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교육청이 지난 2019년 의령군으로부터 무상으로 미래교육원 부지를 사용키로 합의, 오는 8월 건립을 앞둔 시점에 느닷없이 도교육청 소유 폐교와 교육지원청 부지를 포함해 현금 25억원을 얹어 의령군에 제공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경남도교육청이 미래교육원을 의령군으로 입지를 정할때 크게 영향을 미친 것이 부지 무상 제공이었지만 의미가 사라졌고, 마찬가지로 지자체가 부지를 무상 제공하며 교육시설 설립이 예정된 여타 지역에서도 똑같은 요구를 할 수 있는 선례를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경남도의회 교육위원회는 지난 12일 제406회 임시회 기간 제1차 회의에서 도교육청과 의령군 간 토지 교환 내용을 담은 ‘2023년도 경상남도교육비특별회계 제2차 수시분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의결했다. 의원들은 약 100분 가까운 시간 동안 해당 의안을 심사하며 여러 문제를 따져 물었다.
이날 경남도교육청은 제안 설명에서 “교육원 부지는 5년마다 갱신해 무상 사용 가능하지만 증축 때마다 군의회 동의가 필요하고 의령군 공유재산심의회를 거쳐야 해 향후 교육원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토지소유권 이전이 필요하다. 이에 현재 이전 예정인 의령교육지원청 부지와 별도 활용 계획이 없는 의령군 내 폐교 3곳을 의령군과 교환하고자 한다”고 했다.
미래교육원 부지는 81억여원, 의령교육지원청과 폐교 3곳의 감정가는 56억여원으로, 상호 부지 교환 후 약 25억원의 차액은 경남도교육청이 현금으로 보전할 계획이다.
의원들은 ‘기망행위’라는 데 입을 모았다. 정수만(거제1, 국민의힘) 의원은 “도교육청에서 의령에 미래교육원을 세우는 가장 큰 타당성으로 ‘토지 무상’을 말했다. 근데 다 짓고 나니 사는 것이 좋다? 이걸 도민들에 어떻게 설명할 거냐. 이후 밀양 진로교육원 등 여러 사업에 대해서도 지자체에서 무상으로 해놓고 나중에 가서 의령군처럼 입장을 뒤바꾸면 그때마다 이럴 거냐”면서 “이럴 거면 부지 무상 임대 지자체에 우선권을 줘선 안 됐다”고 지적했다.
도교육청에서는 당초 의령군과 협약을 체결할 때 ‘교육청이 필요하다면 상호 협의해 소유권 이전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었고, 이번 경우 부지를 사는 게 아니라 상호 조건이 맞아 ‘교환’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도교육청 입장에선 폐교가 40년 이상 노후 건물로 대부 또는 매각이 어렵고, 의령군은 180억원 규모의 중앙정부 공모사업을 하는데 의령교육지원청 부지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손덕상(김해8, 국민의힘) 의원은 “말이 교환이지 내 것을 주고 가져오면 그게 매입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도의회는 특히 의령군의 행태가 문제라고 봤다. 애초 의령군이 교육지원청 부지가 필요하면서 빚어진 상황이지만 한 차례 설명도 없었고, 부지가 필요한 시점이 8월인데 7월 임시회에 올리는 건 의회를 기만한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예상원(밀양2, 국민의힘) 의원은 “의령군은 중동지구 도시재생 공모사업을 하기 위해 지원청 부지가 필요한 건데 이게 8월까지 완료가 되어야 한다. 이 때까지 땅을 매입하지 않으면 공모 신청이 불가하다. 그런데 7월에 와서 도의회에 올리는 건 대체 행정에 계획이 있는 건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도교육청 이경구 행정국장은 “사실 지난해부터 협의가 조금씩 되어왔다. 의령군수와 교육감이 협의하고 담당자끼리 협의하고 이렇게 진행돼 오다가 6월에 본격적으로 이야기된 걸로 안다”고 하자, 정규헌(창원9, 국민의힘) 의원은 “양 기관끼리 알아서 논의 다하고 의회는 당연히 승인해줄 거다 이렇게 본 거냐. 일언반구 말 없다 어제(7월11일)서야 전화로 이런 걸 제안하는 건 너무나 주먹구구”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또 “입지를 정할 때 의령군은 급식소와 숙박시설을 짓지 말아달라 제안했었다.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이 부분 공감하지만 어쨌든 도의회 교육위원회는 아이들 먹거리 놀거리 즐길거리 그리고 학습권 등을 보호해야 하는 입장에서, 도교육청은 그 조건을 지켰는데 의령군은 말을 바꾸며 합의가 깨진 상황이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교육위원회는 여러 문제에도 소멸 위험이 높은 의령군이 중앙정부 공모사업으로 활력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 공유재산 교환 건을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앞으로 부지 무상 사용 협약 체결 지양 △현재 부지 무상 사용 협약 체결된 기관은 지자체 소유 부지와 미활용 폐교 교환 외 부지 취득 지양 △금전적 차액은 의령 내 교육 학예에 관한 사업에 사용되도록 할 것 등 세 가지 조건을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