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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메타-가든 ...가상의 정원을 거닐다 환상의 세계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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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립미술관 ‘메타_가든’전
AI·빅데이터 기반 체험형 전시
이진준·박상화 등 11명 참여
10월까지 예약제 무료 관람

 

검은 천을 들추고 들어서면 마치 ‘다른 세상’으로 순간이동하는 기분이 든다. 알록달록한 빛줄기가 쏟아지는 ‘소리의 나무’(정문열 작)는 제임스 카메룬 감독의 ‘아바타’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다. 푸른빛의 나비족들이 자연과 소통하는 매개체인 신비한 나무에서 모티브를 따온 작품은 나무 대신, 광섬유와 LED를 활용해 자연과의 교감을 이야기 한다. 길게 늘어뜨려진 색색의 광섬유는 나비족의 꼬리처럼도 보인다. 작가가 제작한 새 소리, 물소리까지 어우러지면 마치 미래 행성의 미지의 숲 속에 들어와 있는 착각에 빠진다.
 

화면을 가득 채운 건 담양 소쇄원의 대나무다. 영상 앞에 놓인 자판을 조작해 7월의 ‘어느 하루’를 입력한다. 화면 속 대나무 사이로 빗줄기가 쏟아진다. 기상청 데이터와 연결된 그 날의 날씨 정보를 통해 누군가의 마음에 남았을 ‘어떤 날’을 추억케 하는 금민정 작가의 ‘바람과 비, 그리고 그날의 기억’이다.

광주시립미술관(관장 전승보)에서 열리고 있는 ‘메타_가든’전(10월31일까지)은 독특한 체험형 전시다. 첨단 과학기술을 접목, 새로운 상상력을 자극하는 가상의 ‘테크놀러지 예술정원’을 구현한 전시에는 AI, 빅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업하거나, 디지털 영상 설치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11명의 작가를 초청했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 기념 특별기획전이기도 한 이번 전시는 ‘가공’ ‘초월’ 등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 세계와 같은 사회, 경제, 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의 가상세계를 뜻하는 ‘메타버스’의 ‘메타’ 개념을 가져와 꾸렸다.

 

 

전시작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작품 앞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당신이 보는 작품은 무한 확장하며 ‘더 많은 세계’를 경험하게 해준다.

‘소리나무’의 터널을 지나면 윤제호의 ‘휴식동굴’이 기다리고 있다. 디지털에 익숙한 이들에게 쉼을 제공하는 ‘미래의 휴식’ 공간에 들어서면 자유롭게 움직이는 레이저와 디지털 큐브 등이 만들어내는 무한한 세계가 펼쳐진다.

미술관 벽면 전체를 활용한 대형 스크린을 통해 만나는 거대한 수족관은 압도적이다. 이진준 작가의 ‘모아나이아(MOANAIA)’는 남태평양 바다속을 묘사한 환상적인 작품이다. 화려한 컬러로 시작해 혼탁한 흑백으로 마무리되는 5분 분량의 작품은 실제 촬영한 영상과 AI를 활용한 편집이 아우러져 가상과 실제를 동시에 보여준다. 물 속에 잠긴 석상과 화려한 바닷속 생물체들, 바닥에 어른거리는 인간의 모습은 주류 세계사에서 소외된 오세아니아 문화와 환경문제 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서상희의 ‘메타_가든 속 가상정원’은 아날로그와 자연을 상징하는 실재 나무가 천정에 매달려 있고, 디지털미디어의 인위적 빛과 영상 이미지가 결합돼 가상의 정원을 연출한 작품이고 박고은의 ‘식물의 몸짓’은 레이저 스캐너로 기록한 나무의 미세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박상화 작가의 ‘공중비디오정원’(5분)은 작가가 직접 촬영한 집과 무등산, 꽃 등의 영상이 천정과 바닥에 불규칙하게 걸린 박스 구조물에 프로젝션 맵핑 기법으로 구현된 작품으로 현대판 무릉도원을 묘사하고 있다. 관람객들은 작품의 일부가 돼 바닥에 설치된 박스에 앉아 사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손봉채 작가의 ‘물소리 바람 소리’는 남도의 정자나무를 소재로 만든 디지털 나무들로 폴리카보네이트 위에 유화 물감으로 세세히 묘사한 나무들은 아날로그적 느낌도 전한다. 또 소수빈의 ‘신-생태계의 휴리스틱’은 센서에 반응하며 움직이는 기계에 ‘식물’을 실어 지금처럼 고정된 게 아니라, 이동하며 살아가는 미래 식물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밖에 수학적 원리인 피보나치 수열을 통해 우주, 인간, 자연, 인공물의 존재 규치과 원리를 보여주는 김형숙의 영상 작품 ‘근본적인 원칙’(9분 5초)과 미세먼지가 우리몸의 세포와 신경망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측정해 맵핑 작업을 진행한 노상희 작가의 ‘우리사 사는 세계 v2.2’도 만날 수 있다. 무료 관람. 예약 필수. 월요일 휴관.

/글·사진=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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