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자란만을 중심으로 산소부족 물덩어리(빈산소수괴)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8일 고성군 등에 따르면 자란만 해역의 가리비와 굴 양식장 35곳에서 산소부족 물덩어리로 인한 패류 폐사가 신고됐다. 이날 기준 자란만에서 가리비·굴을 양식하는 51개 어장, 91개 어가(피해면적 130㏊)가 산소부족 물덩어리로 인한 패류 폐사 피해를 접수했다. 군은 가리비의 경우 각 어가당 90% 이상이, 굴은 어가당 60% 상당이 폐사해 피해액이 100억원 상당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군은 피해 어가에 폐사한 패류 처리비용을 일부 지원하는 한편 재난지원금을 산정해 지원할 계획이다. 복구비 산정액은 20억8000만원 상당으로 집계됐다.
또 산소부족 물덩어리가 바다 바닥에서부터 올라오는 특성이 있는 만큼 패류 양식줄을 바닥에서 더 먼 지점에 설치하도록 안내하는 등 어업인들을 상대로 한 지도를 강화하기로 했다.
남해안에선 7월 말부터 진해만과 고성 자란만, 한산·거제만, 통영 북신만 등을 중심으로 산소부족 물덩어리가 관측됐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현재 자란만~고성만~북신만 17개 정점에서 산소부족 물덩어리가 나타나고 있다. 자란만의 경우 수심 3m 아래에 두께 1~3m가량, 북신만은 수심 5m 아래에 두께 1~2m가량의 산소부족 물덩어리가 유지되고 있다.
이날 오후 자란만 양식장을 찾아 피해현황을 점검한 이상근 고성군수는 “조속히 복구지원금을 지급해 어업인들의 피해를 덜어주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자란만과 고성만 해역에서 산소부족 물덩어리가 관측됐다. 산소부족 물덩어리는 바닷물에 녹아있는 용존산소 농도가 1ℓ당 3㎎ 이하인 것을 의미한다. 이는 해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한 여름철에 주로 발생해 양식어업에 피해를 준다.
경남에서는 고성뿐만 아니라 창원 진해만 덕동 일원에서도 지난주 2개 양식어가에서 홍합 폐사 신고가 접수됐다. 창원시는 산소부족 물덩어리로 인한 피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10일 국립수산과학원과 함께 현장 확인에 나설 계획이다. 수산과학원은 높은 기온으로 인해 해양 표층이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면서 산소부족 물덩어리 발생 범위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군 관계자는 “현재 자란만을 중심으로 피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고성만에서도 일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조만간 현장조사반을 꾸려 확인 작업을 거쳐 정확한 피해규모를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윤수 경남어류양식협회 회장은 “수온이 확실히 내려가고 해양 환경이 바뀌지 않는 이상 적조와 빈산소수괴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며 “긴급 방류와 황토 살포 같은 대응책을 적극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