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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尹, 중앙亞 3개국 순방 외교 성공…첨단광물 보급로, K실크로드 열었다

천연가스·원유 에너지 자원에 리튬·텅스텐 핵심 원재료 보장
국내 대기업 자원 공급망 확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0일부터 15일까지 5박 7일 동안의 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 국빈 방문을 마치고 16일 귀국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국내 첨단기업들의 원활한 원재료 공급망 확보를 위한 초석을 다진 것은 물론, 대한민국 외교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인도·태평양,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연대 구상에 이은 세 번째 지역 외교 전략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함으로써 'K실크로드' 구상을 구체화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는 이번 순방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내년에 한·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회의를 국내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중앙아시아는 오랜 기간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 강국의 지배를 받아왔던 지역으로 주변 강국의 영향을 최대한 배제하면서 경제적 번영을 꾀하기에 한국만 한 파트너가 없는 실정이다.

'한강의 기적'으로 대표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 모델과 최근 한류 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현지 국민들의 호감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중앙아시아가 한국에 호감을 갖고 전략적 협력을 모색하게 하기 위해 우리의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를 적절히 접목해 나가겠다"며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 국민과 기업의 활동 무대를 확장하고 우리와 함께할 우군 네트워크를 더 많이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한반도 평화를 가장 위협하는 북한의 핵무기에 대한 중앙아시아의 우려를 이끌어낸 점도 성과로 꼽힌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번에도 비즈니스 정상외교의 기조를 이어가면서 '대한민국 제1호 영업사원'이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국내 첨단기업들의 지속가능한 생산활동의 전제가 되는 핵심 광물 등 원자재 확보망을 구축했다는 점이다.

순방 3국은 천연가스와 원유 등 에너지 자원을 비롯해 리튬·우라늄·텅스텐·몰리브덴 등 핵심 광물이 다량으로 매장된 지역이다.

전쟁과 자원 무기화 등으로 에너지 자원·핵심 광물 공급망의 불안정이 심화하는 가운데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통해 중앙아시아를 상대로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는 데 공을 들였다.

구체적으로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에서는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파트너십 약정'이 체결됐다. 이를 통해 리튬·망간·몰리브덴 등 핵심광물의 탐사와 개발·생산에 이르는 전(全) 주기에 걸친 종합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아울러 핵심광물 탐사로 경제성이 확인되는 경우 우리 기업이 우선으로 개발 및 생산에 참여할 기회를 보장받는 성과를 거뒀다.

세계 4위의 천연가스 보유국인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대규모 가스전과 화학 플랜트 건설 사업에 우리 기업의 참여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 순방을 계기로 세계 5대 가스전 중 하나인 '갈키니쉬 가스전 4차 탈황설비 기본합의서'와 '키얀리 폴리머 플랜트 정상화 2단계 협력 합의서'를 체결했다.

아울러 투르크메니스탄 정부가 키얀리에 건설을 계획 중인 요소·암모니아 비료 공장의 수주에도 우리 기업이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투르크메니스탄 내 사업 규모를 모두 더하면 약 60억달러(8조3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우리 기술력으로 개발한 고속철 차량의 첫 수출이 성사됐다.

지난 2004년 프랑스의 도움을 받아 KTX를 개통한 지 20년 만에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한 고속철이 옛 실크로드의 중심지인 우즈베키스탄으로 수출되는 것이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14일 타슈켄트 현지 브리핑에서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한 열차를 수출하는 쾌거를 이룬 것"이라며 "우즈베크 수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계 고속철 시장을 노크하는 의미 있는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영부인 김건희 여사가 6개월 만에 대외활동을 재개한 것 역시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향후 예정된 정상외교 일정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영부인의 조력은 더 많은 국익을 관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외교 전문가들의 제언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