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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코로나 시대를 건너는 80일간의 부산발 인문학 기행

21개 단체 모인 부산인문연대 프로젝트
12월 15일까지 13개 인문학 향연 펼쳐
영화 해양 로컬리티 청소년 인문학 망라
비대면 시대 인문학적 접근에 대한 성찰

 

부산의 인문학 역량과 저력이 다시 한 번 더 발휘된다. 지난 21일부터 12월 15일까지 80여 일간 13개 행사, 총 53회의 인문학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2020 부산인문연대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부산인문연대’는 지난해 7~8월 부산의 인문학 단체 19곳이 소통과 연대를 모색하면서 결성한 단체다. 지난해 7월 인문학 단체 9곳이 모여 출범한 뒤 8월에 각 대학 인문학연구소 10곳도 합류했다. 당시 7월과 8월 각 한 차례의 세미나를 열었다. 지난해 닦은 기초 위에서 출발하는 ‘2020 부산인문연대 프로젝트’는 부산인문연대의 명실상부한 첫 행사에 해당하는 것이다. 인문학 단체 21곳(대학 11곳, 대학 밖 10곳)이 연대한 행사다.

 

 

부산, 분권적 문화 내다본다

 

2011년 이후 부산에서는 세계인문학포럼(한국연구재단, 교육부,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주관·주최)이 3차례나 열렸다. 올해까지 총 6차례 행사 중 절반이 부산에서 개최된 셈이다. 그런데 이 행사의 아쉬움은 부산 지역 인문학 터를 융성하게 하는 배려가 없었다는 것이다. 서울 사람들이 기획하고 그들이 와서 잔치하듯 행사만 치르고 떠났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산 인문학이 연대에 나선 셈이다. 부산 시민, 지역과 함께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또 ‘부산발 세계인문학 대회’를 펼칠 거라는 전망을 갖고 ‘2020 부산인문연대 프로젝트’가 펼쳐지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에는 부산 특유의 분권적 문화에 대한 오랜 갈망이 깔려 있다. 1980년대 부산의 지역문화운동 분출에 이어 1990년대 중반 부산국제영화제 출범으로 부산의 독자적 문화권 형성에 대한 공감대와 자신감은 더욱 깊어졌다. 그것은 2000년 이후 부산학 연구 성과 집적, ‘산복도로 르네상스’ 가동, 로컬리티 인문학 태동, 각종 인문학 단체 출범 등으로 심화 확장했다. 2010년 전후 부산에선 ‘인문학 르네상스’가 말해질 정도로 인문학 층위는 두터워지고 있었다.

 

비대면 위기 시대 ‘시민 인문학’ 지향

 

2020 부산인문연대 프로젝트의 대주제는 ‘코로나 시대의 인문학적 접근을 위하여’다. 비대면 위기 시대를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를 두고 ‘부산인문토크’(3회)와 ‘부산인문포럼’(1회)을 진행한다.

 

프로젝트 세부 내용은 무엇보다 ‘시민 인문학’을 내세우면서 2000년 이후 부산 인문학의 성과를 총집결한다. 부산에서 그간 이뤄진 로컬리티 인문학, 시네 인문학, 해양 인문학, 청소년 인문학 등의 다양한 시도를 세분화하고 한데 모았다. 코로나 시대에 맞춰 강좌 등을 대면과 비대면의 방식을 섞어 진행한다.

 

첫째 각 세대 인문학을 표방해 모든 세대를 아우른다. 어린이 인문학(4회), 청소년 인문학-독서로 생각 바꾸기, 아프리카를 어떻게 볼 것인가(각 14회, 3회), 청년 인문학(3회), 장년 인문학(5회), 어르신 인문학(3회)이 그것이다. ‘어린이 인문학’은 글쓰기와 역할극, 미술 영역, 한자의 어원 학습과 문화, 철학과 토론 등으로 구성되며, ‘어르신 인문학’은 정신분석 전문가가 바라보는 코로나 블루, 시니어 유튜브와 알고리즘에 대해 배우다, 어르신 같이 게임해 보실래요 등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둘째 부산 지역성을 드러낸다. 해양 인문학(4회), 시네 인문학(6회)이 그것이다. ‘해양 인문학’은 ‘부산 아나? ‘부산’하면 생선회 아이가!’ ‘우리도 다르다고! 동상이몽?’ ‘산박한 어촌 정리!’ ‘선상 시민 아카데미’란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시네 인문학은 ‘4대양 7대주 여러 이야기 접하기’ ‘재난과 영화의 감성 미래를 고민하다’란 프로그램으로 이뤄진다.

 

셋째 장소성과 시대성 등을 아우른다. 지하철 인문학(5회), 다문화 인문학(1회)과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이 그것이다. ‘지하철 인문학’은 지하철을 따라 걸으며 부산 근현대사 역사 교실을 꾸리는 것이고, ‘다문화 인문학’은 다문화 시대의 지향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그리고 아프리카 대륙 이해를 주제 삼은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행사 문의는 051-818-9747~9.

 

부산시, 인문학 지원 조례 제정 나서야

 

‘2020 부산인문연대 프로젝트’는 부산시 예산 8000만 원을 지원 받아 진행된다. 애초 2억 원을 신청했다고 한다.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한 남송우 인본사회연구소 이사장은 “인문학 진흥을 위해 ‘인문학법’(인문학 및 인문정신문화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 이미 2016년에 제정됐다”며 “부산시도 이에 따라 조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미 조례를 만든 자치단체도 여럿이다. 더욱이 각종 법률(문화예술진흥법 지역문화진흥법 등)과 부산시가 제정한 ‘부산시민 문화헌장’도 부산시가 인문학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부산시는 인문학법에 따른 조례 제정을 서둘러야 하는 것이다. ‘2020 부산인문연대 프로젝트’ 전체 일정표와 참여 인문학 단체는 부산닷컴(busan.com)에 게재한다.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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