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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세계적 정원 대가 아우돌프, 울산에 아시아 첫 작품 만든다

 

세계적인 자연주의 정원 디자이너 ‘피트 아우돌프(Piet Oudolf)’가 7일 울산을 찾았다. 세계 각지에서 쏟아지는 러브콜을 마다하고 태화강국가정원에 자신의 아시아 첫 작품을 만든다.

 

피트 아우돌프는 오는 9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태화강국가정원을 둘러보고 작품에 사용할 국내 식물 자원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그는 국가정원 1만 8000㎡ 일원에 경남은행 지원을 받아 작품 ‘다섯 계절의 정원’을 조성한다.

 

2박 3일 일정 국가정원 등 방문

작품에 쓸 국내 식물 자원 조사

드라마틱한 태화강 부활에 감명

‘다섯 계절의 정원’ 조성할 계획

여러해살이 이용한 자연주의 색채

내년 봄꽃축제 때 시민에 선뵐 듯



 

아우돌프가 아시아 최초로 울산을 선택한 것은 시민 손으로 다시 살아난 태화강국가정원의 역사와 뛰어난 입지 여건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그는 2019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원예박람회에 참석했다가 울산지역 조경 관계자들에게 ‘태화강 스토리’를 듣고 울산행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일명 ‘울산 프로젝트’를 시와 논의하는 과정에서 “태화강이 5급수 죽음의 강에서 1급수 생명의 강으로 거듭난 히스토리를 듣고 많은 영감과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아우돌프와 이날 울산에 동행한 조경 설계가 바트 후스(Bart Hoes)는 이미 한 차례 태화강국가정원을 방문한 적 있는데 “아우돌프가 울산 태화강국가정원을 직접 보길 고대했고, 작품 공간을 마주한다면 한 눈에 반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아우돌프는 7일 울산에 짐을 푼 뒤 8일부터 태화강 국가정원 현장답사와 울산 프로젝트 업무 협의 등 세부 일정을 소화한다.

 

1944년생으로 네덜란드 하를렘에서 태어난 아우돌프는 현대 정원디자인의 트렌드를 이끄는 조경 디자이너로, 대표작으로는 미국 뉴욕 ‘하이라인’, 시카고 ‘루리가든’, 영국 ‘하우저앤워스’ 등이 있다. 또 비치 메모리얼 메달(2002)을 비롯해 뉴욕시 공공 디자인위원회 우수상(2004), 스웨덴 공원위원들의 데일칼리카(Dalecarlica)상(2009), 전문 조경 디자이너협회(2010)의 상, 큐길드 명예 펠로우십 수상(2015) 등 수상 내역도 화려하다.

 

 

 

아우돌프가 말하는 ‘다섯 계절의 정원’은 가을·겨울·봄·여름 사계절을 지나 다시 가을로 돌아오는 것까지를 의미한다. 그는 식물이 태어나서 죽고 사라지는 모든 과정이 아름답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자 주로 여러해살이풀을 이용해 자연에 가까운 정원을 연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식물로 계절 경관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식물의 조화를 도모해 사계절 내내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현재 공공 공간에서 만들어지는 대규모 여러해살이풀 정원은 모두 아우돌프의 영향을 받았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그의 작품은 올해 말까지 정원·식재 설계, 기반 조성 등을 마치고 내년 봄꽃 축제 기간에 맞춰 조성할 예정이다. 시는 피트 아우돌프의 울산 방문에 맞춰 태화강국가정원 안내센터 3층에 정원 작품 소개와 자연주의 정원의 이해를 돕는 홍보관을 운영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피트 아우돌프의 작품을 유치해 국가정원으로서 품격 향상과 대외 인지도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며 “국내·외 정원 마니아와 관광객은 물론 세계 정원 전문가가 찾아오는 관광 명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