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악성민원, 일상의 공포가 되다·(上)] 삶을 파괴하는 폭언
최근 서이초 교사의 극단적 선택으로 교단을 뒤흔드는 악성 민원이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비단 학교에서의 일만은 아니다. 분야를 막론하고 악성 민원인, 블랙 컨슈머의 갑질과 폭언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야기해 누군가는 오랜 기간 몸담았던 직장을 그만두고 음식점이며 병원이 하나둘 문을 닫는다. 급기야 경비원이, 교사가, 공무원이 생을 마감한다. 논란이 있을 때마다 제도 손질의 움직임이 일지만 이마저도 잠시, 악성 민원은 형태와 장소를 달리해 또 다시 누군가의 일상을 송두리째 망가뜨린다. 좀처럼 뿌리 뽑히지 않은 채 사회 전 분야를 흔드는 악성 민원의 실태를 조명하고, 구조적 원인과 해법을 살펴본다. '양주 고깃집 모녀 사건' 피해자 2년 넘게 법정 다툼… 대법까지 "가만 안 둬" 협박 교사들 불안 "돈 내놔. 너 과부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양주시 옥정신도시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박진하(36)씨는 2021년 5월의 어느 날을 잊지 못한다. 여느 때처럼 평범했던 그 날은 한 모녀의 등장으로 박씨에게 지울 수 없는 악몽이 됐다. 모녀는 자신들이 식사한 자리 바로 옆 테이블에 다른 손님들이 앉아있는 점을 문제 삼았다.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위배된다는 게 이들의
- 강기정·김동한·김대훈기자
- 2023-08-09 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