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강릉 18.7℃
  • 박무서울 14.6℃
  • 구름많음인천 15.2℃
  • 맑음원주 11.7℃
  • 구름많음수원 15.2℃
  • 구름조금청주 17.1℃
  • 구름많음대전 17.1℃
  • 흐림포항 15.8℃
  • 구름많음대구 14.2℃
  • 구름조금전주 17.8℃
  • 흐림울산 15.8℃
  • 구름많음창원 18.2℃
  • 구름조금광주 16.9℃
  • 구름많음부산 17.8℃
  • 흐림순천 12.8℃
  • 흐림홍성(예) 17.5℃
  • 맑음제주 19.0℃
  • 구름조금김해시 17.3℃
  • 흐림구미 13.4℃
기상청 제공
메뉴

(전북일보) [SNU팩트체크 제휴] “역대 최저인 2022년 국민연금 수익률(-8.22%)은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전주에 있는 탓이다”는 주장 ‘전혀 사실 아님’

△팩트체크 요약
∙지난해 국민연금 수익률 역대 최저치인 –8.22%기록
∙<한국경제>, <문화일보>등 수익률 악화 원인으로 전주 지목
∙전광우 전 국민연금 이사장 가세 서울 재이전론 주장 근거로 활용
∙검증결과 같은 기간 서울에 소재한 연기금과 한국투자공사 수익률 하락
∙지난해 코스피 연간 수익률 -25.17%, 코스닥 -34.55%
∙인력 이탈문제 서울 있을 당시부터 지속적 제기
∙기금운용본부 소재지가 전주여서 국민연금 수익률 하락했다는 상관관계 전무
∙자산운용 수익률 하락이 기금운용본부만의 특수한 상황이 아님을 확인
∙전주가 인력이탈을 불러 수익률 하락을 가져왔다는 주장 ‘전혀 사실 아님’

△보충설명

2022년 국민연금 수익률이 역대 최저인 –8.22%를 기록하자마자 비난의 화살은 곧바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의 소재지인 전주로 향했다. 우리나라 경제중심지인 서울이 아닌 전주에 기금운용본부가 위치한 것이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해당 주장의 정합성을 동 기간 데이터를 통해 교차 검증했다. 

△검증내용

[검증대상]

“역대 최저인 2022년 국민연금 수익률(-8.22%)은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전주에 있는 탓”이라는 내용의 주장 

<중앙일보> ‘국민연금 기금본부, 작년 80조 날렸다, 수익률 -8.22% 역대 최저’(2023년 3월 2일 보도) 

<조선일보> “세계 10대 공적연금 투자본부, 우리 빼곤 수도·경제중심지에 있다”(2023년 3월 13일 전광우 전 국민연금 이사장 인터뷰)

<한국경제> ‘[사설] 국민연금 개혁한다면서 직원들 줄사표 내는 전주 본부 방치할 건가’(2023년 3월 7일자)

<한국경제> 국민연금 운용역 '6년간 164명' 줄퇴사…"기금본부 서울로 옮겨야"(2023년 3월 5일 보도)

<문화일보> [사설]국민연금 최악 손실, 기금운용본부라도 서울로 옮겨야(2023년 3월 3일 보도)

[검증방법]

한국투자협회·금융감독원 수익률 공시 결과 검토

∙국민연금기금 2014~2023년 1월까지의 수익률 

∙단일국가 펀드랭킹 TOP10

∙국내 자산운용사 2022년 수익률

∙국내 민간 퇴직연금 2022년 수익률 

∙일본·캐나다·한국·노르웨이·네덜란드 연기금 수익률 비교 

∙국내 3대 연기금 2022년 수익률 

∙한국투자공사 2022년 수익률 

∙한국투자공사 2022년 수익률에 대한 기획재정부 설명자료

∙‘금융인력 기초통계 분석 및 수급 전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용역 보고서 

∙2008년 9월 <서울신문> 보도 ‘국민연금 속타는 사정 2제’

∙2009년 10월 <연합인포맥스> 보도

∙2023년 3월 31일 <서울경제> 보도

△국민연금은 서울에서 운용해야 수익률을 더 올릴 수 있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소재지가 전주였기 때문에 국민연금기금 수익률이 더욱 하락했을 것”이라는 주장의 핵심에는 “기금운용본부가 서울에 있었다면 더 나은 수익률을 기록했을 것”이란 반증 가능성이 자리한다. 

실제 전광우 전 국민연금 이사장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금운용본부를 전주서 서울로 옮기는 것은 원상복귀라는 상식선의 문제”라고 발언했다.

“꼭 서울에 있어야 수익률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라는 반론”에는 다른 국가의 예를 들었다. 세계 주요 연기금의 소재지 대부분이 수도 또는 경제중심지라는 논리다.

<한국경제>는 3월 5일 보도에서 “국민연금이 지난해 사상 최저 수익률을 기록했다”면서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우수한 인력을 확보해 수익률을 높이려면 기금운용본부만이라도 하루빨리 서울로 이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고 했다.

<문화일보>는 한 발 더 나아가 3월 3일 자 사설을 통해 “기금운용본부만이라도 당장 국제금융 흐름에 민감한 서울의 여의도나 강남 등 금융 중심가로 옮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주에 있어서 국민연금 기금운용수익률이 떨어졌는가

국민연금 기금 수익률 하락이 기금운용본부 소재지인 전주 탓이라는 주장의 근거를 찾기 위해 먼저 국민연금 수익률 추이를 분석해봤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국민연금법에 따라 지난 2017년 2월 서울에서 전북혁신도시가 조성 된 전주 만성동으로 이전했다.

국민연금이 공개한 기금운용 수익률에 따르면 전주로 이전하기 이전 직전 수익률은 평균 4.9%였다. 연도별로는 △2014년 5.25% △2015년 4.57% △2016년 4.75%다. 전주로 이전한 첫 해인 2017년도 수익률은 7.25%였다. 이후 2018년 -0.92%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2019년 11.31% △2020년 9.70% △2021년 10.77%의 수익률을 올렸다. 2019년의 경우 기금운용본부 설치 이래 최고 수익률이다.

이 데이터만 놓고 본다면 적어도 기금운용본부의 전주 이전으로 수익률이 하락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논리가 성립하지 않는다. 기금운용본부 전주 이전으로 수익률이 올랐다고 주장하는 것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가 될 확률이 높은 것처럼 ‘기금운용본부가 전주 이전으로 수익률이 더 하락할 것’이란 요지의 보도나 발언의 근거를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 데이터도 제시되지 않았다. 

△2022년 국민연금 기금수익률 하락이 특정 기관이나 지역에 국한되는 ‘특수한 사례’ 였는가

국민연금 기금수익률 하락과 전주를 연관 짓는 주장이 사실에 부합하려면 수익률 하락이라는 일종의 사건이 전북 전주에 있는 기금운용본부에만 한정될 수 있어야 한다. 또 서울에 있는 금융투자 기관의 실적은 이보다 우수하다는 근거가 도출될 필요성이 있다.

2022년 금융사와 기관투자자들의 공시 결과를 살펴보면 당시 금융시장의 수익률 악화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금운용위원회와 기획재정부 등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와 전쟁 장기화 등으로 증시 불안 요인이 계속되며, 국내 및 해외주식의 운용자산의 평가가치가 하락한 게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의 경우 국내증시 코스닥과 코스피 지수의 불안으로 다른 국가들보다 실적이 좋지 못했다. 대신증권이 제공하는 단일국가 펀드 순위 TOP10에서 한국은 2022년 9위를 기록했다. 당시 한국 전체 자산운용기관들의 평균 수익률은 –24.38%였다. 같은 기간 국민연금 수익률 –8.22%과 비교할 땐 16.16% 낮은 수치다.

우리나라 주요 연기금과 국부펀드, 삼성자산운용 등 대형 자산운용사들의 본사는 서울이다. 

2022년 서울에 소재한 자산운용 관련 기관들의 수익률도 전부 조회했다. 

서울에 소재한 한국투자공사의 2022년 수익률은 –14.36%로 국민연금보다 실적이 좋지 못했다. 기획재정부는 공식 설명자료를 통해 이번 수익률 하락의 원인을 “공사의 실책 대신 글로벌 주식·채권의 동반 하락과 달러화 강세 등 이례적인 투자환경에 기인했다”고 밝혔다.

국내 자산운용사 46곳(주식형 일반 펀드 3295개)의 수익률도 살펴봤다. 이들 자산운용사들의 본사는 서울이다. 즉 기금운용본부의 수익률 하락이 지역적 요인에 기인한 특수한 악재였다는 주장을 반증할 수 있는 직접적인 데이터다. 

국내 자산운용사 46개사는 2022년 한 해 최소 –9.05%에서 최대 -33.45%의 손실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모두 국민연금 수익률보다 저조한 성적이다. 국내 최대 자산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은 이 기간 –21.53%의 수익률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 한 해 금융자산 운용수익률 악화가 지역과 관계없는 ‘일반적 현상’이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46개사 외에도 금융투자협회가 집계한 결과 지난해 12월 말 기준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한 금융투자 기업은 전체 789개 사 가운데 466개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 기금운용 조직을 남긴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은 각각 –7.75%와 –4.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 퇴직연금의 운용수익률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원리금 보장형 상품의 수익률은 1.6%~2.6% 수준으로 동 기간 대 일반 예금상품 금리보다 적었다. 원리금 비보장 투자 상품의 경우에는 대부분 –15% 이상의 손실을 냈다.

 △각국 수도에 있는 해외 연기금 대비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나’ 여부 

전광우 전 국민연금 이사장은 “한국 빼곤 세계 10대 공적연금의 투자본부가 수도 또는 경제중심지에 있다”면서 기금운용본부 수익률 하락과 ‘전주’를 연결지었다.

그의 주장이 정합성을 갖추려면 다른 국가의 해외 연기금이 한국의 국민연금보다 월등한 수익률 실적을 기록하면 된다.

2022년 해외 연기금의 실적을 단순 비교하면 △일본 GPIF –4.8% △캐나다 CPPI –5.0% △노르웨이GPFG –14.1% △네덜란드 ABP –17.6%였다. 이중 노르웨이와 네덜란드는 국민연금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기금운용본부 장기 수익률과 전주를 연관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전주와 국민연금 수익률 하락의 논리적 연결고리를 더욱 약화시킨다. 

기금운용본부가 2017년 전주로 이전한 후인 최근 5년간 국민연금 평균 수익률은 4.2%다. 캐나다를 제외하곤 △일본 3.3% △네덜란드 2.2% △노르웨이 4.2% 등 세계 주요 연·기금 수익률을 앞서거나 비슷한 수치였다. 2017년 전주에 자리하기 전 서울 소재 당시 수익률까지 반영된 10년 치 수익률은 △한국 국민연금 4.7% △일본 5.7%  △네덜란드 5.1% △노르웨이6.7%보다 오히려 낮아진다. 이 데이터는 기금운용본부가 서울에서 전북 전주로 이전했기 때문에 운영 실적이 더 떨어졌다고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회복세에 들어선 국민연금 수익률

기금운용본부는 올해 1월 2.74%의 운용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지난 3월 31일 공시했다. 1월 말 기준 기금 규모는 916조 9310억 원이다. 지난해 12월보다 25조 1000억 원을 더 벌어들인 액수다.

같은 날 <서울경제>는 보도를 통해 “국민연금이 1년 만에 흑자로 돌아서 900조 원대 자산을 회복했다”고 알렸다. 

기금수익률 악화라는 사실이 전주라는 지리적 요건과 맞물리려면 기간이 지날수록 수익률에도 영향을 미쳐야 한다. 하지만 기금운용 수익률은 세계 금융시장이 지난해보다 진정세를 보이자 곧바로 반등했다. 올해에는 통화 긴축 속도 조절 전망과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 기대로 국내외 주식 투자에서 큰 이익을 거둔 점이 전체 수익률을 끌어올렸다는 게 기금운용본부의 입장이다. 기금 규모도 지난해 1월(914조 원) 수준을 넘겼다.

△인력이탈 문제 서울 강남에 소재할 당시부터 난제로 거론

국민연금 기금운용 수익률 하락과 ‘전주’라는 지리적 요건을 연결짓는 측은 전주로 기금운용본부가 이전한 이후 극심한 인력난을 그 근거로 들고 있다.

이 주장을 사실로 판정하기 위해서는 서울에 있을 당시에는 인력 공급에 지금과 같은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어야 한다. 

과거에도 기금운용본부의 인력난은 국민연금의 최대 난제였다. 2008년 9월 <서울신문>은 ‘국민연금 속타는 사정 2제’라는 보도를 통해 운용 “자산이 230조원에 달하는 ‘거대 공룡’인 기금운용본부의 인력 이탈이 심각하다”고 보도했다.

당시 한나라당 이애주 의원과 친박연대 정하균 의원이 국민연금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기금운용팀 정원은 93명 중 69명(74.2%)만 근무해 정원의 80%도 채우지 못했다. 2007년에는 10명, 200년에는 8명의 자산운용 전문가가 이미 공단을 떠났다는 보도 내용도 있었다. 1999년 기금운용본부가 설립된 이후부터 2008년 9월까지 전체 이직자 수는 54명으로 전체 입사자(123명)의 44%에 달했다. 

전문인력 수급 문제는 서울에 소재하던 당시에도 기금운용본부를 괴롭혀왔던 것이다. 

<연합인포맥스>역시 2009년 10월 보도에서 (당시)보건복지위 위원인 전현희 민주당 의원이 국민연금 국정감사에서 "지난 5년간 공단 기금운용본부에서 퇴직한 직원이 전체 정원 95명 중 50명에 이르며 더욱이 이 중 72%가 퇴직 후 민간금융회사로 이직했다"고 지적한 사실을 알렸다.

한국금융연구원이 2021년 1월 발간한 ‘금융인력 기초통계 분석 및 수급 전망’ 연구용역 보고서는 2018년부터 2020년의 3년간 일반 자산운용·신탁업권의 이직률 평균은 23.2%로, 같은 기간 국민연금 기금운용역의 퇴직률 평균 12%보다 훨씬 높았다고 분석했다. 해당 자료는 단순히 ‘전주’라는 소재지 문제가 기금운용 인력 이탈문제를 가져온 게 아니라는 사실을 직접 보여주고 있다. 인력 이직 문제는 자산운용 업계의 일반적인 경향이라고 보는 게 더 타당하다.

[검증결과]

△국내 자산운용사 수익률 △금융인력 기초통계 분석 △민간 퇴직연금 수익률 △동 기간 해외 연기금 수익률 △기존 언론보도 등을 종합하면 ‘역대 최저인 2022년 국민연금 수익률(-8.22%)은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전주에 있는 탓이다’는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근거와 데이터는 찾을 수 없었다. 따라서 해당 주장을 ‘전혀 사실 아님’으로 판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