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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와이드]경기도 유적 63곳 중 62곳 북부에…보수·관리 어렵다

유적 관리 부실 '고구려 역사' 홀대

지자체에선 예산 등 이유로 소홀
포천 반월성 방치 특색은 사라져
양주 불곡산 무너지고 토사에 묻혀
'미지정' 고양 고봉산성 접근못해

 

"여기가 고구려성이었어요?"

경기도 내 고구려 문화유적은 총 63개로 전국(92곳)에서 가장 많다. 특히 경기북부 지역에만 유적 62개소가 남아있다. 그러나 유적을 관리하는 일선 지자체에선 예산 등을 이유로 보수·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3일 경인일보 취재진이 찾은 포천 반월성. 사적 제403호인 반월성은 '고구려' 유적 특색이 사라진 채 성곽만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성곽에 짙게 깔린 이끼는 삼국시대의 오랜 역사를 보여주는 듯했다. 그러나 인근의 반짝이는 새 성곽은 지나치게 현대적인 느낌을 준다. 일부 허물어진 성곽은 오랜 시간 방치된 듯 보이기도 했다.

관광객들은 성곽이 이질적인 느낌을 주고 있다며 입을 모았다. 서울에서 왔다는 관광객 A(56)씨는 "고구려 유적이고, 산책길이라고 해서 와봤는데 너무 아무것도 없어서 실망했다"며 "현대식 성곽으로 보이는 곳이 많아 여기가 고구려성인지도 헷갈렸고, 역사적 성격을 잘 살리면 좋을 것 같은데 너무 휑해서 아쉽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온 관광객 B(30대)씨 역시 "안내판과 마땅한 벤치도 없고, 덩그러니 터만 남아있는 것 같다"며 "이곳이 어떤 유적이고,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 수 없게 돼 있어 그냥 산책로 같다"고 지적했다.

양주 불곡산 1보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특히 의정부, 3번 국도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불곡산은 전략적 요충지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3천257㎡의 면적에도 유적의 형체를 가늠하기는 쉽지 않았다. 보루 성벽 일부가 노출됐을 뿐 대부분 무너지거나 토사에 묻혀 정확한 축조 양상을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등반 중 으레 보이는 흙무덤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듬성듬성 올라온 나뭇가지와 벗겨진 흙무덤 사이로 깊게 패인 구덩이도 보였다. 빛바랜 구덩이는 보루에서 사용했던 집수시설로 추측되는데, 입구가 흙에 뒤덮여 이마저도 흔적없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평소 불곡산을 찾는다는 등산객 C씨는 "표지판이 없었다면 문화 유적인지 알 수 없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접근조차 어려운 고구려 유산도 있다. 미지정 문화재인 고양 고봉산성은 정상 인근이 군부대로 활용된 탓에 일반인은 지역 산책로 일부만 볼 수 있다.

경기도 내 고구려에 대한 관리는 일선 지자체에서 담당하고 있다. 지난 2007년 문화재청에서 동북 공정 논란이 일자, 비지정 문화재 중 고구려 유산에 한해서만 도비 지원이 가능하도록 지침을 마련했다.

하지만 도와 일부 지자체에선 이마저도 예산상의 이유로 신청을 꺼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국가지정문화재(15%)와 달리 도지정·비지정 문화재는 지자체 예산(50%) 투입 비율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올해 경기도 내 고구려 문화유적 보존·정비 사업은 총 5개 지역, 7개소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사업비는 총 14억221만4천원이다. 국가지정문화재는 10억1천여만원(4개소), 도지정문화재 3억5천여만원(1개소), 비지정문화재 4천만원(2개소)이 투입된다.

/김동필·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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