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무차별 갭투자로 양산된 깡통 전세… 빚 폭탄 터지면 '보증금 사기꾼' 신세
사기일까, 사고일까. 의도를 떠나 무자본 갭투자가 낳은 깡통주택의 말로는 '파국'이었다. 임차인과 임대인 둘 다 마찬가지다. 수소문 끝에 만난 임대인 김준형(가명·40대)씨도 "이럴 줄 알았으면 임대업 안 했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준형씨는 경기도 내 빌라(연립 및 다세대)·오피스텔 116채를 보유한 다주택자다. 전세가가 폭등하던 2019년부터 임대업을 시작해 4년여 동안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신축 직후거나 준공 3년 이내인 빌라들이 주 대상이며, 건물 단위로 보면 통째로 8개동을 거느린 '건물주'이기도 하다. 8개동 중 3개동은 지난 2021년부터 현재까지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 90% 이상을, 1개동은 100% 이상을 기록한 전세계약 내역 다수가 확인됐다. 자기 돈이 주택가액의 10% 이내로 들었거나, 아예 자기 돈 없이 빚으로만 계약 가능했던 깡통주택이 다수 존재한다는 뜻이다. 준형씨는 특별취재팀 빅데이터의 시그널이 가리킨 '고위험 다주택자' 중 한 명이다. 실제 현장에서도 징후는 확인됐다. 지난달 중순 준형씨 건물 앞에서 만난 한 세입자는 "2년 전 계악 당시 보증보험을 가입하려 했는데, 건물에 빚이 많이 껴있다고 거절됐었다"면서 "당시에
- 김준석·김산·한규준·김지원기자
- 2023-12-07 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