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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봄 유혹'에 코로나 잊었나… 아라뱃길로 쏟아진 시민들

 

길가 불법주차·노점행위 극성
잔디밭 곳곳에 텐트·야외취식
정부 '사회적 거리' 권고 무색
서울시 폐쇄등 안전조치 대비


인천 아라뱃길에 봄나들이를 즐기러 온 시민들이 몰려들고 있다.

정부의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가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5일 오후 2시께 찾은 인천 계양구 둑실동 아라마루 전망대는 아라뱃길을 찾은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전망대 앞 주차장은 만차였고, 주차장 진입로 양쪽 갓길에 차들이 길게 주차돼 있었다.

오징어, 단밤, 쥐포, 과일 등을 파는 트럭이 도로 가장자리 한편에서 장사를 하고 있었다.

시민 통행권을 침해하는 노점 행위는 구청, 경찰 등 기관과 공조해 단속한다는 내용의 '노점행위 금지 안내' 현수막이 무색할 정도였다.

잔디밭이 있는 공간에는 곳곳에 텐트가 설치돼 있었다. 색소폰을 가져와 야외 공연을 하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서구 당하동에 사는 서모(43)씨는 "실내 공간은 폐쇄된 곳이 많아 어딜 갈지 고민하다 탁 트인 곳으로 나왔다"며 "잠깐 돗자리 깔고 쉬고 있는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아 깜짝 놀랐다"고 했다.

전망대 인근에 있는 커피숍, 편의점, 푸드코트도 밀려든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커피숍 측은 원활한 이용을 위해 2시간만 머물러 줄 것을 당부했다.

핫도그, 어묵, 소시지, 감자튀김 등을 판매하는 푸드코트 종업원 전모(52)씨는 "3월 말부터 방문객들이 확 늘어 정신이 없다"며 "매출은 코로나19 확산 전인 평소와 비교해도 2~3배 넘게 늘었다"라고 했다.

아라마루 전망대에서 아라뱃길을 따라 3㎞가량 떨어진 계양구 장기동 다남공원에는 300m 구간 내에 나들이객들의 텐트가 50개 넘게 줄지어 설치돼 있었다.

고기를 구워 먹거나 라면을 끓여 먹는 취사행위를 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앞서 서울시가 나들이 인파를 막기 위해 지난 4, 5일과 오는 12일 여의도 한강공원 주차장을 폐쇄하고 공원 내 텐트 설치 단속기간을 연장하며 안전 조치를 마련한 것과 상반된 모습이었다.

아라뱃길을 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아라뱃길 내 다중이용시설을 폐쇄하고 축제, 행사 모임 등 신청도 중단했으나 방문객들에 대한 이용 제한 방안 등은 논의하지 못했다"며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 방문객들의 이용을 자제할 방안을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한편 인천 계양구는 아라뱃길 일대에 텐트 등을 설치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단속을 강화하고, 서구는 한국수자원공사에 방문객을 줄일 수 있는 통제 방안 마련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낼 계획이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