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시대의 창(窓)이자 눈이다. 어두운 그늘을 들추고 빛을 새겨 넣는다. 과거를 궁리하며 미래를 통찰한다. 대전일보는 그렇게 반세기를 넘어 70년 세월을 묵묵히 걸어왔다. 격랑 속에서도 바른 입과 곧은 펜은 꺾이지 않았다. 대전일보의 세월 속 지면에는 충청의 근현대사가 고스란히 담겼다. '민족사의 진실한 기록자가 된다'는 대전일보의 첫 번째 사시(社是)다. 태동은 70년 전 1950년 11월 1일로 돌아간다. 16절지 크기 1장짜리 전시속보판이었다. 이마저도 빵집 2층의 좁은 공간에서 만들어냈다. 임시제호는 '대전일보(大田日報)', 가격은 20원이었다. 머릿기사에는 '유엔 해군기(海軍機) 적진을 맹공, B29편대 청진을 폭격'이란 기사가 실렸다. 전쟁상황을 생생하게 담아낸 대전일보는 불티나게 팔렸다. 그때는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시기였다. 피란민은 남행길을 택했고, 대전·충청도민은 삶과 죽음을 넘나들고 있었다. 신문도 제작하기 어려웠던 때다. 1951년 1월 신문을 보면 당시의 열악한 상황이 느껴진다. 물자가 워낙 귀해 종이를 구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였다. 1월 9일자부터 17일자까지 신문은 A4용지 크기 마분지로 발행됐다. 최후의 순간까지 신문을 펴내겠
대전 지역 학교에서 코로나19가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어 교육당국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학교내 감염으로 추정되는 학생 확진자가 발생한데 이어 2일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사회복무요원까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다. 더욱이 천동초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진단검사 결과가 진행 중인데다,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접촉자 규모도 늘어 추가 확진자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날 대전시,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오전 9시 30분 대전 서구 관저동 느리울초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20대 1명(124번)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124번 확진자는 전날 정오쯤 인후통, 근육통 등 감기증상을 보여 선별진료소에서 진단검사를 받았고 이튿날인 이날 확진됐다. 교내 동선은 행정실과 등사실(복사실)에 주로 있었으며 지난달 29일 하루 연차휴가였고 지난달 30일과 지난 1일 출근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교육청은 124번 확진자가 확진된 후 이날 오전 10시 등교수업을 받은 2·4·6학년 400여 명을 전원 귀가조치하고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행정실 직원 등 8명은 진단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시교육청은 즉각 방역소독에 나서 이날 오후 방역을 완료했다.
대전지역 코로나 19 방역의 양대 컨트롤 타워인 대전시와 대전시교육청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 시는 코로나 19 감염세 확산에 학교 등교 중지를 잇따라 제안했지만, 시교육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선별적 원격수업'을 내세우며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30일 시, 시교육청에 따르면 시는 지난 29일 114·115번 확진자 발생 직후 시교육청에 대전 동부지역 전체 초·중·고를 원격수업으로 전환해달라고 요청했다. 학교 접촉은 물론, 확진자가 다니는 학원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이들이 100명 이상으로 파악되면서 'N차감염' 연결고리를 차단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하지만 시교육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학원 접촉자들이 다니는 학교 14곳만 선별해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동부 지역 전체 초중고를 원격수업으로 전환하기 위해선 교육·보건당국과의 협의가 선행돼야 하고, 확진자 동선에 포함되지 않는 학교까지 원격수업으로 전환할 경우 교육격차가 생겨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또 타 지역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없고 대입을 준비 중인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피해가 생겨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 "감염세가 갈수록 확산되고, 지난 29일 학생 확진자까
전국 초·중·고 학생 178만 명이 3일 3차 등교를 시작했다. 하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 19 감염 우려가 깊어지면서 교육·방역당국은 학생들이 다중이용시설 방문을 자제해줄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3일 교육부, 대전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날 전국 고등학교 1학년,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 3-4학년 178만 명이 일제히 등교했다. 대전은 5만 4550명이 등교하면서 이미 등교 중인 유·초·중·고 학생을 포함해 총 14만 4650명이 책가방을 멨다. 중 1, 초등 5-6학년이 오는 8일 마지막으로 등교하면 전국 모든 학교가 등교수업을 시작하게 된다. 이날부로 전국 초·중·고생 595만 명 중 77%가 등교하게 됐지만, 코로나 19 감염 우려는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규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지역을 넘어 학교로 불똥이 튀게 될지 학부모들은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다. 대전은 지난달 20일 고3 등교 수업 이후 현재까지 청소년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상태다. 초등학생 1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37)씨는 "대전은 아직 학생 확진자가 없어 그나마 다행이지만, 코로나 19는 직·간접적으로 감염될 수 있어 불안하다"며 "현재로선 교육
코로나19로 움츠렸던 학교가 오는 27일 두번째 등교수업에 나선다. 지난 20일 고등학교 3학년 등교에 이은 2차 등교지만, 수도권, 대구 등 지역에서 고3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학부모들은 걱정 어린 시선을 내비치고 있다. 24일 교육부에 따르면 고3 등교 일주일 뒤인 오는 27일 2차 등교가 시작된다. 등교 대상 학년은 고등학교 2학년,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 1-2학년, 유치원생이다. 3차 등교는 내달 3일 고 1·중 2·초등 3-4학년이며, 마지막으로 내달 8일 초등 5-6학년이 등교한다. 이번 2차 등교는 순차적 등교일 중 가장 많은 학년이 포함됐다. 또 대상 학년 중 가장 어린 유치원생과 초등 1-2학년생도 책가방을 멘다. 온라인 개학 당시 초등학생 저학년은 개학 순서가 가장 마지막이었다. 하지만 원격수업 적응이 어렵고, 학부모 조력 여하에 따른 교육격차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이번 2차 등교 학년에 포함됐다. 긴급돌봄이 초등학생 저학년 위주로 운영되며 고학년부터 등교를 시작할 경우 학생 밀집도가 급속히 증가할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여전한 상태다. 최근 산발적으로 지역에서 고3 확진자가 발생하면서다. 고3
코 앞까지 다가왔던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등교가 일주일 더 미뤄졌다. '서울 이태원 클럽발(發)' 코로나 19 집단감염이 지역사회로 이어지면서 방역시계는 원점으로 다시 돌아갈 위기에 처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고3을 제외한 모든 학교·학년별 등교 또한 일주일씩 미뤄지며, 고3 등교 후 이튿날 치르기로 했던 전국연합학력평가도 순연된다. 교육부는 11일 고3 등교수업 시작일을 기존 13일에서 20일로 일주일 연기하고 그 외 학년 등교수업 일정도 일주일씩 순연한다고 밝혔다. 고2·중3·초1-2·유치원생은 20일에서 27일로, 고1·중2·초3-4는 27일에서 내달 3일, 중1·초5-6은 내달 1일에서 같은 달 8일로 등교일이 변경됐다. 14일로 예정돼 사실상 '첫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고사'격인 전국연합학력평가도 등교 이후로 미뤄졌으며, 주관 교육청인 경기도교육청은 전국 시·도교육청과 시험날짜를 논의중이다. 최근 확정한 대입일정은 이달 말까지 등교수업이 시작된다면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돼 기존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4일 사회적거리두기 동참으로 어렵게 등교수업을 결정했다. 하지만, 최근
초등학교 저학년들이 코로나19로 50일 만에 개학을 맞이했다.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에 익숙지 않아 학부모들의 손길이 필요해졌고, 학부모들 또한 자녀들의 출석, 수강여부 등을 직접 담임교사에 전달하고 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워킹맘은 휴가를 내면서까지 자녀들을 돌보면서 누적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학부모단체는 학생들의 '교육'보다 '돌봄'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조언을 내놨다.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대전지역 초등학교 1-3학년 학생은 이날 온라인 개학을 맞이했다. 1학년 1만 2545명, 2학년 1만 3686명, 3학년 1만 3604명 등 총 3만 9835명이다. 지난 9일과 16일에 이은 3차 개학이며, 이로써 전국 모든 초·중·고 학생들은 올해 신학기를 시작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은 50일만의 개학이지만, 정작 개학의 부담은 학부모들의 짐으로 작용하고 있다. 갓 초등학교에 입학한 1학년들은 첫 정규수업인데다, 온라인으로 수업이 진행되는 탓에 학부모의 도움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학부모들은 EBS 온라인 클래스 접속은 물론, 출석 체크, 과제 제출 등 전반적인 수업 지도에 매달리고 있다. 대전 서구 A초 2학년 담임교사 김모씨는 "위두랑과 EB
사상 처음으로 전국 학교가 사상 첫 5주 휴업을 갖게 됐다. 코로나 19 확진자는 줄고 있지만, 미성년 확진자가 계속 증가 추세에 있어서다. 교육부는 개학 연기 결정과 동시에 방역, 돌봄 등 후속대책에 나설 예정이다. 교육부는 17일 전국 모든 어린이집, 유·초·중·고, 특수학교의 2020학년도 1학기 개학일을 당초 23일에서 내달 6일로 2주간 추가 연기했다. 1·2차에 이은 3차 연기 결정으로 학교는 지난 2일부터 내달 5일까지 주말 포함 35일인 총 5주 간 휴업을 맞이하게 됐다. 교육부의 추가 개학연기 결정은 미성년 확진자 증가세에 배경이 있다. 19세 이하 확진자(누적)는 지난 7일 기준 379명에서 지난 15일 기준 510명으로 8일 만에 131명(34.5%)이 늘었다. 코로나 19가 잠잠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개학을 할 경우, 학교가 자칫 주요 감염원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을 내린 셈이다. 그동안 질병관리본부를 포함한 전문가들 또한 밀집도가 높은 학교 내 감염이 발생할 경우 가정·사회로 확산될 위험성이 높다고 의견을 내놨다. 교육부는 방역당국과의 논의 끝에 현시점으로부터 최소 2-3주 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 추가 휴업을 결정하는데
꽃이 폈다. 겨우내 움츠렸던 어깨를 폈다. 저마다 가진 꽃잎의 원색은 산과 들에 생동감을 더한다. 진하지도, 옅지도 않은 꽃내음은 계절의 변화를 일깨운다. 가벼워진 공기는 발걸음도 가볍게 만든다. 청바지에 운동화가 어울린다. 음악 장르로 비유한다면 '왈츠'만 한 게 없다. 보다 설레며 보다 산뜻하다. 봄이다. 그중 4월은 봄의 가운데다. 따사로운 기운은 계절을 가득 채운다. 눈은 눈대로, 입은 입대로 즐겁다. 마음은 평안하고 안락해진다. '태안(泰安)'이다. 드넓은 바다를 두른 채 꽃이 핀 곳이다. 봄이 스민 바다, 충남 태안을 찾았다. 10년만에 '태안 세계 튤립축제' 벤 반잔 텐 등 200여 품종 한자리에 '물가에 피는 신선' 올해 처음 열린 수선화 축제도 15일까지 이어져 #수선화와 튤립으로 물든 '꽃바다' 태안은 봄이 되면 꽃으로 물든다. 눈 앞으로는 바다까지 펼쳐져 꽃과 바다를 합친 이른바 '꽃바다'가 된다. 사시사철 꽃 축제가 열리는 태안이지만, 봄의 태안은 더욱 계절의 기운을 만끽할 수 있는 시기다. 태안은 2002년 열렸던 '안면도 국제 꽃 박람회'가 시초다. 이후로 태안 송암리, 신온리에서 백합꽃 축제, 수선화 축제 등이 열리
"폭풍이 지난 후에 햇빛이 든다." 중국인 유학생으로 대전대 국어국문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양위통(24)씨는 5일 기숙사를 나오면서 2주간의 격리 생활의 소감을 이 같이 말했다. 양 씨는 지난달 21일 한국에 입국하자마자 기숙사로 향했다. 중국에서 입국한 학생들에 대한 격리조치에 응하기 위해서였다. 마스크 14개가 주어졌고, 호실에는 손세정제, 쓰레기용 비닐, 체온계, 생활규칙 안내서 등 방역물품과 생활필수품이 비치돼 있었다. 친구들과의 연락은 SNS메신저로 대신했고, 기숙사 유리창을 통해서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양 씨는 "불편하거나 답답한 건 없었다. 대학원 진학을 준비중이라 공부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고 지난 2주를 회상하면서도 "격리 기간동안 답답하고 힘들겠지만 조금만 견디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한국에 입국해 격리생활을 하고 있는 중국인 유학생을 격려했다. 그러면서 "중국인 학생들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응원해주는 한국 사람도 많았다"고 심정을 밝혔다. 이날 오전 10시 대전대 제 3생활관 앞에는 조그마한 다과상이 차려졌다. 따분했을 2주간의 생활을 위로하기 위해서다. 학생들은 차례로 출입문을 나서며 자신들이 사용했던 체온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