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방류한 지 일주일, 국내 수산물 가격은 아직 뚜렷한 변화를 보이고 있지 않다. 업계는 당장의 가격 변동보다 국내 수산물 소비가 감소하고 있는 움직임에 주목하고 장기적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일 대형선망수협에 따르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지난달 24일부터 일주일간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위판된 고등어 가격은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하면 오히려 올랐고, 방류 직전과 비교하면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크기별로 보면 가장 큰 크기(600g 초과)의 고등어는 지난해 8월 대비 상자당 13만 원대에서 21만 원 대로 올랐고, 중간 크기(500~600g)도 같은 기간 7만 원대 후반에서 9만 원대 후반까지 올랐다. 지난해와 비교해 조업 물량이 감소해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지난달 1일부터 방류 전날인 23일까지의 평균 가격과 최근 일주일 가격을 비교하면 큰 크기를 제외하고 중간과 작은 크기(500g 미만) 고등어의 가격은 각각 10만 원대에서 9만 7000원대, 2만 1000원대에서 1만 8000원대로 소폭 하락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당일 조업 상황과 품질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있어 소비 위축만을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 볼 수는 없다고 분석한다.
최근 가격이 절반까지 떨어졌던 아귀도 다시 어가를 회복했다. 지난달 25일 부산시수협 다대위판장에서 평소 60만 원 정도에 거래되던 상품 아귀 한 상자가 30만~40만 원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후 지난 1일 진행된 위판에서는 상자당 70만 원까지 회복됐다.
다대위판장 관계자는 “지난번엔 바람이 많이 불어서 배들이 조업을 많이 안 나갔고 상품의 품질도 좋지 않아서 가격이 낮아진 것이다”며 “최근 위판에서는 일부 중매인이 가격이 너무 올라 구매를 포기했을 정도로 어가가 돌아왔다”고 말했다. 또 “문어도 명절을 앞두고 가격이 계속 오르는 추세다”라고 덧붙였다.
업계는 어가는 그날그날 생산량과 조업 현황 등을 다각도로 분석해 판단해야 하지만, 방류 영향이 없다거나 긴장을 늦출 상황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오염수 방류가 막 시작됐고, 소비 심리에 장기적인 영향이 예상되는 만큼 추후 방류가 이어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업계는 물밑에서 국내 수산물 수요가 감소하는 움직임이 있다는 데 주목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등어의 경우 거래처에서 조금씩 물량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 수출용 물량이 있어 아직 가격을 받쳐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산시수협 관계자는 “당장 이달부터 미역, 다시마 양식이 시작되는데, 양식 시작을 망설이는 어민들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거래처에서 어느 정도 구매를 줄이고 있는 만큼 시간이 지나면 어떤 어종에서든 어가 하락 등 영향이 드러나지 않을까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