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 전주문화재단(이하 재단)이 지역 문학과 미디어를 융합한 오디오북 9종의 유통을 시작했다. 오디오북에는 김헌수 시인의 소 시집 ‘저녁 바다에서 우리는’, 박태건 시인의 소 시집 ‘나바위성당 팔각 창문 아래에서’, 정해림 작가의 소설 ‘이오타 언니에 관한 거짓말’, 이지영 작가의 소설 ‘보험 아닌 보험’, 문신 작가의 동화 ‘롱브릿지 숲의 아달로이’, 서성자 작가의 동화 ‘나한테 낸 숙제’, 전은희 작가의 동화 ‘보드 타는 강아지 번개’, 김소라 작가의 희곡 ‘이매설가를 찾아라’, 김영주 작가의 수필 ‘구멍 난 영주 씨의 알바 보고서’ 등 총 9종의 문학 장르가 포함돼 있다. 이 작품들은 네이버 오디오클립과 교보문고, 알라딘, YES24, 구글플레이, 오디언 등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김정경 문예 진흥팀장은 “전문 성우들의 폭넓은 참여와 소리꾼들의 협업 등 작품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시도들이 전국 독자들의 귀와 마음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가 된다. 올해에는 순회 낭독북 콘서트 등 연계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며 “지역 문학작품과 미디어를 융합한 재단의 새로운 도전이 침체된 문학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재단은 오는 4월
‘웹툰’이 IP(지적재산권) 확장의 핵심 장르로 주목받으면서 콘텐츠 업계가 웹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웹툰은 이야기의 소재가 참신한 데다 여러 장르로 변주 가능한 ‘원 소스 멀티 유즈’(OSMU)의 핵심 요소라 ‘콘텐츠 보물창고’로 여겨진다. 인기 웹툰을 드라마·영화로 재가공한 사례는 이미 셀 수 없고, 예능까지 발을 넓히면서 그 영역과 규모가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로 커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 엔터)는 인기 웹툰 ‘좋아하면 울리는’을 활용해 새로운 세계관을 선보였다. 웹툰을 원작으로 이미 드라마로 제작된 작품인데, 이번엔 원작 배경과 캐릭터를 바탕으로 또 다른 웹툰과 예능으로 이야기를 넓혔다. 웹툰 ‘날 울리지 마’ ‘네 이웃에게 친절하라’ ‘초록빛 아래서’와 웹소설 ‘백일홍 스캔들’ ‘울리는 사이’, 실사판 예능 ‘좋아하면 울리는 짝!짝!짝!’이 원작을 확장해 만든 재 창작물이다. 웹툰은 국내 콘텐츠 산업을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웹툰의 참신하고 구조화된 이야기는 2·3차 창작물로 재탄생시키는 데 좋은 재료여서다. 인기 웹툰의 경우에는 팬층이 탄탄해 새 창작물의 주목도를 높이고 신규 독자 유입에도 도움
지난해 성황리에 마무리됐던 김해문화재단의 지역 공연예술인 지원사업인 ‘불가사리 프로젝트’가 올해 2~4월 25개팀으로 라인업을 꾸려 무대에 오른다. ‘불가사리 프로젝트’는 우리나라 민간설화에 나오는 상상 속의 동물 불가사리를 모티브로 김해 예술인들이 철을 먹는 불가사리처럼 무한성장하자는 의미로 지난해부터 추진됐다. 올해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김해지역 예술인을 대상으로 선착순 공모 받아 25개 팀을 선정했다. 공연 장르도 우리에게 친숙한 대중음악, 클래식, 오페라, 연극, 재즈부터 무용, 가무악, 탈춤 등 전통문화까지 다채롭게 구성했다. 첫 공연은 4일 오후 5시 김해문화의전당 누리홀에서 열리는 헤르모소 앙상블의 ‘클래식과 함께하는 황세와 여의낭자’ 설화 창작콘서트다. 공연은 보다 쉬운 클래식으로 가야의 슬픈 사랑 설화 이야기를 재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이어 11일 오후 5시 김해문화의전당 마루홀에서 경상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우리의 꿈을 향해’ 클래식 공연이, 18일 오후 5시에는 김해서부문화센터 하늬홀에서 크리스탈문화예술의 ‘스토리 인 뮤직’ 공연이 펼쳐진다. 25일 오후 5시에는 하늬홀에서 김해신포니에타의 ‘OST 음악회’가 열리고, 누리홀에서 줌인 댄스프
소설가 박민규의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한겨레출판 刊)’은 2003년 출간 당시 기발하고 유쾌한 상상력과 감각적인 문장으로 공감을 얻어내며 ‘한겨레문학상’을 받은 장편소설이다. 올해로 출간 20주년을 맞는 이 작품은 당시를 추억하는 사람들이라면, 특히 삼미슈퍼스타즈의 연고지에 살면서 짧은 기간 이 도깨비 같은 팀의 팬으로 살았던 사람이라면 일단 펼친 책장을 덮는 일이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다. 삼미슈퍼스타즈는 MBC 청룡, 삼성 라이온즈, OB 베어스, 해태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와 함께 프로야구 원년 멤버로 1982년에 창단했다. 소설은 프로야구가 출범할 당시의 모습들을 아주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것도 아주 재미있게 하고 있다. “MBC 청룡-배팅 자세의 청룡 삼성-야구공을 문 사자(중략)삼미는-아아, 우리의 삼미는...슈퍼맨이었다” 뭐 이런식이다. 이후 뜬금없이 영화 ‘슈퍼맨’ 얘기를 하며 삼천포(?)로 빠지는가 싶더니 우승팀은 삼미라는 결론을 내 버린다. 바로 이런 글쓰기가 이 소설을 오랜만에 다시 읽어도 재미있는 이유라면 이유일 수 있겠다. 필자는 2020년에 출간된 개정 2판을 다시 읽었다. 소설을 이미 읽은 독자라면 알겠지만 소설의
제주를 품은 작가들이 ‘다른 듯 같은 꿈’을 꾼다.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는 ‘조화’다. 서귀포시 기당미술관이 지난 31일부터 3월 26일까지 신소장품전 ‘기당컬렉션 : 조화’를 기획전시실에서 선보이고 있다. 2020년 이후 기당미술관이 새롭게 맞은 작품으로 꾸려졌다. 고(故) 양창보·김택화·홍성석 작가의 작품과 함께 현재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고영우·이명복·김용주 작가, 그리고 강문석·강태환·박정근·김선일 등 청년작가의 작품 24점이다. 특히 홍성석 작가의 작품은 지난해 5월 이충열 소장자가 기증 의사를 밝혀 심의와 보존 과정을 거친 것으로 당시 기증받은 ‘근원9401’ 등 6점 가운데 4점이 처음 선보여 의미가 크다. 홍성석 작가는 오현중 미술교사로 재직하며 미술 작업을 병행하던 중견작가였다. 초기에는 잃어버린 인간성에 대한 작업을 ‘인체’를 주제로 작업했으며, 후기에는 자연과 신화를 재구성한 탐라별곡 시리즈도 진행했다. 말년에 서울로 떠나 작업을 이어갔지만 2014년 55세로 생을 마감했다. 전시 관계자는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다 고인이 된 작가와 지금의 청년작가 작품들은 올해 기당미술관의 얼굴이 될 것”이라며 “주제와 기법, 창작방식은 서로 다르
30년 이상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관을 구축해온 손석 작가가 ‘라땅뜨(L’attente)’란 주제로 6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개인전을 연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프랑스어로 ‘라땅뜨’인데 기다림, 기대감, 가능성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프랑스에서 현상학, 기호학과 철학을 탐구해온 작가는 자신의 회화에 입체적인 요소를 접목해 독특한 환영을 나타냈다. 작가가 만든 화면은 일종의 벽과 같은 블록 형태의 요철들이 층을 이룬 형식으로 각각 채색된 층마다 회화 표면에 볼록하고도 오목한 굴곡을 형성하고 있다. 이때문에 작품을 바라 보는 시선에 따라서는 회화 이미지의 착시 효과를 연출함으로써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작품을 감상하는 동안 화면 위에 각기 다른 조형 요소들은 서로를 간섭하는 동시에 유기적으로 연결된 듯하다. 작가는 1995년부터 현재까지 프랑스에서 거주하며 전업 작가로 활동 중으로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한 이후 파리 제8대학 조형미술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국내는 물론 프랑스, 벨기에, 홍콩, 룩셈부르크 등 해외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그는 다수의 기획초대전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최백호는 예술가다. 이건 아는 사람은 안다. 그의 섬세한 감성을 동시대에 누릴 수 있다는 것은 큰 복이다. 그는 부산 출신이기도 하다.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는 1950년 기장 출생의 그가 낸 첫 산문집이다. 한 번 그의 콘서트에 가서 느낀 것은 그의 노랫말이 그의 온몸의 표현이라는 거였다. 귓등을 스쳐 흘러가버리는 노랫말이 아니라 그의 생이 진실하게 실린 무엇이라는 느낌이었다. 그런 그가 쓴 이 산문집의 글도 그의 삶과 내면이 그대로 느껴진다. 38편의 글이 실렸다. 다른 사람들은 그를 두고 간이 크다, 고 하지만 자신은 소심하기 짝이 없단다. 무대에 서서 기타를 들지 않을 때는 손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를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신기하게도 노래에만 집중하고 있을 때 손이 머리 위까지 올라가 열창하고 있더라는 거다. 그는 노래할 때 사실 작두를 탄단다. 음악이라는 아주 예민하고 날카로운 작두를 탈 수밖에 없단다. 스무두세 살 힘든 무명가수 시절, 최백호는 부산의 어느 음악감상실의 인기 DJ이자 친구인 홍수진이 “이거 당신이 좋아할 거야”라며 잭 케루악의 <노상에서>라는 책을 주더란다. 비트와 히피의 근원이 된 케루악의 경
대통령실이 최근 '도서정가제'를 국민제안 첫 토론 주제로 잡은 것을 계기로 영세 동네서점들은 이번에 도서정가제 예외 조항을 꼭 만들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통령실은 11월 도서정가제 타당성 검토 기한을 앞두고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지난달 9일 국민제안 웹사이트에 첫 국민제안 토론 주제로 '도서정가제 적용 예외 허용'을 선정했다. 출판문화산업진흥법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도서정가제 유지 타당성을 3년마다 검토해 폐지와 강화, 완화, 유지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지난 2020년 문재인 정부 시절 타당성 검토에서 현행 유지로 결론이 난 이후 올해 재검토가 이뤄지는 것이다. 지난 2003년 과도한 할인 경쟁으로 왜곡된 출판시장을 바로잡기 위해 도입된 도서정가제는 출판사가 판매하는 모든 간행물에 정가를 표시하고 판매자는 출판사가 표시한 가격대로 책을 판매하는 제도다. 단 법률에서 정한 범위인 최대 10% 이내의 가격 할인과 5% 이내의 사은품, 마일리지 등은 가능하다. 하지만 도서정가제 도입 이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출판업계는 대체로 환영했지만 소비자들은 소비자의 선택을 제한하고 가격 경쟁을 차단하는 제도라며 폐지를 요구해왔다. 소규모 영세
얼어붙은 겨울철 지역문화예술에 온기를 불어넣을 ‘예술공간, 채움 프로젝트’가 펼쳐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문화계에서는 통상적으로 매년 1~3월은 문화예술계 비수기로 일컫는다. 이 기간 강원도 내 문화예술인과 단체들은 연초 지원사업에 대한 신청 결과를 기다리며 작품을 준비, 제작하는데 시간을 소요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1년 가운데 4분의 1은 문화예술 활동이 중단되는 셈이다. 춘천문화재단은 오랫동안 지속돼 온 문제점을 파악해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재단은 지난해 11월부터 춘천지역 내 예술공간의 활성화 사업 일환으로 공모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6개의 ‘민간 예술공간’과 13개 ‘전문 예술단체’가 선정됐고 선정된 예술단체는 예술공간과 매칭돼 2~3월 공연·전시활동을 하게 된다. 프로젝트는 비워진 2월 달력을 문화예술로 채우는 것 뿐 아니라 지역 내 공공 문화예술기관 전시, 공연장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그 역할을 대신하는 민간 예술공간들이 공공의 역할을 보완하고 시민과 예술가들이 함께하는 예술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발휘하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다. 다음달 26일까지 연극, 인형극, 가야금, 클래식 등 9건의 공연과 회화, 사진 등 4건의 전시가 민간 예술공간에
고도의 구성력과 연주 기교로 무장한 실내악 축제가 제주에서 펼쳐진다. 제6회 제주국제실내악페스티벌이 오는 8일부터 16일까지 제주도 문예회관 대극장과 소극장에서 열린다.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예술진흥원(원장 김태관)과 제주국제실내악페스티벌조직위원회(위원장 심희정)가 공동 주최한다. 이번 축제에는 서울대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진과 전문 연주단체 등 정상급 클래식 음악인들이 대거 참석하면서 프로그램이 다채롭고 풍성해졌다. 8일 열리는 개막공연에서는 서울대 백주영·김다미·김민지 교수와 연세대 김상진 교수, 중앙대 김덕우 교수와 함께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의 주인공인 피아니스트 김정원, 클래식 분야의 아이돌 첼리스트 심준호가 무대에 오른다. 페스티벌 기간 동안 제주 토종 클래식 앙상블 ‘데어 토니카’와 대만국립필하모닉오케스트라 악장과 수석연주자로 구성된 ‘스트링콰르텟’, 김용배 전 예술의전당 사장, 한국예술종합학교 첼리스트 이강호, 서수민 추계예술대 교수 등 국내 최고 교수진의 무대가 준비됐다. 이밖에 라이징스타 콘서트, 제주국제실내악콩쿠르 입상자 음악회, 하우스 콘서트뿐만 아니라 제주를 소재로 한 창작곡 발표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열린다. 특히 대극장에서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