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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안전한 세상 위해 ‘세월호’ 영원히 기억됐으면”

세월호 8주기 맞아 마을에 추모 조형물 만드는 ‘금호촛불’ 회원들
빛고을국악전수관 앞 높이 2.2m ‘기억의 소녀상’ 추진
제작비 크라우드 펀딩 모금…참사 이후 400회 추모 집회

 

 

“점점 잊혀지고 있는 듯한 세월호의 기억, 이 조형물로 인해 세월호가 영원히 기억됐으면 합니다.”

8년 전인 2014년 4월 16일 수학여행을 간다며 집을 나섰던 아이들은 영영 돌아오지 못했다. 세월호 참사로 목숨을 잃은 304명을 기리는 시민들의 추모 발길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4월, 세월호 8주기를 앞두고 광주 시민들이 세월호 추모 조형물을 설치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금호촛불’ 나봉주·김동채·이기문·이상수씨. 금호촛불은 광주 금호동 일대에서 추모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주민 20여명이 꾸리고 있는 모임이다.
 

이들은 광주시 서구 금호동 빛고을국악전수관 일원에 ‘기억의 소녀상’을 제작해 세우기로 했다. 세월호 참사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서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8년이 지났지만, 실체적 진상규명이나 책임자들에 대한 뚜렷한 처벌도 없었습니다. 잊혀져간다는 생각이 들어 도심 속에 조형물을 만들자는 의견이 나왔죠.”(김동채)

조형물은 지난해 세월호 7주기 추모기간 5·18민주광장에 설치됐던 ‘기억의 소녀상’과 동일하게 제작하기로 했다.

그러나 기억의 소녀상 추진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관할 지자체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데다, 제작에도 적지않은 금액이 필요했다.

“막상 만들려고 하니,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구청 허가가 필요한데, 관련 자료 준비에만 꽤 많은 시간이 걸렸어요. 게다가 설치 이후 민원이 발생할 수도 있어 여러 검토과정이 필요했습니다.”(나봉주)
 

조형물 제작은 기억의 소녀상과 광주 북구청 광장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을 만든 최재덕 작가에게 의뢰했다.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주민들이 결성한 ‘마을촛불’은 전국에 수없이 많지만 조형물을 설치하는 건 금호촛불이 처음이라고 했다.

 

 

금호촛불은 전국 마을촛불 가운데 가장 열정적인 단체로 꼽힌다. 생업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참사 이후 매주 월요일 오후 7시, 빛고을국악전수관 앞에서 추모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악천후에도 이들의 추모활동은 단 한차례 중단된 적이 없다. 추모행사는 어림잡아 400회에 달한다.

“세월호의 아픔을 아픔으로 묻고 넘어가서는 안됩니다. 누구나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세월호를 잊지 않고 진실을 밝혀야 합니다. 이를 동력 삼아 8년 동안 길거리로 나섰습니다.”(이상수)

오는 16일이면 빛고을국악전수관 주변에 설치된 조형물을 볼 수 있다.

“기억의 소녀상이 설치되는 곳이 학생들이 많이 오가는 학원가이고 유동인구가 많습니다. 아이들과 시민들 모두 조형물을 바라보면서 세월호를 다시 한번 기억해줬으면 합니다.”(김동채)

이들은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이번 조형물 제작 비용을 후원받고 있다. 아직 목표 금액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시민들의 후원이 감사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