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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쇠락하는 전통시장, 수백억 투입해도 공실률만 늘어

광주시·자치구, 형식적 시설 보수에 청년·관광객 유치 맞춤 지원 ‘한계’
전통시장의 정체성·매력 되찾고 고령층 고객 위한 프로그램 마련해야

고물가에 따른 경기 침체, 소비 심리 위축에 매력마저 점차 사라지고 있는 광주의 전통시장들이 쇠락을 거듭하고 있다. <관련기사 3면>

광주시와 5개 자치구는 지역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매년 시설 현대화, 행정 서비스 등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형식적인 지원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편의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통시장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중년층 이상 주고객을 위한 시설과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청년, 관광객 등의 신규 고객 유입 정책·사업에 집중하면서 중년층 이상의 기존 고객마저 전통시장을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2024년 6월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조사’에 따르면 6월 광주시 전통시장 체감 경기지수(BSI)는 36.7로 전월(41.8) 대비 5.1p 감소해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광주시 전통시장 체감 BSI는 코로나 엔데믹 이후 보합세 흐름을 이어가 지난 4월과 5월에도 41.8로 변동이 없었지만, 한 달 사이 또다시 하락했다. 전국에서 체감 경기가 가장 어려운 것으로 조사된 광주 전통시장 상황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공실률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대인시장 공실률은 지난 2021년 기준 7.5%였지만, 코로나 펜데믹의 영향으로 2023년 26.8%로 2년 새 3배 이상 뛰었다. 또 최근까지도 전통시장 침체 추세가 지속되면서 올해 6월 기준 공실률은 33.9%에 달하고 있다. 광주 최대 규모의 전통시장인 양동전통시장은 현재 전체 점포 979개 중 70개가 비어 공실률 7%를 기록하면서 비교적 양호했지만, 공실률은 지속 상승하고 있다.

남광주시장 역시 올해 공실률이 11%를 기록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다수의 점포가 영업을 포기하면서 공실률이 두자릿 수로 껑충 뛴 후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광주시와 5개 자치구는 지역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매년 1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등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실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광주시에 따르면 지역 전통시장 지원 예산은 지난 2022년 80억원, 예산 감축으로 인해 지난해 70억원으로 축소했고, 올해 역시 70억원을 편성했다. 5개 자치구는 평균적으로 연간 6억원 정도를 전통시장에 쓰고 있다. 광주시는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공모사업인 ‘시설 현대화 사업’, ‘주차환경 개선사업’, ‘화재 예방지원 사업’ 등 전통시장 시설 개보수 및 환경 개선에 나서는 한편 자체적으로 ‘행정 지원’, ‘소상공인 워크숍’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광주시가 매년 시설 현대화 사업을 통해 아케이드(비막이), 시장 내 화장실 개·보수, 시설 점검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매년 같은 사업만 반복 진행하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청년 상인이나 기존 상인 판로 지원 등도 전통시장 주요 고객층인 고령층을 사로잡으면서, 젊은 세대를 유입시킬 수 있는 콘텐츠라고 보기에는 역부족인 실정이다. 또 상인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인 ‘소상공인 워크숍’도 매년 연말 한 차례 열리는데 그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일시적인 전통시장 부흥책 외에도 타지역 시장에서 배울 점이 있다면 탐방하고, 벤치마킹할 계획은 있다”면서도 “지역 전통시장을 지켜가는 상인 개개인께서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번뜩이는 아이디어 개발 또는 누구나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스스로 역량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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