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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코로나19도 못 꺾은 예술혼…작품성 돋보여

제47회 제주특별자치도미술대전, 서예·문인화대전 시상

 

 

‘제47회’ 제주특별자치도미술대전’에서 배효정씨(40·제주시 한림읍), ‘제47회 제주특별자치도서예·문인화대전’에서 김태행씨(65·제주시 아라1동)가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미술협회제주특별자치도지회(지회장 유창훈)는 지난 28일 제주도문예회관 제1전시실에서 제47회 제주도미술대전과 서예·문인화대전 시상식을 가졌다.

행사를 주최·주관한 제주미협에 따르면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예년에 비해 적게 작품이 접수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난해보다 출품 작품이 늘어나는 등 제주 미술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술대전에서 처음으로 영상 작품이 대상으로 선정돼 의미를 더했다.

지난해 미술대전에서 46년 만에 처음으로 공예 작품이 선정된 데 이어 올해에도 그림 외 분야에서 대상이 나오면서 미술계에 부는 ‘혁신’ 바람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올해 미술대전에는 지난해보다 15점 많은 76점(도내 45점, 도외 31점)이 접수됐다. 그 중 평면은 60점, 입체는 16점이다.

 

심사 결과 대상 1명, 우수 작가상 2명, 선정 작가상 12명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1000만원, 내년 개인전 개최 지원(대관, 도록, 홍보) 혜택이 주어졌고 우수 작가상에게는 각각 상장과 상금 300만원, 선정 작가상에게는 각각 상장과 상금 100만원이 제공됐다.

서예·문인화대전에서는 한글서예 부문 76점, 한문서예 부문 88점, 서각 부문 20점, 문인화 부문 54점, 캘리그라피 부문 30점 등 총 268점이 응모하며 지난해(196점 응모) 보다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이 가운데 대상 1명, 우수상 3명, 특선 15명, 입선 74명이 선정됐다.

대상은 상패와 상금 500만원, 우수상은 각각 상장과 상금 200만원, 특선은 각각 상장과 10만원 상당의 제주사랑상품권이 수여됐다.

백광익 미술대전 심사위원장은 심사 총평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많은 작품이 출품됐다. 특히 표현 방법에서 출품 작가들의 참신성과 작품성이 돋보였다”고 밝혔다.

이상기 서예·문인화대전 심사위원장은 “작품성과 창의성에 바탕을 두고 심사를 벌였다. 예년 출품 작품들과 견줘 손색이 없을 정도로 좋은 작품이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 “무릇 작품이란 작가의 영혼세계다. 내년에도 잘 쓰기만 한 것보다 작품 속에 작가의 혼이 배어있고 많은 이의 가슴에 길이 남는 작품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고 밝혔다.

유창훈 제주미협 회장은 “코로나19로 예술 활동이 위축되고 있음에도 수준 높은 작품을 출품해 준 미술인들에게 감사드린다. 내년에는 코로나19가 종식돼 축제 분위기 속에서 우수한 작품이 많이 출품돼 제주미술 발전에 기여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서예대전 입상작은 이날부터 오는 9월 2일까지 제주도문예회관 제1전시실, 서예·문인화대전 입상작은 오는 9월 4일부터 9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전시된다.

다음은 입상자 명단.

■제주도미술대전

▲대상=배효정 ▲우수 작가상=김승민, 김다슬 ▲선정 작가상=강복근, 고종규, 김산, 김소운, 나광호, 라군선, 최준영, 현초인, 문수정, 이가희, 정재훈, 조성옥

■제주도서예·문인화대전

▲대상=김태형 ▲우수상 △한문서예=이용철 △한글서예=이문석 △문인화=문영주 ▲특선 △한글서예=표미숙, 김양선, 김영희, 김경섭, 김시연, 김효은 △한문서예=허동일, 장정관, 이복기, 문원일, 전용석, 김은숙 △문인화=이서진, 양원석, 박영애

▲입선 △한글서예=신현숙, 이은솔, 정하은, 강윤호, 윤창완, 양진호, 강병상, 이성숙, 문병수, 유계자, 이지은, 김미경, 김유미, 양달빈, 한승희, 이경화, 김성률, 이순정, 홍성수, 김일환, 강숙자, 김희숙, 이경순, 오승집, 송근실, 홍성립, 김리라, 김은성, 양윤영, 이경미 △한문서예=서영관, 오경환, 곽재호, 문석진, 김덕민, 양태석, 이대언, 하주홍, 한권록, 고성진, 고성철, 김기남, 강헌석, 김기범, 이경봉. 홍인선, 김창현, 진경필, 노상록, 신은아, 오성종, 김귀숙, 김병후, 강봉남, 고군자, 이재수, 김병철, 이택형, 김주희 △문인화=문옥희, 송준우, 강경숙, 송여옥, 현숙, 김향아, 정순임, 박민선, 임지원, 오명석, 양영옥, 김영선, 김경숙, 김화천, 김미경

 


■대상자 수상 소감
 

▲미술대전 배효정씨 “애끓는 모성과 기원의 마음 담아”

“영상 작업을 하는 모든 동료들과 기쁨을 함께 하고 싶어요.”

작품 ‘당신의 기원’이란 작품을 출품해 영상 분야에서 제주도미술대전 최초로 대상을 받은 배효정씨(40·제주시 한림읍)는 “어깨가 무겁다. 수상을 계기로 앞으로도 작품 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배씨는 제주의 여성, 어머니를 통해 그들의 강인함을 닮고 지해를 얻고자 하는 바람을 수중 퍼포먼스 영상으로 담았다.

배씨는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이번 작품의 모디브가 돼 주신 이웃 할머니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배씨는 “생활 속에서 작업의 모티브를 찾고 그 안에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작업을 하고 있는지라 늘 작업의 영감을 주는 협재리 마을 어르신들과 이장님께도 고마움을 전한다”고 했다.

‘당신의 기원’은 어린 나이에 바닷가 마을 가난한 집으로 시집화 자식을 낳고 남편과 사별한 후 밭일과 물질을 가리지 않으면서 자식들을 키운 이웃집 할머니를 모티브로 했다.

배씨는 “어린 자식들을 떼어놓고 일본으로 떠나던 배에서 제주섬을 한없이 바라보며 자녀들의 무사안녕을 바라고 바랐던 어머니의 애끓는 모성과 기원의 마음을 작품에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

대상작 ‘당신의 기원’에서 ‘기원’은 바라는 일이 간절히 이루어지기를 비는 ‘기원(祈願)’과 사물이 처음으로 생김을 뜻하는 ‘기원(起源)’이라는 중의적인 뜻이 담겼다.
 

▲서예·문인화대전 김태행씨 “먹 갈고 글 쓰며 마음 수양”

“퇴직 후 남은 시간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 붓을 들었는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입니다.”

제주도서예·문인화대전에서 대상을 받은 김태행씨(65·제주시 아라1동)는 오현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던 2008년 서예에 입문했다.

김씨는 ‘채근담’ 중 ‘남의 과오는 용서하되 나의 과오에 대해서는 엄격해야 한다’는 구절을 한문 예서체로 출품했다.

취미로 시작했던 그의 서예술은 탐라서예문화회에 가입, 동료와 선배로부터 지도를 받으며 나날이 무르익었다. 지금은 탐라서예문화회를 이끌며 매년 정기전을 준비하는 등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서예술이 나날이 무르익으며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 한라서예전람회 초대작가, 설치미술대전 초대작가로 이름을 알렸다.

김씨는 “나이 50이 넘어 서예에 입문했다. 먹을 갈고 붓으로 글을 쓰는 과정에서 마음을 수양하는 법을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여러 훌륭한 작품이 많은데 대상을 받게 돼 송구스럽다. 여러 가지 부족하지만 앞으로 좋은 작품을 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자신만의 공간에 홀로 앉아 심신을 수양하는 데 글을 쓰는 것 만큼 좋은 게 없다”며 “100세 시대를 맞아 서예가 널리 보급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문기 기자 kafka71@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