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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현장르포] 채용현장, 발품파는 인천 뿌리기업들

정부·지자체 지원책 내놔도 "청년 고용은 하늘의 별따기"

 

13일 오후 2시 인천 부평구 한국폴리텍대학 인천캠퍼스에서 열린 '글로벌 강소기업 뿌리기업 채용박람회' 현장. 이날 박람회에는 주조·금형·용접 등 소재 가공 분야와 자동차, 전자제품의 부품 등을 생산하는 뿌리산업 분야 기업 20개사가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1대1 면접을 진행했다.

현장에서 만난 기업 채용담당자들은 하나같이 '채용난'을 언급했다. 뿌리산업의 인력난이 이어지면서 정부와 지자체가 각종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한계가 많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자동차부품을 주조하는 중소기업 관계자 A씨는 "뿌리기업이 근로자를 뽑으면 채용장려금을 지원하는 정책이 있다. 하지만 장려금만으로 연봉을 크게 올려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예산이 정해져 있어 장려금을 무조건 받는다는 보장도 없다"고 했다.
인력난의 대책 중 하나로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외국인 노동자 고용쿼터 확대 방안도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반응이다.

 

외국인노동자 고용쿼터 확대 '한계'
미충원율 28.7% 산업 평균比 13%p↑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려 해도 신청기간이 정해져 있어 생산 현장에 필요한 인력을 제때 수급하기가 어렵다는 게 이유다. 올해부터 기업 1곳 당 고용할 수 있는 외국인 노동자의 숫자가 소폭 늘었지만, 기업이 원하는 시기에 사람을 채용하지 못하면 숫자는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남동구의 한 금형 제조기업 인사담당자는 "당장 1명이 그만둬도 외국인 노동자를 채용하는 데는 서너 달 이상 걸린다"며 "채용 공고를 올려도 지원자가 없고, 사람은 필요하다 보니 오늘 박람회처럼 구직자들을 직접 만나는 식으로 발품을 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박람회를 찾은 청년 구직자들은 연봉보다는 근무 여건이나 발전 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높았다.

 

이주현(26)씨는 "입사해서 새로운 기술을 익힐 수 있는 기업에서 일하고 싶어 이곳을 찾았다"며 "월급을 많이 준다 해도 단순히 반복적인 일을 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정민수(24)씨는 "중소기업에서 경력을 쌓아서 좀 더 큰 기업으로 자리를 옮기는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왕이면 첫 직장도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는 조언을 듣고 (박람회를) 찾아왔다"고 했다.

 

年매출 10억미만 13.3% '전국 최고'
구직자들, 연봉보단 여건·비전 관심

 

지난해 12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직종별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서도 뿌리산업의 인력난이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1일 기준 뿌리산업의 인력 미충원율은 28.7%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산업 평균인 15.4%보다 13%p 높은 수치다.

인천지역 뿌리산업 종사자 수도 2018년 5만211명에서 2020년 4만6천450명으로 줄어드는 등 고용난이 심화하는 추세다. 특히 인천 뿌리산업은 연 매출 10억원 미만인 영세업체 비율이 13.3%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실정이다. 기업규모가 영세할수록 청년층이 취업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최기상 인천테크노파크 뿌리산업일자리센터장은 "올해 들어 코로나19 방역 해제로 외국인 노동자를 채용할 수 있는 여건은 나아졌지만, 인력난을 완전히 해소하기 어려운 건 사실"이라며 "채용박람회처럼 기업들이 수시로 구직자들을 채용할 수 있는 지원 방안을 이어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