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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태풍 하이선 강타]“강릉 섬석천 공군부대 구간 정비 안돼 태풍만 오면 물난리”

하천 범람 농경지 덮쳐…농민들 軍부대에 강력 항의

 

부대 내 통수시설 확장 안돼
교각이 댐 역할 지적도

부대 측 “시설 확장사업 동의
작전에 지장 당장은 어려워”
강릉시 주중 협의체 구성키로


7일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동해안에 상륙하면서 폭우를 쏟아내자 강릉시 강동면 하시동리와 월호평동을 가로지르는 섬석천이 범람하기 시작했다. 범람한 강물은 하시동리와 월호평동 100여㏊의 농경지를 덮쳤고 농민들은 인근 공군부대 시설물로 인해 또다시 피해를 입었다며 농기계를 끌고 부대를 찾아가 강력하게 항의했다.

섬석천은 하시동리와 월호평동 마을에서 공군부대를 거쳐 남대천 하류에 합류한 후 동해안으로 빠져나간다. 마을 쪽 구간은 넓고 정비가 잘 돼 있는 반면 공군부대 내 하류 구간은 복개돼 있어 태풍 등으로 인한 집중호우가 쏟아지면 물이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하는 구조다. 또 부대 내 교량의 교각 사이가 좁아 원활하지 못한 물 흐름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주민들은 이 같은 구조적인 문제로 물이 역류하거나 제대로 빠지지 않아 농경지 침수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날 부대를 찾은 30여명의 농업인은 지난해 태풍 '미탁' 당시에도 농경지 침수 피해를 입어 일부 하천 정비 공사가 시행됐지만 이번에도 하천 범람을 막지 못한 채 수해를 입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공군부대 정문 도로와 도로 양편 농경지는 이 날 비가 그친 뒤 3시간이 넘도록 여전히 물에 잠겨 있었다.
 

농민들은 “매년 태풍만 오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올해도 공군부대 내 다리가 막혀 댐 역할을 하는 바람에 하천이 범람해 농경지로 물이 대량 유입되고 부대 내 통수시설 확장 공사가 이뤄지지 않아 배수가 안 됐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조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공군부대 측은 강릉시 공무원, 시의원, 지역 주민들과 만나 내년에 강릉시와 함께 '섬석천 통수시설 타당성 조사 용역'을 거쳐 부대 내 통수 시설 확장사업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했다. 그러나 공사를 시행하게 되면 전투기 이착륙 등 작전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지금 당장 공사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시했다.

공군부대 측 관계자는 “통수시설 확장 공사를 하려면 활주로 2곳을 지나가기 때문에 항공 작전 업무 수행에 지장이 있어 단시일에 시행하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강릉시는 이 자리에서 의견 접근이 어렵다고 판단, 이번 주 중 강릉시 주관으로 농어촌공사, 군부대, 주민 대표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가장 시급한 문제부터 해결 방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강릉=고달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