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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신문) [우리는 공공배달의 민족] (1) 경남 공공배달앱 현황

5곳 중 거제 2년 만에 서비스 종료
가게당 월 평균매출 9800원~50만원
지역화폐 축소·노하우 부족 원인
적은 가맹점에 이용 저조 ‘악순환’
“소상공인 위한 사업, 인식변화 필요”

우리 삶에서 떼어낼 수 없는 ‘배달문화’. 코로나19로 인해 자택활동이 늘어나면서 배달문화가 성장했지만 민간 플랫폼의 높아진 수수료가 소상공인의 부담이 됐다. 각 지자체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상생을 내세우며 ‘공공배달앱’을 개시했지만 지역 소상공인들도, 시민들도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공배달앱이 외면받는 이유는 무엇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3부에 걸쳐 경남 지역 공공배달앱을 살펴본다.

경남 지역에서 공공배달앱이 만들어진 지는 이제 2년이 조금 넘었다. 그동안 배달앱을 시장에 올린 지자체는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오히려 공공배달앱의 큰 이점인 지역화폐 축소, 민간배달앱에 비해 떨어지는 노하우 등의 위기가 축적되면서 ‘공공배달 플랫폼의 한계’가 거론되고 있다.

◇가맹점 적고 이용률 저조한 공공배달앱= 경남 지역의 공공배달앱은 총 5개가 개발됐지만 현재는 △진주 ‘배달의 진주’ △양산 ‘배달양산’ △김해 ‘먹깨비’ △창원 ‘누비고’ 4개만 운영되고 있다. 제일 처음 배달앱을 개발한 곳은 거제로 지난 2021년 3월 ‘배달올거제’를 선보였지만 2년도 되지 않은 지난해 12월 서비스 종료를 알렸다. ‘배달올거제’는 출시 초기 가맹점 500여 업체로 시작했지만 2년간 가맹점이 생각보다 늘지 않았다. 월 매출 또한 6000만~7000만원 정도로 저조했다. 적은 가맹점과 낮은 이용자 수는 악순환이다. 가맹점이 적으면 이용자가 줄어들고, 이용자가 줄어들면 가맹점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현재 경남 지자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공공배달앱들은 거제보다 상황이 낫지만 ‘부진’ 딱지를 떼기에는 무리가 있다.

진주시가 2021년 4월 개시한 ‘배달의 진주’는 2022년 가맹점 수가 670개에서 올해 3월까지 890개로 늘었다. 가입자는 3만2979명으로 진주시 전체 인구의 10%가 가입한 상황이다. 4월 기준, 월 매출은 4억666만9000원으로 전체 가맹점 수를 따져 본다면 한 가게당 평균 월 매출은 50만원가량이다.

이어 양산시가 2021년 6월 ‘배달양산’을 출시했다. 초기 가맹점 수 350개로 시작해 현재까지 1754개로 가맹점 수를 늘렸다. 배달양산은 지역사랑상품권 앱에서 서비스를 연계해 상품권 앱 가입자는 13만명 중 배달앱 이용자는 정확한 추산이 불가능하다. 4월 기준 월 매출액은 6억1500만원, 4개 앱 중에선 가장 많은 액수로 전체 가맹점 수를 대입하면 한 가게당 평균 월 매출이 35만원가량이다.

김해시는 지난해 5월 1일 ‘먹깨비’를 개시했다. 가맹점 수 1500개소로 시작해 2162개소까지 확대했다. ‘먹깨비’ 앱의 가입자 수는 김해 전체 인구의 5% 수준인 2만8494명이다. 4월 매출액은 3억3200만원으로 한 가게당 평균 월 매출은 15만원가량이다.

창원시는 지난 2월 15일 공공배달앱인 ‘누비고’를 정식 출시했다. 창원 지역 음식점 2200개소와 함께 스타트를 끊었지만 초기 상황에서 앱 활성화에 문제를 겪어 창원시 홈페이지 ‘시민의 소리’에서 “가맹점 90%가 준비 중이라고 떠 있다”며 시민들로부터 볼멘소리를 듣기도 했다. 현재 앱 가입자는 창원 인구 1%인 1만3026명이다. 4월 기준 월 매출은 2242만원으로 한 가게당 평균 월 매출이 9800원가량으로 가맹점들은 대체로 앱을 통해 수익을 내지 않는 상황이다. 창원시 관계자는 “앱 출시 초기이다 보니 가맹점들을 대상으로 한 앱 활성화가 잘 안 돼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앱을 활성화시키도록 직접 가게를 찾아가고 외식협회와 협업하는 등 정상화시키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공배달앱 한계에 지자체 고심= 이들 공공배달앱의 수수료는 건당 2% 이하(진주 2%, 양산 2%, 김해 1.5%, 창원 2%)로 3개사 민간배달앱의 수수료(건당 6.8%~12.5%)보다 훨씬 저렴하지만 소상공인들은 공공배달앱을 외면하고 있다. 가맹점과 이용자 확보에 난항을 겪은 지자체들은 공공배달앱의 한계를 얘기한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공공배달앱이 지역사랑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다는 큰 이점이 있었는데, 코로나 이후로 국비 지원이 대폭 줄어들고 전망이 안 좋다”며 “상생을 위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있지만 이용이 지속돼야 앱 또한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코로나 확산 이후 급성장한 지역화폐는 민간배달앱에서는 사용이 불가하고 공공배달앱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역화폐의 정부 지원이 줄어들면서 공공배달앱의 장점이 축소되고 있다. 지역화폐 정부 지원은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 1조원대로 정점을 찍었지만 2022년 7000억원대, 2023년 3000억원대로 내려온 이후 2024년에는 아예 예산 전액이 삭감될 수 있다.

민간배달앱과의 경쟁력 차이에서 한계를 느끼기도 한다. 또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노하우가 있는 다른 민간배달앱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비자와 가맹점을 연결하는 대진 시스템이나 앱 내 프로그램 운영 부분이 미흡하다 보니 상인들이 적극적으로 공공배달앱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지난해 9월 외식업체 3000곳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배달앱을 사용하는 업체(926곳) 중 160곳만이 공공배달앱을 통해 배달주문을 받았다. 업체 766곳은 공공배달앱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답하면서, ‘공공배달앱에 대한 낮은 인지도(57.83%)’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이용자를 늘리기 위한 소상공인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관계자는 “공공배달앱은 소상공인을 위한 사업이다. 소상공인들이 이를 분명히 이해하고 다소 불편하더라도 꾸준히 이용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공공배달앱을 운영하는 각 지자체는 가맹점과 이용자 확보를 위해 다양한 혜택과 이벤트를 고심하고 있다.

양산의 경우 예산을 편성해 올해부터 가맹점들에게 건당 2%로 발생하는 앱 이용 수수료를 지원해주고 있다. 사실상 수수료가 0원인 셈이다.

진주는 첫 주문에 캐시백 상품권을 제공하고 매달 2만5000원을 구매한 고객을 선정해 ‘하모인형’을 증정한다. 4월 출시기념일, 5월 가정의 달 등 거의 매달 앱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캐시백 이벤트도 마련하고 있다.

김해와 창원시 또한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 요구에 따라 할인·캐시백 이벤트 등을 진행하거나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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