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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단독] 무안군, 군 공항 이전 반대에 예산 28억원 쏟아 부었다

2019년부터 5년간 예산서 분석…주민 동원 등에 연간 최대 6억 이상 쓰기도
지원조례 제정 후 견학·식비까지 지원, 행·재정 총력 동원 위법성 논란

 

무안군이 지난 2019년부터 군 공항의 이전을 반대하는 주민이나 조직을 지원하는데 혈세 28억 원을 쏟아부은 것으로 조사됐다. ‘군 공항 이전 저지활동 지원조례’를 제정해 군 공항 이전 반대 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에 대한 민간단체 보조금만 지급한 것이 아니라 대응 전략 수립 컨설팅 용역, 군 공항 주변 소음 실태 확인 견학, 책자 및 영상 제작, 편지 발송, 주민 식비, 영상 차량 구입 및 운영 등에 이르기까지 행정·재정력을 총동원한 것이다.

특히 식비(1인당 1만 원), 간식(3,000원), 음료(1,000원) 등 금액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조례에 지원할 근거를 만들어 편법 논란까지 일 것으로 보인다. 공직선거법은 일체의 기부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다만 지자체가 자체 사업 계획과 예산으로 대상·방법·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조례에 근거한 금품 제공 행위는 직무상의 행위로 예외를 인정해주고 있다. 무안군은 선거법의 예외 조항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군 공항 이전 반대 행위에 참여하는 주민 수천 명에게 버스 대절 비용, 식비 등을 지원해줬다.

29일 광주일보가 지난 2019년부터 5년간 무안군 예산결산보고를 분석한 결과 본 예산에 2019년 5억8,063만 원을 시작으로 2020년 6억1,690만 원, 2021년 6억6,638만 원, 2022년 5억5,198만 원, 2023년 3억7,114만 원 등을 군 공항 이전 반대에 배정했다. 김산 군수가 취임한 지 1년이 지난 2019년 7월 ‘군 공항 이전 저지활동 지원 조례’를 제정·시행하면서 군 공항 이전 반대를 위해 행정조직을 개편하고, 재정을 투입한 것이다.

무안군의 군 공항 이전 반대 관련 사업 예산은 관련 단체 지원, 각종 사업비, 주민 직접 지원, 관련 공무원 업무 추진 등 크게 4가지로 나눠 집행됐다. 우선 군 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조직에 대해 2020년부터 매년 민간단체 보조금 명목으로 범대위에 1억 원씩 모두 4억 원을 지급했다. ‘군 공항 이전 사업 바로 알기’ 홍보 및 대응에 12억7,900여만 원을 썼다. 무안군 곳곳을 뒤덮고 있는 군 공항 이전 반대 안내판, 택시·버스 광고 등에 이 예산을 사용한 것이다. 현수막 제작, 최대 4만 세대 서한문 발송,UCC 공모전, 법률 자문, 영상 제작 등에 별도의 예산을 쓰기도 했다.

반대 행위에 참여하는 주민들에게도 직접 예산을 썼다. 1,000명에서 2,000명의 주민들이 견학을 가는데 필요한 차량 임대, 식비 등과 주민주도형 강사비, SNS 서포터즈 활동비 등을 포함해 모두 4억8,250만 원을 집행했다.

관련 공무원들도 군 공항 이전 반대를 위한 업무추진비로 매년 5,000만 원씩 2억5,000만 원, 군 공항 대응 관계기관 방문 및 자료 수집에 4억4,400만 원 등을 쓸 수 있도록 해놨다.

무안군 관계자는 이와 관련 “조례에 근거해 예산을 사용한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며 “공직선거법에 저촉되는지 여부도 충분히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이해 충돌이 있는 사안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에서 예산을 집행해야 할 지자체가 일방적으로 한 쪽의 의견을 지닌 단체만을 지원하고 행정력과 재정을 집중 투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또 군 공항 반대 행위가 선거에 이용될 가능성이 높아 직접 지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률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변호사는 “조례에서 구체적으로 금액을 명시해 지원하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이라며 “지자체가 이런 방식으로 조례를 만들어 예산을 집행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통용된다면 사전선거운동도 가능할 수 있다는 점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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