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르포] 탈수·열사병에 눈앞이 아찔… 사람 잡는 극한 폭염
“더위에 답이 있습니까. 그냥 버티는 거죠.” 부산의 한낮 최고기온이 33도까지 치솟은 18일 오후 3시. 수영구 민락동 도로 한가운데서 신호를 기다리던 배달기사 전문영(56) 씨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검게 그을려 피부가 벗겨지기 시작한 전 씨의 얼굴과 팔다리가 이번 여름 그가 온몸으로 받아낸 더위의 흔적이었다. 머리 위 꽂히는 볕을 막기 위해 헬멧 아래 머리를 감싼 수건이 그가 숨을 수 있는 유일한 그늘이다. 수건 한 장에 기대 전 씨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말 없이 매일 10시간, 하루 평균 40건의 콜을 쳐낸다. 길에서 더위와 종일 씨름하다 보면 위험한 상황도 일상다반사다. “운전 중에 눈앞이 깜깜하고 머리가 핑 돌아 급히 오토바이 센터를 찾아가 쉬어간 일도 많다. 추위는 막으면 되는데 더위는 막아지지도 않고 올해 더위는 끝나질 않아 특히나 힘들다”고 토로했다. 부울경에 역대급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며 사람도 가축도 폭염에 주저앉기 시작했다. 끝나지 않는 찜통 더위에 온열 질환자가 속출하고, 가축과 어류 폐사가 늘어나는 등 폭염과의 전쟁이 길어지고 있다. 18일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따르면 지난 17일까지 신고된 부산·
- 변은샘기자, 권승혁기자, 김민진기자, 남형욱기자
- 2024-08-19 09: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