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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대구 '역전세난' 갈수록 심화 우려…이미 경매시장은 꽁꽁

호갱노노, 최근 3개월 간 대구 역전세 계약 1천337건
수도권 제외하면 부산 다음으로 역전세 계약 많아
금리 인상으로 전세대출 이자 부담 커져 세입자 줄어
주택 가격 하락세도 한몫, 입주 예정 물량 많아 부담
경매 시장엔 이미 한파, 감정가 반값인 아파트도 매물로

 

집값과 전세금이 추락하고 고금리 영향으로 금융 부담마저 커지면서 대구에 역전세 폭풍이 불어닥쳤다. 가뜩이나 대구는 신규 입주 물량도 많은 지역이라 '역전세난'이 지속할 공산이 커 집주인들의 주름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2일 부동산 프롭테크(부동산+기술) '호갱노노'에 따르면 최근 3개월(2022년 11월~올해 1월) 간 대구에서 역전세 계약 1천337건이 이뤄졌다. 이는 최대 시장인 수도권(1만8천10건)을 제외하면 부산(1천628건) 다음으로 많은 수치다.

 

역전세는 쉽게 말해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는 것이 어려워진 상황을 말한다. 2년 전 세입자가 전세 보증금 3억원을 내고 들어왔는데 2년 뒤 집을 나갈 때 보증금 시세가 2억원이 돼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면 손해를 보는 경우가 전형적인 예다.

 

역전세난은 보통 부동산 시장 둔화,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 신규 주택 공급 증가 등으로 주택 가격이 하락하고 세입자가 줄어들면 발생한다. 이번 경우는 금리 인상에 따른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전세 세입자 수요가 줄어든 게 주요 원인을 꼽힌다. 실제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말 전세대출 금리 상단은 연 7%를 넘겼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 대구에 예정된 입주 물량이 많아서다. 부동산R114와 부동산원이 공동 발표한 '주택 입주 예정 물량 정보'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내년 12월까지 대구의 입주 예정 물량은 6만3천858가구에 이른다. 역대 최대치이자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은 양이다.

 

대구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올해로 끝이 아니다. 내년 이후에도 입주 물량은 꾸준하다. 2024년 40개 단지 2만1천670가구, 2025년 20개 단지 1만193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라면서 "입주 물량이 넘쳐 지역 부동산 시장이 더욱 침체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경매 시장엔 이미 한파가 닥쳤다. 부동산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최근 1년 간 대구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은 큰 폭으로 내렸다. 작년 4월 91.9%를 기록한 이후 작년 9월 79.5%로 하락, 80%대가 붕괴했다. 이제는 70% 선도 위태롭다. 지난해 12월에는 지방 광역시 중 가장 낮은 70.4%로 집계됐다.

 

이러다 보니 감정가의 반값 수준인 아파트가 경매시장에 잇달아 나오고 있다. 북구 동천동의 한 아파트(전용 85㎡)는 감정가 4억3천만원이지만 작년 11월 이후 두 차례 유찰되면서 최저 입찰가가 2억1천70만원까지 떨어졌을 정도. 지난달 감정가 3억4천800만원짜리 수성구 사월동의 한 아파트(전용 84㎡)도 최저 입찰가가 1억7천만원으로 내려갔다.

 

주택 시장 침체는 토지 거래 시장도 꽁꽁 얼어붙게 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대구의 토지 거래량은 전년 대비 54.6%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전국적으로는 거래량이 33% 줄었다. 부동산원 측은 "자금 조달 부담과 수요 감소로 땅값이 작년 연말부터 하락세를 보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