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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코로나 끝나는데 … 광주문예회관 개관 또 연기

올해 9월에서 2023년 3월로
컨트롤타워 부재 문화행정 허술
대극장·소극장 모두 휴관
지역 공연단체·문화계 큰 혼란

 

 

오는 9월 리모델링을 마치고 운영을 재개할 예정이었던 광주문화예술회관(이하 문예회관) 대극장 개관 시기가 2023년 3월로 또 다시 연기되면서 지역 문화계가 혼란에 빠졌다.

코로나19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공연 재개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있던 공연기획사와 지역민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으며, 특히 이번 두 번째 연기로 내년 3월까지는 대극장은 물론 소극장까지 동시에 문을 닫게 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지역 공연단체들의 경우 공연장 잡기에 애를 먹게 됐다.

무엇보다 재개관 시기가 두 차례나 연기되는 과정에서 사업 주체인 문예회관과 공사를 담당하는 광주시 종합건설본부(이하 종건)사이의 의견 조율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각기 다른 의견을 내고, 일방적으로 재개관 일정을 발표하는 전반적인 컨트롤 타워 부재를 드러내 허술한 문화 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문화예술회관은 최근 문예회관 홈페이지를 통해 대극장과 소극장의 리모델링을 위해, 2023년 3월 31일까지 휴관한다고 밝혔다.

대극장 재개관은 당초 예정보다 1년 3개월이나 연기됐다. 문예회관은 지난 2021년 초, 설계용역을 끝마칠 당시 2021년 12월까지 공사를 완료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지난해 8월 완공시기 착오로 올 9월 대극장 공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었다. 소극장 또한 당초 2023년 1월 공사를 완수하겠다고 했지만 이보다 2달 늦은 3월에야 공사가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초 소극장과 대극장 공사 시기를 조정해 문예회관이 완전히 문을 닫는 상황을 피하려했던 당초 계획도 의미가 없어졌다.

대극장 재개관만 고대하던 지역 공연계는 허탈감에 빠졌다. 특히 대형 공연의 경우 작품 준비를 위해 미리 공연장 상황을 파악하는 게 필요하지만 ‘개관 연기’만 발표할 뿐 공연장을 이용하는 예술단체, 공연 기획사들에게 진행상황 등 리모델링 사업에 대한 정보도 전혀 제공되지 않아 막막한 상황이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킹키부츠’ 등을 대극장 무대에 올릴 계획이었던 한 공연계 관계자는 “2년 동안 공연을 하나도 못했다. 9월에 맞춰 작품을 준비중인데 시기를 또 번복하면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며 “공연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좌석은 어떻게 바뀌고, 무대장치는 뭐가 달라지는 지 하나도 알려진 게 없어 더욱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오는 5월부터는 소극장까지 공사에 들어가면서 문화계에서는 최대 2322석(대극장 1722석·소극장 504석)의 공백으로 인한 대관 대란 현상이 빚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당장 지역 소규모 공연단체들은 500~700석 규모 공연장 찾기에 애를 먹고 있다. 오는 5월 창작공연을 무대에 올릴 예정인 한 예술단체 관계자는 “700석 규모의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공연을 하고 싶었지만, 문예회관 대극장 공백을 빛고을시민문화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에서 메우고 있다 보니 공연장을 구하기가 어려워졌다”며 “최소한 대극장 공사가 끝난 후 소극장 공사에 들어가야 하지 않았나 싶다”고 푸념했다.

문예회관과 광주시 종합건설본부(이하 종건)는 잇따른 재개관 시기 연장 원인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국제적 상황에 따른 공사 자재 조달과 안전 문제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연기 사안의 경우 양쪽이 충분히 의견을 공유하며 리모델링을 진행했다면, 개관 시기에 혼란을 주지 않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행정의 공신력 추락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종건 관계자는 “대극장 음항·통신·기계 설비들은 대다수 외국 자재로 논란을 없애기 위해 조달청을 통한 제한 입찰로 진행하다 보니 행정 절차에만 3개월이 소요된 데다, 반도체 대란과 전쟁으로 자재를 제대로 수급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최대한 서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밀안전진단’이 추가됐고 품질증명절차 등 시공에 대한 보완 사안을 추가하다 보니 공정이 다소 지체 됐다. 추가된 공정들 역시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역 문화계 관계자는 “좋은 건물을 만들기 위해 공사 기간이 길어지는 걸 이해못하는 게 아니라 리모델링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조율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공정을 진행하는 것이 문제”라며 “특히 이번에 소극장마저 문을 닫게 되면서 상황이 더 나빠졌다”고 비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