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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트렌드경제] 대구 백화점 브랜드 ‘양대산맥’ 현대-신세계 대격돌

'더현대 대구'로 간판 바꿔 단 현대백화점, 지난 16일 리뉴얼 오픈
문화시설 4배 이상 확대, 디자이너 '하이메 아욘' 협업공간 등 선봬
대구 백화점 유일 '1조 클럽' 가입 신세계백화점, 신기록 경신 행보
'지역 상생 브랜드' 강조… 교통 요충지 십분 활용, 방문객 유입 주력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이 대구에서 백화점 업계 정상 자리를 놓고 맞붙었다. 신세계백화점이 대구 백화점 업계 1위 고지를 차지하고 기세를 더해가는 가운데 현대백화점은 이에 맞서 공격적 마케팅에 나선 모양새다.

 

 

◆리뉴얼 오픈 '더현대 대구' 콘텐츠 차별화로 승부

 

현대백화점이 1년에 걸친 대대적 리뉴얼 공사 끝에 '더현대 대구'로 간판을 바꾸고 지난 16일 새로 개점했다. 더현대는 복합문화공간을 추구하는 현대백화점의 새 브랜드로, 대구점은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에 이은 전국 두 번째 매장이다. 콘텐츠, 공간 디자인 차별화라는 강점을 내세워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쇼핑문화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에 걸맞게 더현대 대구는 문화, 예술 관련 시설 면적을 5천47㎡로 기존(1천267㎡)보다 4배 이상 넓혔다. 상품 판매 공간을 줄이고, 팝업 스토어 등을 진행하던 보이드(빈 공간)를 더해 마련한 자리다.

 

 

여기에 ▷1층 복합문화예술 큐레이션 공간 '더 스퀘어' ▷6층 어린이 문화공간 '모카 플러스(MOKA PLUS)' ▷8층 문화센터 'CH 1985' ▷9층 복합문화예술광장 '더 포럼 by 하이메 아욘'(이하 더 포럼) 등이 들어섰다. 통상 매장 면적이 매출과 비례하는 것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더현대 대구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산업 디자이너 '하이메 아욘'과 협업해 만든 '더 포럼'에 9층 전체를 할애했다. 백화점 업계에서 한 층 전체를 문화예술공간으로 꾸민 건 이번이 처음이다.

 

더 포럼은 하이메 아욘이 직접 디자인한 '카페 워킹컵'과 다양한 공연과 강연이 열릴 실내 광장 '콜로세움', 최대 9m 높이의 대형 조각상 7개가 설치된 실외 조각공원 '게이츠 가든'으로 꾸몄다. 하이메 아욘이 디자인한 굿즈와 포럼 작업 과정을 전시한 '더 포럼샵', 실내 온실형 고객 휴게공간 '그린하우스'도 있다.

 

 

'백화점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1층 한가운데 위치한 더스퀘어(164㎡)는 캐나다 인테리어 디자인 그룹 '버디필렉(Burdifilek)'이 설계했다. 현재 프랑스 설치 예술작가 '시릴 란셀린(Cyril Lancelin)'의 17m 높이 작품 '아치 워터폴(Arches Waterfall)'이 설치돼 방문객 발길을 잡고 있다.

 

더현대 대구는 올해 들어 '전문관'을 순차적으로 선보이며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지난 6월 6, 7층에 생활용품 전문관을 새로 개관했고, 지난 8월 지하 2층 MZ 전문관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와 지하 1층 식품관 '테이스티 대구'를 재개관했다. 12월에는 1, 2층에 해외패션 전문관을 보강했다.

 

1층 해외패션 전문관 내 명품시계 편집숍 '타임밸리', 이탈리아 고급 패션 브랜드 '보테가베네타' 등을 재단장하며 고급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더현대 대구는 '더현대 서울'에서 검증된 브랜드를 대구점에 대거 입점시켰다고 설명했다. 백화점의 복합문화시설 기능을 높인다는 목표 아래 적용 대상지로 광역시를 우선했고 매출, 고객과의 유대 측면에서 중요한 대구점을 두 번째 매장으로 선택했다고도 전했다.

 

최원형 더현대 대구점장은 "기존 백화점에서 볼 수 없었던 MD(상품 기획)를 통해 고객들에게 트렌디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할 방침이다. 매장을 상품으로 채우는 대신 색다른 경험을 제공해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찾는 '핫 플레이스'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대구 백화점 유일 '1조 클럽' 신세계, 아성 굳힐까

 

현대백화점이 분위기 환기에 나선 마당에 신세계백화점이 대구 백화점 업계 1위 아성을 이어갈지도 '관전 포인트'다. 대구 유통지형은 2016년 12월 신세계백화점이 들어서면서 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구 신세계는 개점 1년 만에 지역 백화점 가운데 매출 1위를 찍었다. 개점 4년 11개월 만인 지난해 11월에는 국내 백화점 중 최단기로 연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매출 1조원을 넘긴 국내 백화점은 신세계 대구점과 본점·센텀시티점, 롯데 본점·부산본점, 현대 판교점·무역센터점·본점, 갤러리아 명품관 등 전국 11곳으로, 신세계 강남점, 롯데 잠실점 등 2곳은 이른바 '2조 클럽'에 가입했다.

 

대구 신세계는 지역 최대 규모(10만3천㎡)에다 아쿠아리움, 야외 테마파크 '주라지', 식당가 '루앙 스트리트' 등 콘텐츠로 개점 100일 만에 누적 방문객 1천만명을 돌파하는 등 이목을 끌었다.

 

특히 대구 신세계는 개점 직후 '루이비통'을 시작으로 2020년 12월 '에르메스', 지난해 3월 '샤넬'까지 유치하면서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신세계 매장 가운데서는 비수도권 두 번째로 '3대 명품 브랜드'를 모두 보유한 것이다.

 

유통업계에서 이른바 '에루샤'는 백화점 위상을 보여주는 지표로 여겨진다. 객단가가 높아 매출에 절대적 영향을 끼치는 데다 선호도에 따라 집객효과가 높은 브랜드기 때문이다. 이들 브랜드 입점 이후 매출이 뛴 걸 보면 고급화 전략이 통했다는 풀이가 나온다. 코로나19 시기에 명품 마케팅으로 '보복 소비'를 끌어내는 데도 성공했다.

 

더해서 대구 신세계는 '지역 상생에 앞장선다'는 점을 강조한다. 지역 우수제품을 소개하는 '상생마켓'도 운영하고 있다. 과일, 밀키트, 베이커리, 친환경, 주방용품 등 5개 분야로 나눠 지역 업체와 협업한 먹거리, 생활용품 등을 지하 식품관(100㎡)에서 지속해 선보여 왔다.

 

대구 신세계는 교통 요충지에 있다는 이점을 십분 활용해 시민은 물론 외지 방문객을 유입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신규 브랜드도 충원한다. 올해 하반기에는 'A.P.C골프'와 '어뉴골프', 편집숍 'S.tyle Golf' 등을 보강한 골프전문관과 아동용품 명품브랜드 '몽클레어 앙팡', '버버리칠드런' 등이 새로 문을 열었다.

 

대구 신세계 관계자는 "수도권 점포와 견줘도 손색없는 입점 브랜드와 하드웨어에 더해 복합환승센터까지 품은 덕에 방문객도 전국구"라며 "지역 내·외부 고객들을 끌어들이며 그동안 대구 안에서 상대적으로 낙후됐던 동구지역 상권 활성화에 일조, 지역 균형발전을 꾀했다"라고 자평했다.

 

민병도 대구 신세계 점장은 "압도적 규모, 수준 높은 문화 콘텐츠를 갖춘 '전국구 랜드마크'로서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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