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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경인 WIDE] 소유의 가치, 공유의 품격으로… 대중과 마주한 작품들

문화예술 분야 선순환 '기증의 중요성'

 

먹고살기 위해 미술계에 들어와 평생 일을 하고 가시면서 조그마한 보탬이라도 됐으면 하는 생각을 평소에도 많이 이야기하셨습니다


동산방화랑의 설립자인 동산(東山) 박주환의 아들 박우홍 대표가 그의 아버지가 수집한 작품 209점을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했다. 1961년 표구사에서 시작한 동산방화랑은 한국화 전문 화랑으로서 신진 작가를 발굴하고 실험적인 전시 기획을 하며 근현대 한국화단의 기틀을 마련했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열리고 있는 '동녘에서 거닐다: 동산 박주환 컬렉션 특별전'은 이러한 기증을 토대로 이루어진 전시이다. 전시는 54명의 작가를 통해 1920년대부터 2000년대 한국 회화의 다양한 고민과 모습, 시대적 변천과 그 성격을 들여다볼 수 있다.

박 대표는 "미진하지만 나름 의미 있는 작품을 기증하고자 형제들 간 뜻을 모았다"며 "미술계에 종사한 사람의 작은 발자취를 남긴다는 뜻에서 좋은 의미로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다.

 

동산 박주환 수집작품 209점 전달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특별전 개최


문화예술 분야에서 기증이 남긴 영향력이 퍼지고 있다. 뮤지엄 곳곳에서 기증 작품과 유물을 대중에게 선보이며 기증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는 것. 어쩌면 세상에 쉽게 드러나지 않았을 수도 있던 작품과 유물의 기증은 문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진입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전국민적 이슈가 된 '이건희 컬렉션'이 그 사례이다. 지난 2021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소장했던 문화재와 미술품 2만3천여 점이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지역미술관에 기증됐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특별전은 약 25만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았고,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지역 순회전에도 한 지역에 최소 수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가며 흥행하고 있다.

지난 5월 제26회 전국박물관대회 '올해의 박물관·미술관상' 출판물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경기도박물관의 '풍양조씨 회양공파 후손가 기증유물' 보고서 역시 4년에 걸쳐 준비해 온 유물 기증 사업의 결실이다.

 지난 2018년과 2019년 풍양조씨 회양공파 묘역과 그 주변에서 출토된 복식, 지석과 그동안 보관해온 고서 등 147건 499점이 기증됐고, 2022년에는 초상화와 전적 등 34건 87점을 위탁했다. 이를 통해 도박물관은 조선 후기 사대부 가문의 다양한 면모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25만명 발길 이끈 '이건희 컬렉션'
'풍양조씨 후손가 유물' 수상 쾌거
전시·교육 콘텐츠 재탄생 유의미

 

수원시립미술관 최대 관람객이 방문한 국제전 '나만 없어 조각'의 작가 에르빈 부름의 작품 기증도 있었다. 유럽의 현대 조각을 대표하는 예술가인 에르빈 부름은 2000년대 초반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의 대표작 4점을 미술관에 기증했고, 미술관 측은 "지속적으로 보존·관리·연구를 통해 전시와 교육 등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 자원으로 활용하고 소통하겠다"는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