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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김천의 100산 100설 <4회> 백두난함단맥

김천의 100산(山) 100설(說) 백두난함단맥, 백두문암여맥

 

 

백두대간에서 난함산을 거쳐 문암봉, 구화산, 달봉산으로 이어진 산줄기를 백두난함단맥이라 부른다. 산줄기의 좌측은 봉산면과 김천시 신음동이 자리하고 있고 오른쪽은 어모면이 위치한다. 또 문암봉에서 갈라져 어모면 옥률리 방향으로 이어진 산줄기의 마지막에는 애기봉이 자리한다. 이를 백두문암여맥으로 부른다.

 

백두난함단맥과 백두문암여맥 산기슭에는 삼한시대 어모국(禦侮國)이란 소국이 있었다고 전한다. 어모국은 관련 자료가 없어 그 실체를 확인할 수 없으나 감문국과 비슷한 시기 읍락국가의 형태를 유지하다가 감문국이 멸망할 때 신라에 의해 흡수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간에서 김천시청을 향해 힘차게 뻗어 내린 난함단맥

 

백두난함단맥 등산은 김천시청 주차장에서 출발했다. 시의회 옆 금류아파트 들머리에서 시작해 약 30여 분(약 1㎞) 오르자 달봉산 정상이 반긴다. 달봉산 정상에서는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운동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나무 틈 사이로 김천시가지가 보이긴 하지만 키 높은 활엽수와 소나무들로 인해 시원한 조망을 느끼지 못한다.

 

달봉산 정상을 거쳐 능선을 따라 20여 분 걷다 보면 진행 방향 왼쪽으로 구화사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나 구화산 정상에 다다른다. 산길은 오르고 내림이 크게 없어 편안하다. 구화사에서 문암봉 가는 길은 왼쪽으로 문당동을 끼고 오른쪽으로는 어모면 옥률리 사이로 이어진다. 구화산 정상에서 능선을 따라 20여 분 내려가다보면 다시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능선을 따라가는 길은 문암봉 정상까지 오르막으로 이어진다.

 

 

문암봉 정상에는 큰 바위가 있어 정상표지석이 바위 아래 만들어져 있다. 전망을 위한 데크에 올라서면 보는 이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하는 조망이 펼쳐진다. 데크에서는 북쪽으로 백두대간에 속한 난함산이 보이고 좌우로 봉산면과 어모면 은기리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문암봉에서는 백두문암여맥이 갈라진다. 문암봉을 지나 어모면 옥률리 방향으로 내려가다 보면 애기봉 가는 이정표를 만난다.

 

애기봉까지 다소 경사진 능선을 따라 오르면 첫 봉우리를 만난다. 이곳을 지나 약간 낮은 곳에 산불 초소와 함께 애기봉 표지석과 팔각정이 만들어져 있다. 애기봉에서는 어모면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멀리 감문면에 위치한 갈비봉, 백운산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애기봉 정상 산불초소에서 계속 하산하면 어모면사무소로 내려올 수 있다.

 

 

◆백두난함단맥에 얽힌 이야기들

 

 

▷청룡의 꼬리에 해당하는 부거리 마을의 흥망

 

달봉산 아래 자리한 부거리 마을은 큰 부자가 많아 부자 부(富)자에 클 거(巨)자를 써 부거리라고 불렸다. 부거리에 큰 부자가 많았던 것은 풍수지리적으로 청룡이 조각공원 방향으로 꼬리를 드리우고 교동 방향으로 웅크리고 있는 명당자리였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1924년 경부선철도가 개통되면서 철도가 청룡의 꼬리에 해당하는 마을 앞 청룡 바위를 잘라냈고 이후 마을 부자들이 망해 타지로 떠나며 마을이 쇠락했다고 전한다.

 

마을 앞에 있었던 청룡 바위는 2010년 도로 확장공사 과정에서 사라져 이제는 찾아볼 수 없다.

 

▷금음마을과 부채바위

 

부거리 마을 북쪽에 위치한 금음마을은 이전에 김천에서 상주로 가는 길목에 있었다. 금음마을에는 마을 입구에 있던 부채바위와 관련한 전설이 전해온다. 현재의 김천 상주 간 도로가 개통되기 전 금음마을은 상주로 가는 길옆에 위치해 도적이 자주 출몰해 주민들을 괴롭혔다. 마을을 찾은 고승이 도둑을 막을 방안으로 부채바위를 깨뜨려 땅에 묻으라고 했고 시키는 대로 했더니 마을이 쇠락해져 도둑이 들지 않았다고 한다. 가난한 마을에 도둑이 들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1979년 도로공사 도중 땅속에 묻혀 있던 부채바위 일부를 발견해 마을이 번영하기를 빌며 현재의 위치에 다시 세우고 마을의 수호신으로 모시고 있다.

 

▷약물탕과 약수사

 

봉산면과 어모면을 잇는 문암봉과 애기봉 사이 임도를 따라 어모면 옥률리로 내려오면 주민들이 약물탕으로 부르던 계곡이 펼쳐진다.

 

예전부터 물이 좋아 주민들은 이곳을 약물탕으로 불렀다. 이 골짜기에 흐르는 물로 몸을 씻으면 피부병이 깨끗이 나았다고 전해온다. 약물탕으로 불리던 이 계곡에 위치한 약수사란 작은 절에는 한때 전국각지에서 약물탕의 효험을 보려는 이들로 북적였다고 전한다.

 

최근에는 약수사 옆에 위치한 왕두꺼비 산장에서 생활용수로 사용하려고 관정을 뚫었는데 이 물이 피부병에 즉효를 보인다고 알려지며 전국에서 소문을 들은 이들이 다시 약물탕을 찾고 있다.

 

▷은기리 와룡지

 

애기봉 자락 아래 은기리 신기마을 앞에 위치한 와룡지와 관련해 재밌는 전설이 전해온다.

 

와룡지와 신기 은석마을은 풍수지리상 지네형인데 저수지 자리에 큰 부자가 살았다고 전한다. 이 부잣집에 시주를 받으러 온 스님을 주인이 박대했고 화가 난 스님은 지팡이를 끌며 부잣집으로 향하는 혈맥을 끊었다고 한다. 이로 인해 부잣집은 망하고 그 자리는 저수지로 바뀌었으며 스님이 지팡이를 끌고 간 자리는 수로가 되었다고 한다.

 

 

◆백두난함단맥에 속한 산들

 

 

▷문암봉(門岩峰·597m)

 

어모면과 봉산면의 경계에 자리한 문암봉은 문암산으로도 불린다. 백두대간 난함산에서 구화산, 달봉산으로 연결되는 백두난함단맥의 첫 산줄기다. 이름과 관련해서는 산 정상부에 두 바위가 벌어진 대문 형상의 바위가 있어 문암봉이라 했다는 설과 함께 산 아래에 문암사(門岩寺)라는 사찰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는 2가지 설이 있다.

 

▷내남산(667m)

 

내남산은 어모면 능치리, 옥계리, 도암리에 걸쳐 있는 산으로 백두대간 난함산 인접한데다 이름마저 비슷해 주민들은 두 산을 특별히 구별하지 않고 있다.

 

내남산이란 이름은 난함산이 나남산을 거쳐 내남산을 변경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주민들이 난함산과 인접한 산을 난함산으로 오인해 비슷한 이름으로 불렀지만, 이제는 난함산과는 별도의 봉우리가 내남산이란 이름을 갖게 되었다.

 

▷구화산(九華山·328m)

 

구화산은 난함산으로부터 문암봉을 거쳐 달봉산으로 연결되는 중간에 위치한 산으로 오파산(五波山), 구봉산(九鳳山) 등으로도 불렸다. 구화산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산 중턱에 자리한 구화사(九華寺)에서 유래되었다는 설과 이 산으로부터 어모면 방면으로 아홉 구비 골짜기가 있어 아홉 구(九)자를 썼다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실제로 이 산 아래에 아홉사리라는 마을지명이 있다.

 

 

▷달봉산(306m)

 

달봉산이라는 산 이름은 옛날부터 정월대보름이면 이 산 정상에 올라 달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었다 하여 '달을 바라보는 산'이라는 의미라고 전하며 산 정상이 물동이를 머리에 얹을 때 사용하는 '따배이'를 닮았다 하여 따배이말랑이산으로도 불렸다. 또 풍수지리로 볼 때 푸른 용의 기운이 서려 있다 하여 청룡산(靑龍山), 이 산 중턱에 기우제를 드리는 당집이 있었다 하여 당산(堂山), 이 산 아래에 부자가 많이 살았던 부거리라는 마을이 있으므로 해서 부춘산(富春山)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애기봉(440m)

 

애기봉은 문암봉에서 어모면 옥율리 방면으로 뻗어내린 능선을 따라 내려오다 어모문화마을 뒤편에 자리한 산이다. 문암봉에 비해 산세가 작아 애기봉이라 불렸다는 설과 산 중턱에 엄마가 아기를 안고 있는 형상의 바위가 있어 애기봉이라 불렸다는 설이 전해진다.

 

 

〈박스〉 김천 100명산에 도전하세요

 

김천시는 지난해 성공리에 마무리된 김천 70명산 프로젝트에 이어 100대 명산을 재지정해 김천시 산줄기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김천 100명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지난 5월 16일부터 시작된 김천 100명산 프로젝트는 100명산의 지정된 장소에서 인증샷을 찍으면 12월에 시행되는 완주자의 날에 기념 포토 달력을 받는다. 참여를 원하면 누구나 김천시 산림녹지과(054-420-6324)에서 안내 책자 및 지도를 받아 도전할 수 있다.

 

김천시는 산·봉·령(山·峰·嶺)에 대한 재조사를 통해 그 역사와 명칭, 유래 등을 바로잡고 등산로 안내 및 구간별 거리 등을 쉽게 알 수 있도록 안내 책자 및 지도를 제작해 배부한다. 또 김천 클린 산행 등 올바른 산림문화 알리기 및 산지 정화 캠페인을 진행함과 동시에 타 지역 등산객들도 김천시를 방문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참고문헌〉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산경표(신경준 지음, 박용수 해설), 김천의 산(김천문화원), 한글산경표(현진상), 김천의 마을과 전설(김천문화원)

 

〈도움주신분들〉 자문=송기동·강주홍, 사진=박광제·이종섭, 드론=윤삼원, 산행=김삼덕·임상봉

 

〈공동기획 김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