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보= 경남도의회가 지난달 정부에 건의한 ‘농지 소유 규제 완화’ 내용의 농지법 개정 주장을 두고 지역 안팎에서 갑론을박이 거세다.(3일 5면)
국회에는 도의회 건의안을 언급하며 맥을 같이하는 국민동의청원이 올라왔고, 경남지역 농민단체는 “헌법이 보장하는 경자유전의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도내 공인중개사들은 농지법 개정을 촉구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도의회 건의안= 도의회는 지난달 20일 제40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장병국(밀양2,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한 ‘농지 소유 규제 완화 촉구 건의안’을 채택했다.
건의안은 “2021년 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이 내부정보를 이용한 투기성 토지 매입 사건 이후 농지법이 개정돼 2022년부터 농지 취득이 엄격해졌다. 이에 따라 팔고자 하는 농민들도 피해를 보면서 농지 거래가 매우 위축돼 그간 지역 인구유입 호재로 작용하던 귀농귀촌 증가세에도 제동이 걸렸다”며 농지법을 되돌릴 것을 촉구했다. 당시 도의회 농해양수산위원회는 건의안 심사에서 ‘농촌에서는 인구감소, 고령화 등으로 경작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주말 체험 영농인 등 외지인들의 농지 거래가 어려워지니 농지의 효율적 활용을 제한하고 농촌의 성장을 가로막는다’는 취지로 건의안이 타당하다고 봤다.
◇국민청원= 도의회 건의안 채택 직전인 지난달 19일 국회에는 도의회 건 의안을 언급한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은 ‘농지법 개정 2년 만에 경남도의회에서 농지법 개정 촉구 건의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언급한 뒤, “일반인들이 농지 구입이 사실상 너무 까다롭게 되어서 고령으로 경작이 어려워지거나 농지를 매도해야 하는 농민들의 피해가 너무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투기 방지와 농촌이 활성화될 수 있는 방향으로 농지법을 개정할 것을 촉구했다.
세부적으로 △전업농부·도시농부 간, 수도권·지방 간 농지 취득 규제 차별화 △소규모 농지 취득요건 완화 △기능 상실 농지는 경작의무 탈피 △전업농에 대폭 지원 등 의견을 개진했다.
◇농민단체= 도의회가 건의안을 채택하자 도내 농민단체들은 “경자유전의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고 규탄하며 건의안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경남연합은 지난 2일 도의회를 찾은 자리에서 “2년 전 한국토지주택공사 농지 투기 사태 이후 우리 사회가 농지법을 강화한 이유는 기후 위기, 식량 위기를 대비해 식량 보고인 농지가 절대 투기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우리 사회의 공감이 있었다. 현행 농지법은 농지를 투기 목적으로 취득하려 한다면 몰라도 농사를 짓겠다는 사람들에겐 아무런 어려움도 없다면서 도의회 주장을 반박했다.
그러면서 “도의회가 진정 농민을 위한다면 생산비 폭등으로 고통받는 농민을 위한 대책을 요구하는 대정부 건의를 해야 맞다”며 “도의회는 이번 건의안을 철회하고 농민에게 석고대죄하라”고 촉구했다.
◇공인중개사= 도내 공인중개사협회는 도의회가 주장한 농지법 개정 추진과 맥을 같이하며 농지법 개정 여론몰이에 동참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남지부는 회원들에게 ‘농지법 개정 국회 국민동의청원 동참 요청’이라는 글을 공지했다.
경남지부는 이 글에서 “지난 21년 농지법 개정으로 농지취득자격증명 발급과 농지취득 요건 규제가 강화되어 전국 각지에서는 고령으로 경작이 어려워진 농민뿐만 아니라 농지중개시장의 침체가 고착화되어 심각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농지법 개정을 촉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5월 19일까지 진행되고 있다. 마감 기일이 촉박한 만큼 SNS등을 이용해 소속 회원 및 가족, 지인 등이 국민동의청원에 조속히 동참할 수 있도록 적극 홍보해달라”고 독려했다.
한편 국민의힘 조해진(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이 도의회 건의안의 내용을 담은 ‘농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국회에 접수한 것으로 알려져 지역 내 논쟁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