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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4년만의 '리턴매치' 성사…조용한듯 치열한 구미갑 [4·10 총선 격전지 속으로]

구미갑 선거구는 4·10 총선에 7일 기준 여야 4명의 주자가 뛰어들어 9명이 난립한 구미을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용하게 선거전이 시작됐다. 국민의힘에선 현역 구자근 국회의원이 재선을 노리는 가운데, 김찬영·이태식 예비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김철호 예비후보가 출마했다. 이 예비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이 2020년 21대 총선에서 맞붙은 바 있어, 4년 만의 '리턴 매치'에 지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사·사진 가나다순)

 

◆재선이냐 뉴페이스냐

 

구자근 국회의원은 "초선이지만 시·도의원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4년간 구미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물을 만들어냈다"며 "반도체특화단지와 방산클러스터 유치를 비롯해 국비예산 약 1조1천658억원, 행안부-교육부 특교세 227억원을 확보하는 등 구미 발전을 위한 마중물을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국회에서도 대구경북 국회의원 중 가장 많은 140여건의 경제활성화와 지역발전, 민생지원을 위한 법안을 발의해 정책활동에도 충실히 임했다. 구미시민들께서 저를 뽑아주신다면 재선으로서의 역량을 발휘해 지역발전의 초석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을 지낸 김찬영 예비후보는 "도덕적으로 깨끗한 정치를 해야 한다는 것이 시대적 소명이자 구미 시민의 소망이다. 한강의 기적처럼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에 활력을 불어넣어 낙동강의 기적을 일으키고자 한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이어 "중앙정치 경험과 대통령직인수위, 대통령실 행정관으로 국정 운영을 보좌했고, 젊지만 실력과 힘, 네트워크를 쌓아오며 구미의 과거 영광을 되살려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재선 경북도의원 출신의 이태식 예비후보는 "구미의 정치와 경제가 어렵다고 외치는데 책임 있는 지도자들의 행동과 말은 어디에도 없다. 새롭게 변화하는 구미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살아오며 남의 돈 1원도 받은 적 없는 저를 뽑아주시면 깨끗한 정치를 할 것"이라며 "재작년 구미시장 선거 이후 안 가본 봉사단체가 없다. 지역 내 탄탄한 인맥과 기업인 네트워크는 저만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김철호 예비후보는 "철저한 구미주의자 소리를 들을 각오로 구미를 일으켜 세울 것"이라며 "살기 좋은 구미를 만들고 약자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치를 하기 위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모든 것을 걸고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국제구호기구 굿피플 대구경북 운영위원장 등을 맡고 있는 그는 "나 아닌 타인과 지역공동체의 아픔과 정의, 약자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살아왔다. 누구보다도 경제, 노동, 시민사회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용한 듯 치열한 선거전

 

구자근 의원은 도전자가 여야 통틀어 3명에 불과하다는 점을 근거로 정치적 입지가 비교적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 대표 비서실장을 역임함으로써 중앙 정치권 착근에 성공했고, 시·도의원과 원만한 관계 형성으로 지역구 관리에도 큰 대과가 없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광평초, 구미중, 구미고를 졸업한 '토박이' 연고도 강점이다.

다만 오랜 정당 생활로 지역 내 정적이 존재하고, 대구경북(TK) 동료 국회의원들과 더불어 "존재감이 약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다.

이와 관련, 구 의원은 "초선의원으로서 부족한 부분도 분명히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특히 TK 현역의원들이 국민의힘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당의 핵심 역할과 변화를 위한 여론을 주도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겸허히 반성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많이 고민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만 41세 최연소인 김찬영 예비후보는 20대 후반부터 정치에 입문, 이번이 4번째 총선 도전이다. 이에 청년 정치인이면서도 다양한 정치적 경험을 보유했다고 자신한다. 또 선거구내 유일한 대통령실 출신으로서 국정 운영 철학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과 도산초, 형곡중, 구미고를 졸업한 연고도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잦은 출마로 인해 청년 정치인임에도 신선함을 주지 못한다는 일각의 지적은 풀어야 할 숙제다. 아울러 구미갑 또는 구미을 선거구를 두고 선택이 늦어졌다는 비판은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하면 다른 주자들로부터 더 큰 공격을 받을 공산이 있다.

이와 관련, 김 예비후보는 "대응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30살 때 첫 출마해 한 번도 탈당하지 않고 구미를 벗어나지 않은 건 시민들께서 인정해 주시는 용기와 진정성"이라며 "구미시민이지 구미갑시민과 구미을시민이 따로 있느냐. 구미 정치권의 문제가 각자 갑·을만을 위해 의정활동을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태식 예비후보는 구미 경제를 잘 아는 기업가 출신이면서 지방의원도 지낸 경력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2022년 구미시장 선거 국민의힘 최종 경선에서 낙선했으나 깨끗이 승복하고 김장호 후보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김 후보 승리에 기여했다고 자평한다.

하지만 김천 출신으로 초·중·고 모두 김천에서 졸업한 것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또 40년 이상 지역에서 활동했음에도 인지도 면에서 구 의원과 김 예비후보 비교해 크게 두드러지지 못한 점도 극복 요소다.

이와 관련, 이 예비후보는 "연고에 대한 약점은 있다. 다만 구미는 5%가 정치, 경제를 다 장악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구미시장 선거에서 저에 대한 민심이 좋았고 공약에서도 타 후보 대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이번 총선 경쟁력을 자신한다"고 했다.

이밖에 김철호 예비후보는 지역 내 비교적 탄탄한 민주당 지지층을 보유하고 있으나, 본선 승리를 위해선 중도 확장이 절실하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4년 만의 '리턴 매치' 결과는

 

2020년 21대 총선에서 구자근 의원과 김찬영 예비후보는 당내 경선에서 맞붙은 바 있다. 46.3%를 득표한 구 의원이 37.1%(청년가점 7%)를 받은 김 예비후보를 꺾었다. 본선에 진출한 구 의원은 민주당의 김철호 예비후보를 만나 65.5% 득표율로 당선됐다. 낙선한 김 예비후보도 31.5% 득표율로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4년 만의 리턴 매치에서 관건은 각 주자가 2020년과 비교해 정치적으로 얼마나 더 성장했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공천 경쟁의 경우 구 의원은 이번에 현역 프리미엄을 처음으로 누릴 수 있다. 실제 지난 5일 개최된 의정보고회에 3천500여명이 참석하는 등 강한 조직력을 과시했다. 당 대표 비서실장으로서 당 안팎에 걸쳐 광범위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한 점도 공천 경쟁에서 우위를 자신하는 이유다. 반면 김 예비후보는 검·경 등 사정기관을 관리하는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에서 근무한 경험과 인맥을 십분 활용할 수 있다. 또 활발한 방송 출연으로 인지도를 높인 데다, 경선 시 청년 가산점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총선에 첫 출마한 이태식 예비후보의 선전 여부도 관심사다. 아울러 제20대 국회의원을 지낸 백승주 전쟁기념사업회장의 재출마 의사가 강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비교적 조용하던 선거판이 갑자기 요동칠 수 있다. 전쟁기념사업회장의 경우 11일까지인 공직자 사퇴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추후 공천관리위원회가 구성되고 공식 입후보가 시작되면 상황에 따라 백 회장이 결단을 내릴 것이란 관측이다.

민주당에선 김 예비후보가 본선에 진출해 4년 전 대비 득표율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느냐에 관심이 쏠린다. 경쟁력을 갖춘 여권 무소속 후보가 등장한다면 표심 분산으로 김 예비후보가 신승을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위해선 2022년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득표율이 높았던 ▷공단동(31.4%) ▷임오동(28.1%) ▷상모사곡동(27.2%) 등을 중심으로 야권 표심을 결집해 30% 중후반대 득표율을 얻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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