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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신문) 김경수 전 지사 출소 “사면은 원하지 않았던 선물, 고맙다고 할 수도 없고…”

28일 0시 창원교도소 출소
복권없는 사면… 2027년 12월 28일까지 피선거권 제한

"이번 사면은 저로서는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을 억지로 받게 된 셈입니다. 원하지 않았던 선물이라 고맙다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돌려보내고 싶어도 돌려보낼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선물을 보낸 쪽이나 받은 쪽이나 지켜보는 쪽이나 모두 다 난감하고 딱한 상황이 된 것 같습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28일 오전 0시 4분께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 문을 나오며 이렇게 밝혔다. 김 전 지사는 복권 없이 신년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돼 이날 출소하게 됐다. 그는 "국민통합을 위해서라고 말씀을 하시는데 통합은 이런 방식으로 일방통행이나 우격다짐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국민들께서 훨씬 더 잘 알고 계시리라고 생각한다"며 "국민통합과 관련해서는 저로서도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제 사건의 진실 여부를 떠나서 지난 몇 년간 저로 인해서 우리 사회의 갈등과 대립의 골이 더 깊어진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며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제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전 지사는 "제가 그동안 가졌던 성찰의 시간이 우리 사회가 대화와 타협, 사회적 합의를 통해서 더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거름이 될 수 있도록 더 낮은 자세로 성찰하고 노력하겠다"며 "다시 한번 추운데 이 자리에 와주신 모든 분께, 저에 대한 지지 여부를 떠나서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지 않고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전한 뒤 자리를 떠났다.

 

 

김 전 지사는 28일 오전 10시께 김해 봉하마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지지자들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후 고성군에 있는 부친 산소를 찾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창원교도소 앞에는 100여명의 지지자들이 모였고, '김경수는 무죄다', '김경수를 복권시켜라'고 적힌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김 전 지사를 기다렸다. 한편에서는 김 전 지사 지지단체에서 준비한 어묵을 무료로 나눠주기도 했다. 이들은 김 전 지사 출소 직전까지 '김경수 무죄'를 외쳤다.

 

 

김해에서 김 전 지사를 응원하기 위해 찾았다는 노갑용(57)씨는 "김 전 지사가 복권이 안 된 상태로 사면돼 무척 안타깝다"면서 "그분의 진실을 믿기에 이 자리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와 고향 친구라는 배모씨는 "안타깝지만, 이번 기회로 더 넓은 정치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친구를 응원하는 마음에 얼굴이나 보고자 왔다"고 말했다.

 

마산동부경찰서는 혼잡함을 막기 위해 기동대 1개 중대와 경찰(약 100여명)을 창원교도소 앞에 배치했다.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임종석 전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 민홍철 국회의원, 허성무 전 창원시장, 변광용 전 거제시장 등이 찾았다. 이들은 복권 없는 사면에 대해 비판했다. 허성무 전 창원시장은 "3주 전에 면회하러 갔는데 지사님께서도 가석방 불응에 대한 강력한 의견을 말씀하셨다"며 "세트처럼 사면이 되면 복권이 같이 진행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복권이 없고 본인이 원하지 않는데도 사면을 한 것에 대해서는 불쾌함과 서운함을 동시에 가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경호 더불어민주당 진주을 지역위원장은 "윤석열 정부가 복권 없이 사면한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면서도 "복권 없는 사면이지만 경남의 민주당계 힘이 김 전 지사를 구심점으로 해 뭉칠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한편, 김 전 지사는 복권 없이 사면돼 2027년 12월 28일까지 5년 동안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이에 2024년 4월 국회의원 선거, 2026년 6월 지방선거, 2027년 3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