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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사람 북적이게 개발 좀 해 주세요” 중구의 ‘절규’

 

“사람들이 좀 북적일 수 있도록 뭐든지 개발 좀 해주세요.”

 

부산 중구가 지역 내 북항재개발 등 대형 개발 호재를 만났지만, 개발 계획 철회 또는 축소 움직임에 주민들과 지역 정치권에서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주민들과 구청, 구의회가 ‘기존 계획대로 개발을 해달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여기에는 과거 부산의 번영을 이끌었던 원도심의 중심인 중구가 인구 급감 등으로 쇠퇴하는 현실 속에서 나오는 ‘마지막 절규’라는 안타까움이 자리잡고 있다.

 

부산역 조차장 이전 계획 철회에

북항 복합지구 개발 축소 가능성

주민·지역 정치권, 처절한 호소

 

11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북항재개발 2단계 사업 부지 내에 있는 부산역 조차장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정부의 기본 계획안에 대해 부산시는 조차장을 존치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으며, 지난달 22일 개최한 온라인 시민공청회 등을 거쳐 계획 변경에 대한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 중구 주민들은 기존 정부안대로 조차장을 이전한 뒤 해당 부지를 역세권 상업·업무시설과 공원 등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중구청과 중구의회도 존치를 반대하며 개발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다.

 

중구는 지역 내에 있는 북항재개발 1단계 부지 내 복합도심지구 개발이 대폭 축소된다는 소식에도 울상을 짓고 있다. 복합도심지구는 북항 1단계 부지 내에서 유일하게 아파트 건립이 가능하도록 계획된 부지다. 부산 시민들과 부동산업계는 1단계 내 복합도심지구의 우선협상대상자로 GS건설 컨소시엄이 선정되자, 북항에 명품 주상복합아파트가 건립될 것이라는 기대에 들뜨기도 했다. 그러나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가 추진 중인 1부두에 대한 존치 결정이 나면서 복합도심지구는 기존 7만 4147㎡에서 2만 7022㎡로 크게 줄었다. 부산항만공사 측은 “복합도심지구가 1개 블록을 남기고 기존안보다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우선협상대상자인 GS 측과 주상복합아파트 건립 여부와 건립 규모 등과 관련해 추후 다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구를 지역구로 하는 부산시의회 문창문 의원은 “1단계 내 복합도심지구가 축소돼 중구에 인구 유입을 기대할수 있는 아파트 건립이 불투명해진 상태에서 2단계 조차장 이전과 개발 계획까지 무산될 경우 중구의 쇠락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구는 과거 부산시청 등 관공서와 금융기관 본점 등이 모여 있어 활기가 넘쳤던 곳이다. 부산 16개 구·군 중 면적이 가장 작지만 부산의 중심이었다는 자긍심을 오랫동안 간직해온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재 중구는 전국에서 인구 소멸 위기가 가장 심각한 곳이다. 올 8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현황에 따르면 중구는 인구가 4만 1630명으로 부산에서 가장 인구가 적은 기초지자체로 4만 명 붕괴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인구 노령화가 심각한 중구의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5명으로 전국 시·군·구 중 가장 낮았다. 중구 남포동에서는 지난해부터 올 8월까지 단 한 명의 신생아도 태어나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북항재개발과 같은 대형 개발사업은 갈수록 쪼그라드는 중구에 인구를 늘리고 활기를 다시 불어넣어줄 놓쳐서는 안 될 기회인 셈이다. 문 의원은 “최근 북항 2단계 부산역 조차장 존치에 대해 중구 주민들이 ‘중구 영주동, 중앙동과 북항재개발 부지가 단절돼 항만시설을 시민들에게 돌려준다는 사업 취지에 반한다’는 반대 이유를 들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더이상 인구가 줄어들어서는 안 되고, 쇠락하는 중구가 재도약할 수 있는 모멘텀을 찾아야 한다는 중구 주민들의 처절한 절규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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