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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보) [창간 71주년] '하나된 충청' 대한민국 새 미래 연다

<희망의 불씨 살리자> 국토 중심 불구 변방 전락 우려…'위상·역할' 재정립 공조 필요

 

 

한반도의 중심이자 국토균형발전의 대명사로 불린 충청의 시대가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 전국을 2시간대에 잇는 지리적 위치에도 불구, 언제부터인가 '대한민국의 변방'으로 치부된 충청의 현실이 답답하기만 하다.

 

매 선거 때마다 떠올랐던 '충청대망론'은 희망 사항에 불과했다. 그나마 '캐스팅보트'로서 충청 민심의 중요성이 부각됐지만, 그에 따른 보상이나 메아리는 없었다. 겉으로는 충청권 중심시대를 외쳤지만, 지역이기주의에 밀려 '한 지붕 네 가족'이라는 오명까지 써야만 했다.

 

수년 간 정치적 논리에 휘말려 답보상태를 거듭했던 국회세종의사당 건립이 가까스로 국회의 1차 문턱을 넘었지만 구체적인 로드맵은 아직까지 멀기만 하다.

 

충남민항 건립, K-바이오허브랩 등 수도권 논리에 밀려 번번히 고배를 마셔야 했던 사업도 부지기수다. 설상가상으로 KTX세종역 신설사업은 '호남역차별'을 주장하며 KTX 천안아산-공주역 직선화를 주장한 호남권의 주장에 묻혀버렸다. 수도권과 1시간 30분대에 이르는 itx세종역 또한 1차 관문을 넘지 못하고 슬그머니 화제에서 멀어졌다.

 

노무현 정부 출범과 함께 시작된 '행정수도 완성'과 '국토균형발전'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원론보다 각론에 치우쳐 제 자리를 찾지 못했다.

 

여타의 이유를 불문하고, 충청권은 고질적인 수도권 집중현상을 극복할 대안이자 적지로 꼽힌다. 하지만, 정치적 논리와 수도권 중심의 견제 심리, 그리고 공통분모를 이끌어내지 못한 충청권 광역지자체의 분열 속에 각종 현안들이 뒷전으로 밀려나거나 좌초 위기에 봉착했다.

 

충청민심은 '행정수도 완성'이라는 국가적 대업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날로 과밀화되어가는 수도권 중심에서 골고루 잘 살아보자는 균형발전에 무게를 싣고 자리를 마련해 준 것이다.

 

끝 없는 정치공방 끝에 헌법재판소의 '위헌판결'로 인해 사실상 행정수도가 무산되었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총선과 지방선거 때에도 충청은 특정 정파나 진영에 쏠리지 않고 중심 추를 잡아왔다. 지역과 진영논리를 넘어 민심의 향방을 가늠할 바로미터로이자 중재자 역할을 해 자처해온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과 희생에도 불구하고 충청을 향한 정부 정책이나 정치권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2022년 대통령선거와 전국 4대 동시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분주하다. 여야를 막론하고 '충청의 시대'를 약속했던 그들이 또 다시 이구동성으로 '충청을 위한' 공약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들이 제시한 '장밋빛 공약' 중 절반이라도 국정에 반영되었더라면 2021년 충청의 지도는 달라졌을 것이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라는 위기 속에서 천정부지로 치솟은 주택가격, 좀처럼 개선기미를 보이지 않는 고용 지표 등 대한민국은 또 한 번의 시험대에 올랐다.

 

그래도 희망을 가져야 한다. '위기는 또 다른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조약돌 하나 하나가 쌓아 탑을 만드는 장인의 정신처럼, 희망의 불씨만은 꺼트리지 말아야 한다.

 

지난 역사를 반추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기 위한 '충청의 위상과 역할'을 재정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양극화된 사회를 통합하기 위해,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충청은 하나가 되어야 한다. 지역이기주의를 넘어 공조와 협력의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충청의 시대를 열기 위해 꿰어야 할 첫 단추다.

 

장중식 기자 5004ace@daej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