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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부동산업계 “투기보다는 성공한 투자”… 박형준, 소유만으로도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

[4·7 쟁점 현미경] 박형준 후보 엘시티 소유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가족의 엘시티(LCT) 소유 문제를 이번 보선 최대 이슈로 부각시키고 있다. 민주당은 당초 박 후보의 특혜 분양을 문제 삼다 불법을 확인할 수 있는 ‘스모킹건’이 나오지 않자 ‘투기’로 공세 포인트를 돌렸다.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투기 사태와 연계해 부산시민 민심을 자극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특혜→ 투기’ 공세 전환

공인중개사 “박 후보 매입 시점

엘시티 고평가 의견 많았을 때”

 

민주당이 제기하는 의혹의 요지는 박 후보 배우자와 딸이 엘시티 로열층을 석연치 않은 과정을 거쳐 시세보다 싼 가격에 취득했고, 현 시세를 고려할 때 박 후보 가족이 모두 40억 원가량의 시세차익을 얻게 된 만큼 명백한 투기라는 것이다.

 

박 후보 부부는 지난해 4월 10일 엘시티 저층부 75평형을 프리미엄 1억 원을 얹어 21억 1500만 원에 샀다. 앞서 박 후보의 딸은 분양계약 이후 분양당첨자에게 500만 원의 프리미엄을 얹어 주고 20억 1100만 원에 매입했다. 박 후보 가족이 같은 동 같은 라인의 위아래층 아파트를 나란히 취득한 것이다. 박 후보 가족이 보유한 엘시티 B동 3호 라인은 광안대교 영구 조망이 가능해 가장 선호되는 타입으로 꼽힌다. 하지만 저층부인 탓에 인근 건물의 조망 간섭을 받아 로열층에 포함되지는 않는다. 엘시티는 통상 20~40층이 로열층으로 꼽힌다.

 

박 후보의 딸은 엘시티 1차 분양 계약일 이후 프리미엄을 주고 분양권을 매입했다. 엘시티 주변 부동산 중개업자 등에 따르면 당시에는 미분양 물량이 많은 탓에 ‘마이너스 피’까지 등장했다고 한다.

 

박 후보 부부가 아파트를 구입한 지난해 4월의 경우 같은 평형의 프리미엄이 많게는 3억 원까지 형성됐다. 중도금 납부에 부담을 느낀 분양자들이 간간이 급매물을 내놓기도 했다고 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엘시티 75평형은 21억 1500만 원~26억 5800만 원에 거래되다 다음 달에는 20억 1000만 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한 공인중개사는 “저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박 후보 부부가 시세보다 1억 원가량 싸게 샀다고 볼 수 있지만, 이를 정상적인 범주를 넘어선 특이 거래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이들 아파트는 35억~40억 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박 후보 부부가 지금 시점에서 40억 원에 판다고 가정할 경우 양도소득세와 지방소득세 등 8억 5000만 원의 세금을 제하고 10억 3500만 원의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내부 개발 정보를 미리 취득해 농지를 사들인 LH 임직원들의 불법 투기와 실거주 목적의 1가구 1주택자의 아파트 취득을 동일 선상에서 보는 것은 무리라는 게 중론이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엘시티 시세는 지난해 9월을 기점으로 가파르게 치솟았다. 박 후보가 아파트를 구입한 시점에서는 엘시티가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부정적 의견도 만만치 않을 만큼 투자성이 불확실했다. 결과적으로 성공한 투자라고 할 수 있지만, 이를 투기로 몰아가는 것은 과도해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후보로서는 검찰 수사 등으로 '특혜와 비리 아파트'로 낙인 찍힌 엘시티의 부정적 이미지로 인해 소유만으로도 이미지에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박태우 기자 widene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