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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천혜의 환경이 아닌 유혜의 환경

[통큰기획-한강하구를 살리자·(2)] 수치로 본 오염 실태
수질·생태 건강 '모두 나쁨'… 상류 갈수록 더 심각했다

 

 

 

한강 하구 중립수역은 수십 년 동안 민간 선박 항행 등 일반인 출입이 통제됐다. 이는 천혜의 자연환경이 보전돼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정확한 실상을 알지 못한다는 의미도 있다.

1953년 정전 협정 때 남북은 중립수역에서의 민간 선박 항행을 허용하기로 합의했지만, 그 약속은 아직 지켜지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한강 하구 물길의 특성은 물론 중립수역 수질 오염도 등 구체적인 실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인천시가 지난해 진행한 '한강 하구 환경기초조사 연구용역'은 한강 하구 중립수역 실태를 추정할 수 있는 가장 최근의 자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강 하류(고양·파주·김포), 강화도 인근, 인천 연안(영종도 해역) 등 한강 하구 중립수역 주변 3곳 10개 지점에서 조사한 결과다. 

 

인천시, 10개 지점 시료 분석
대조군 덕적도보다 수질 안 좋아
강화 10월·인천연안 8월 '최악'
 

이번 연구용역 결과를 보면, 조사 시기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한강 하류의 수질 오염도와 생태계 건강성이 '나쁨' 수준으로 확인됐다. 한강 하류, 강화도 인근, 인천 연안에서 채취한 시료에선 생태계를 위협하는 요소로 지목되는 미세플라스틱과 합성머스크화합물도 검출됐다.

인천시는 지난해 4~12월 한강 하류 3곳, 강화도 인근 3곳, 인천 연안 4곳 등 총 10개 지점에서 시료를 채취·분석하는 방식으로 한강 하구 환경기초조사를 진행했다. 계절에 따른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5·8·10월 세 차례 조사했다. 이번 조사는 염분이 포함된 한강 하구 특성을 반영해 해수 수질 조사 기준을 적용했다.

수질 평가(1~5등급) 부문에선 한강 하류 3곳 대부분이 가장 안 좋은 등급인 '5등급'에 해당하는 것으로 측정됐다. 8월과 10월 조사 결과는 3곳 모두 5등급을 기록했으며, 5월엔 3~5등급으로 나왔다.

시기별로 보면 5월에 가장 수질이 좋았다가 8월에 가장 악화한 뒤 10월에 다소 회복하는 흐름이다. 위치별로 보면 상류일수록 수질이 안 좋고, 바다의 영향을 많이 받을수록 그나마 양호했다.

강화 인근은 8월에 2~5등급으로 다른 시기에 비해 수질 상태가 좋았고, 10월에는 4~5등급으로 가장 나빴다.

인천 연안 4곳은 5월에 2~4등급으로 조사됐으며, 8월과 10월엔 4~5등급으로 측정됐다. 8월보다 10월의 수질이 다소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조군으로 설정해 조사한 덕적도 해역은 1~2등급으로 한강 하구 수역보다 좋은 상태를 보였다.

인천시는 이번 연구용역에서 생태계 건강성(1~7등급)도 조사했는데, 수질과 마찬가지로 한강 하류 지역이 가장 나쁜 등급을 받는 등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태계 건강성 조사는 KBQI와 ISEP 두 가지 방법을 활용했다. KBQI는 생물의 출현을 기반으로 하는 건강성 평가 방법이다.

생물 다양성이 높은 곳에서 출현하는 종이 많이 발견될수록 건강한 서식처다. ISEP는 서식 밀도와 생체량 균등도를 기반으로 한 평가 방법이다. 개체 수는 고르게, 생체량은 일부 대형 종이 출현할수록 건강한 서식처로 평가한다.

생태건강, 난지 연중 '최저 등급'
서남물재생센터 등 악영향 추정
 

이번 생태계 건강성 평가에서 한강 하류 난지·서남 물재생센터 인근 시점은 시기 및 평가 방법과 관계없이 모두 가장 낮은 등급인 7등급을 받았다. 난지·서남 물재생센터 방출수가 생태계 건강성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나머지 한강 하류 조사 지점 2곳도 6~7등급을 받았다.

생태계 건강성 평가는 강화도 인근에서 인천 연안 쪽으로 갈수록 양호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인천 연안은 3등급 안팎의 양호한 수준이었으나, 일부 조사 지점에서 6등급이 나오는 등 향후 악화할 가능성이 있었다.

이번 연구용역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연구용역을 수행한 한국연안환경생태연구소 유재원 대표는 "해수 기준을 적용해 오염도 등을 평가했는데, 한강 하구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는 충분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한강 하구는 지속적인 조사와 분석이 필요하고, 특히 한강 하구 특성(밀물·썰물에 의한 정체 현상)을 반영한 조사 방식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 그래픽 참조·관련기사 3면(물고기 뱃속까지… 미세 플라스틱, 어디에나 있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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