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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미래 동력 잃었다…‘일자리 찾아 수도권으로’ 부울경 MZ 급감(종합)

 

# 6년 전 취업을 위해 서울로 간 김가희(30) 씨는 “취업 전에는 서울에 오겠다고 꿈꾼 적이 한 번도 없다. 하지만 이루고자 하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서울에 와야 했다”면서 “타지 생활이 힘들 때면 고향 부산에 가기 위해 부산 지역 모집 공고를 찾아보곤 했는데 청년으로서 미래를 꿈꿔 볼 회사를 찾기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 경남의 한 행사·이벤트 업체에서 일하던 박 모(27) 씨는 코로나19가 발생한 뒤 사실상 실업자로 1년간 고향인 부산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부터 서울에서 행사·이벤트 쪽 일거리가 생기기 시작하자 올 8월에 서울에서 취업하게 됐다. 좁은 원룸에 월세가 비싸지만, 그는 지역업체보다 훨씬 큰 규모의 업체에서 일하게 된 데 대해 매우 만족하고 있다.

 

3년 새 부산 2030 7만 명 감소

인구감소분의 대부분 차지 ‘심각’

울산 4만 명, 경남 9만 명 줄어

반도체·IT업종 수도권에 집중

청년 인구 늘어난 시 지역 15곳 중

14곳은 과천·하남·평택 등 경기도

 

 

 

부산과 울산, 경남에서 ‘MZ세대’라고 불리는 ‘2030 청년세대’의 인구가 다른 지역에 비해 매우 빠른 속도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울경 전체 인구도 줄어들고 있지만 청년세대 인구는 이보다 훨씬 빠르게 감소하는 상황이다. 울산과 경남은 청년인구 감소율이 광역단체 1~2위를 기록했고 부산도 다섯 번째로 높았다. 대부분 괜찮은 일자리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특히, 코로나로 인한 일자리 타격이 지방에서 더 심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통계·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2018년부터 통계청 자료를 토대로 올 10월까지 20~39세 전국인구 추이를 분석한 결과, 2030 세대는 2018년 1409만 명에서 올해 1343만 명으로 4.7%가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총인구는 5183만 명에서 5166만 명으로 0.32%만 줄었다. 청년세대의 인구 감소율이 전체보다 훨씬 높았다.

 

MZ세대란 1980년대 초~2000년대 초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여기서는 20대와 30대 인구를 기준으로 삼았다.

 

더 심각한 문제는 부울경에서 이 같은 경향이 가장 두드러진다는 데 있다. 부산은 이 기간에 청년인구가 89만 9448명에서 82만 6544명으로, 3년이 채 안된 시간 동안 7만 2904명 감소했다. 감소율이 -8.11%였다. 특히 울산은 같은 기간 32만여 명→28만여 명으로 11.05%가, 경남은 84만여 명→75만여 명으로 10.31%가 줄었다.

 

특히 이 기간에 부산은 전체 인구가 8만 5142명이 줄었는데, 청년 인구는 7만 2904명이 감소해 인구 감소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취업준비생이나 청년 이직자 등이 모두 서울을 선호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기초단체에서도 ‘시’ 지역은 경남 통영의 청년인구 감소율이 21.4%에 달해 전국 1위였고 ‘구’ 지역에서는 창원시 의창구가 20.6%로 1위였으며 울산 동구(-19.4%) 울산 중구(-17.5%)도 가파르게 지역 청년인구가 감소했다.

 

시 지역에서 ‘2030 청년인구’가 증가한 곳은 15곳이었다. 그런데 이들 중에서 14개 시는 서울을 둘러싼 경기도 지역이었다. 과천시가 24.8% 늘었고 하남시(23.2%), 평택시(15.2%), 화성시(11.3%) 등도 청년 인구 증가율이 매우 높았다. 서울 관악구는 청년인구 비중이 38.9%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반면 부산의 청년인구 비중은 24.6%에 불과해 8개 특·광역시 중에서 가장 낮았다.

 

리더스인덱스는 “이번 분석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영남지역에서 청년 인구 감소가 많았다는 것이고, 그중에서도 부울경에서 가장 심각했다는 것”이라며 “젊은이들이 원하는 일자리가 지역에서는 부족하고 산업구조가 반도체 정보통신(IT) 등 수도권에 집중된 분야로 변화하고 있어 나타난 현상”이라고 밝혔다.

 

한 대기업 임원은 “양재라인 기흥라인이라며 취업 한계선이 존재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아무리 좋은 조건이라도 우수인력이 지방근무를 절대적으로 기피한다”며 “대기업들이 지방에 있던 기업 연구소 등을 모두 수도권으로 이전시키는 이유는 인재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