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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치솟는 해상운임, 숨넘어가는 지역 수출 기업

운임 지표 SCFI 13주 연속 상승
코로나19 쇼크 수준 3700 넘어
관세 부과에 중국 선복 싹쓸이
부산 중소 수출기업 경쟁 타격

글로벌 해상운임이 ‘물류 대란’이 일어났던 코로나19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지역 수출 기업들이 비명을 내지른다. 선복(배 적재 공간) 확보가 어려워 납기 지연이 고착화하는 등 장기간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HMM을 비롯한 글로벌 선사들이 선복량을 늘리며 긴급 대응에 나섰지만, 성수기 물량 급증 등으로 여전히 운임의 불확실성이 크다.

글로벌 해상운임의 지표가 되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2일 3674.9를 기록했다. SCFI는 중국 상하이에서 출발하는 주요 15개 항로의 단기 운임을 지수로 나타낸 것이다. 지난 3월 29일 이후 13주 연속 상승해 3733.8을 기록한 뒤, 한 차례 소폭 떨어졌다. 3700을 넘은 것은 코로나19로 공급망 쇼크 여파가 이어지던 2022년 8월 이후 처음이다.

해상운임 급등은 지난해 말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에 따른 홍해 운항 선박들의 우회, 2~3분기 재화 소비 증가 등 때문이다. 2~3분기는 여름 휴가철, 추수감사절, 블랙 프라이데이 등을 앞두고 물류 수요가 늘어 해운업에는 성수기다. 중국발 ‘물량 밀어내기’도 정점에 달한 상태다. 미국이 8월부터 중국에 대한 높은 관세를 예고하면서, 그 전에 물량을 보내려는 수요가 폭증했다.

국내 수출 기업들은 중국의 ‘선복 싹쓸이’로 화물을 아예 싣지 못하기도 한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에서 웃돈을 얹어서라도 선복을 모두 채워, 국내 입항을 패싱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14일 발표한 ‘해상운임 급등 긴급 물류 애로 설문조사’에 따르면 수출 기업 573곳 중 83.3%가 수출입 물류에 애로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주요 애로 사항으로 물류비 증가(40.1%), 선복 확보 차질(21.5%), 운송 지연·변동(19.8%), 컨테이너 부족(11.5%) 등을 꼽았다. 지난달 13일부터 협회가 운영한 수출입물류 애로신고센터에는 한 달간 총 62건의 고충 사례가 접수됐다.

특히 부산의 경우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 수출 기업들이 많아 타격이 크다. 중견·중소 수출 기업은 보통 단기 운송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급변하는 운임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앞으로의 운임도 하락·상승 요인이 모두 존재해 예측하기 어렵다. 하락 요인으로는 임시 선박 지속 투입, 8월부터 중국의 물량 밀어내기 급감 등이 있다. 국적선사 HMM은 미국 동·서안과 중동 지역에 임시 선박 3척을 투입할 계획이며, 국내 중견·중소기업 전용 선복도 늘리고 있다. 반면 성수기 지속,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입 물량 증가 등은 운임 상승 요인이다. 한 번 엉킨 물류 공급망이 정상화하는 데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시장연구실 김병주 전문연구원은 “장기 운송 계약을 맺는 기업에는 지원을 확대하는 등 수출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선복을 확보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