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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교통 혼잡 부르는 ‘드라이브스루’…부담금은 ‘0원’

 

지난 1일 오후 7시께 부산 금정구 스타벅스 금정구청 드라이브스루(DT) 매장 앞 중앙대로. 퇴근 시간에 금정세무서 방면에서 윤산터널로 우회전하려는 차량이 몰리면서 도로가 꽉 막혀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신호가 바뀌어 차가 천천히 터널 쪽으로 진행하는가 싶었는데, 차량 일부가 드라이브스루를 하기 위해 스타벅스 매장 쪽으로 방향을 튼다. 일부 차량이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차로에서 대기하면서 또다시 정체가 빚어진다. 가다 서기를 반복하자 인내심이 바닥난 차량 운전자 수십 명이 거칠게 경적을 울려 댄다.

 

매일 윤산터널을 통해 출퇴근하는 직장인 김 모(54) 씨는 “가뜩이나 터널로 들어가는 차로가 하나뿐인데, 이마저도 스타벅스 매장 진입로로 사용된다. 이 드라이브스루 매장이 출퇴근 시간대 윤산터널 교통 정체의 주범이다. 그런데도 매장이나 경찰 측에서 나와 교통을 정리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출퇴근 시간 금정 윤산터널 앞

‘DT점’ 차량 몰려 주차장 방불

스타벅스 등 부산 시내 50여 곳

 

연면적 1000㎡ 건물만 부과 대상

비대면 방식 선호 고객 계속 늘어

‘코로나 시대’ 세금 체계 개선 필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주문 방식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드라이브스루 매장도 늘고, 이를 찾는 방문객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드라이브스루 매장은 윤산터널 입구, 송상현광장 옆, 부산교대역 인근 등 교통량이 많은 곳에 자리잡고 있어 새로운 교통 혼잡의 주범으로 떠오른다.

 

2일 드라이브스루 매장을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업계의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부산에 위치한 드라이브스루 매장은 맥도날드 20곳, 스타벅스 18곳, 버거킹 7곳 등 모두 50여 곳에 이른다.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는 앞으로 부산에서는 드라이브스루 매장만 낼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접촉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드라이브스루 매장의 인기는 더할 전망이다. 올해 1분기에 맥도날드 드라이브스루점을 이용한 차량만 1000만 대를 넘어섰다.

 

드라이브스루 매장이 계속 증가하면 이로 인한 교통 혼잡 문제도 더해질 전망이다. 정부가 이들 드라이브스루 매장에 교통 혼잡 부담금을 부과하기 위한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행법상 교통 혼잡을 일으키는 대형 시설물에는 광역 지자체가 ‘교통유발부담금’을 부과할 수 있다. 하지만 연면적 1000㎡ 이상만 해당이 돼 부산 내 드라이브스루 매장 가운데 부담금을 내는 곳은 없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교통유발부담금은 면적이 큰 건물을 대상으로만 부과한다. 드라이브스루 매장 대부분이 일반음식점이고, 면적이 부담금을 낼 정도는 아니다. 보통 일반음식점은 교통유발계수가 낮아 부담금을 책정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계속 늘어날 드라이브스루 매장에 따른 교통 혼잡을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도로교통공단 부산지부 최재원 박사는 “코로나 이후 사람들이 비대면 방식을 선호하면서 드라이브스루 매장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드라이브스루 매장을 대상으로 교통영향평가 등을 실시한 뒤 실제로 교통 체증을 많이 유발하는 곳에 부담금을 매겨야 한다. 드라이브스루 매장 설계 때부터 교통 대책을 마련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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