로만 임시사용승인 기한을 내주고 있다”고 해명해 왔다.

 

롯데그룹이 차일피일 착공을 미루고, 부산시가 강경한 대응을 미루는 사이 이미 완공된 롯데백화점과 아쿠아몰, 마트는 임시사용승인을 받아 매년 정상 영업을 이어왔다. 롯데타운 상업시설의 임시사용승인은 지금까지 총 8번 이뤄졌다.

 

 

■그룹 차원의 입장 나올까

 

희망고문이 20년째 반복되자 부산시는 강경 입장으로 돌아섰다. 2019년 구두로만 합의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롯데그룹 차원에서 추진 일정 등을 명확히 받겠다는 것이다.

 

당시 합의된 개발계획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다만 추진 일정을 구체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 측 관계자는 “현재 부산시에서 실행계획서 제출을 요청받았고 이달 중 제출할 수 있도록 내부에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시민단체 쪽에서는 더 강경한 부산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도한영 사무처장은 “부산시가 롯데타워 건설에 명확한 입장을 낸 것은 고무적이지만, 개발계획을 합의한 지 2년 후에야 실행계획이 나오는 것에 대해 불신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라며 “롯데그룹이 제출한 실행계획서를 이행하지 않았을 때 부산시가 어떤 행정적 조치를 취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많이 본 기사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