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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첫 연출 ‘사라진 시간’ 정진영 감독 “연기 30년 만에 신세계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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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라진 시간’은 제 삶을 층층이 쌓아 잘라낸 ‘절개면’ 같아요.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선보일 생각을 하니 기분이 남다릅니다.”

 

정진영(56) 감독은 자신의 첫 연출작을 들고 BIFF를 찾은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정 감독은 올해 배우로 출연한 작품이 아닌, 직접 메가폰을 잡은 영화를 들고 부산을 찾았다. 영화 ‘사라진 시간’의 상영과 관객과의 대화를 이틀 앞두고 〈부산일보〉와 만난 그는 “감독으로서 관객 앞에 설 땐 배우일 때보다 책임감을 더 무겁게 느낀다”고 말문을 열었다.

 

배우일 때보다 책임감 더 느껴

어려운 때 BIFF서 관객 만나 기뻐

현장 모두와 소통하고 어울려야

다양한 해석 나올수록 뿌듯할 듯

 

정 감독 영화는 올해 BIFF 한국 영화의 오늘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됐다. 동시대 한국 영화의 역량과 흐름을 담은 작품을 소개하는 섹션이다. 정 감독은 “초록의 나뭇잎 색이 또 다른 색으로 변하는 가을에 어울리는 영화”라며 “어려운 시기에 관객 만날 기회가 흔치 않은데 BIFF에서 관객과 소통할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영화는 의문의 화재 사건을 수사하던 형사 형구가 하룻밤 새 모든 것이 바뀐 상황과 마주한 이야기를 그린다. 집도, 가족도, 직업도 심지어 이름까지 모두 어제와 다르다. 정 감독은 “선문답을 던지는 영화”라며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간 뒤에도 관객들이 영화를 오래 생각할 수 있게 하고 싶었다”고 했다.

 

감독의 말처럼 영화 속 과거와 현재, 허상과 실제를 어느 것 하나 명확하게 규정할 수 없다. 덕분에 서사의 퍼즐을 맞춰 보고 장면 안에 담긴 의미를 곱씹는 재미가 대단하다. “‘나’와 ‘삶’, ‘실존주의’ 등 이야기의 맨 아래에 인생을 바라보는 저의 시각이 깔려 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영화를 하나의 단어로 규정하고 싶진 않아요. 영화를 보고 해석하는 건 오롯이 관객들의 몫이거든요. 그걸 의도했기 때문에 관객들이 다양한 해석을 내놓을수록 감독으로서 뿌듯해요.”

 

정진영 감독은 작품 연출을 한 뒤 “신세계를 알게 됐다”고 했다. 직접 메가폰을 잡고 작품을 진두지휘한 덕분에 연기 생활 30년 만에 새로운 세계를 경험했단다. 정 감독은 “연출자는 현장에 있는 모두와 소통을 하고 아울러야 하더라”며 “큰 인생 공부를 했다”고 웃었다.

 

정진영 감독은 이 작품으로 올해 부일영화상 신인 감독상 후보에도 올랐다. 정 감독은 첫 작품이 노미네이트 된 것만으로도 기쁘다는 겸손한 말을 했다. 그는 올해 BIFF에서 누구보다 바쁜 행보를 보인다. 올해의 배우상 심사위원을 맡았고, 감독으로서 관객과 대화에 나서 영화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처음 영화를 선보일 때 걱정을 많이 했어요. 감사하게도 영화계나 평단에서 용기를 주신 덕분에 여러 고민을 하고 있어요. 제 안에 이야기가 쌓이면 새로운 작품 연출에도 나서지 않을까요.”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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